유상대 부총재·장용성 의원 소수의견
"원·달러 환율 변동성 확대 가능성 유의
금리 인하-내수 회복 예단하기 어려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1월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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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원·달러 환율은 높은 변동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리스크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금리 동결 소수의견)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에서 등락하고 있으며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금리 동결 소수의견)
지난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6년여 만에 처음으로 2회 연속 기준금리 인하에 나선 가운데 동결 소수의견을 낸 유상대 부총재와 장용성 금통위원이 공통적으로 원·달러 환율 등 외환시장 변동성 확대를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은행이 공개한 '제22차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금리 동결이 필요하다고 답한 한 의원은 “인플레이션은 대체로 안정적인 흐름을 지속하겠지만 높아진 환율이 상방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원·달러 환율은 높은 변동성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관련 리스크에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국내경제는 그간 견조했던 수출 증가세가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되었고 내수회복도 더뎠다”며 “내년 중 성장률도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전망이며, 미국 신정부 경제정책, 주요국 경기 및 정보기술(IT) 수출 흐름 등과 관련한 전망경로의 불확실성도 높아진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동결 유지가 필요하다고 밝힌 또 다른 위원도 “외환시장의 경우 상당 규모의 경상수지 흑자에도 불구하고 원·달러 환율이 1400원선에서 등락하고 있다”며 “달러 강세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고 말했다.
해당 위원은 “추가 금리 인하가 외환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도 있다”며 “대외부문의 불확실성이 매우 큰 상황에서, 금리 인하가 내수 회복으로 이어질 지 여부는 예단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이어 “금리 인하는 기업과 가계의 자금 조달 비용을 절감시키지만, 불확실성이 시장을 지배할 때 기업과 가계는 투자와 소비에 관한 결정을 미루게 된다”며 “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하고, 미국 신정부의 정책 방향, 주요국의 기준금리 결정 및 외환시장의 상황을 조금 지켜본 후 추가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동결 의견을 제시한 금통위원은 인하를 주장한 신성환·황건일·김종화·이수형 위원을 제외한 유상대 부총재와 장용성 위원이다. 한은 부총재 의견이 금통위에서 소수의견이 된 건 2004년 이성태 부총재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한편 금통위는 지난달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0%로 0.25%p 낮췄다. 10월에 이어 추가 인하를 단행하며 경기 부양을 택했다. 기준금리가 두 차례 연속으로 내려간 건 글로벌 금융위기(2008년 10월~2009년 2월) 당시 6회 연속 이후 15년 9개월여 만의 일이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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