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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아사드 “계획된 망명 아냐” 변명일관 왜...반군 수장은 외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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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 외곽의 한 공군기지에 바샤르 알 아사드 전 대통령의 찢긴 초상화가 놓여 있다.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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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아를 24년간 철권통치해온 바샤르 알 아사드가 러시아로 망명한 지 8일 만에 망명 과정을 설명하는 첫 공식 입장을 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같은 날 시리아 반군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의 수장은 군복을 벗고 유엔 특사를 만나는 등 외교 무대에 나섰다.

16일(현지시간) 시리아 대통령실이 운영하던 텔레그램 계정은 ‘시리아를 떠나게 된 상황에 대한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성명’이라는 A4 용지 1장 분량 문서를 영어·아랍어로 게시했다. 문서는 이날 모스크바에서 작성된 것으로 표기됐다.

아사드는 “국제 테러리즘을 시리아 해방 혁명으로 꾸미려는 목적으로 진실과는 거리가 먼 얘기가 넘쳤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가 시리아를 떠난 것은 계획된 게 아니었다. 테러 세력이 다마스쿠스에 침투하자 러시아와 협력해 작전을 감독하려 (러시아 공군기지가 있는) 라타키아로 갔다. 러시아군 기지도 집중적인 공격을 받았고, 8일 러시아가 기지 사령부에 러시아로 대피할 것을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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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시리아 대통령실이 운영하던 텔레그램 계정에 올라온 ‘시리아를 떠나게 된 상황에 대한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성명’. A4 용지 1장 분량의 문서가 영어와 아랍어로 각각 게시됐다. 문서엔 이날 모스크바에서 작성됐다는 표기가 달렸고, 문서가 올라온지 얼마 안돼 러시아 공영 타스통신에 보도됐다. 사진 텔레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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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사임이나 피난처 찾기를 고려하지 않았고, 어떤 개인이나 정당도 그런 제안을 하지 않았다”며 “개인적 이익을 위해 자리를 좇은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반군의 승리에 대해선 “국가가 테러리즘의 손에 넘어가고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역량마저 잃게 된다면 직위의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며 “시리아와 국민에 대한 나의 깊은 유대감은 약해지지 않을 것이다. 시리아가 다시 자유로워지고 독립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문서를 첨부한 계정 하단엔 “성명을 아랍권과 국제 언론을 통해 발표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이전 대통령실 계정에 올리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었다”는 설명이 달렸다.



지지자 달래기? “푸틴에 달려”



아사드가 이런 성명을 낸 이유에 대해 서방 언론은 ‘지지자 달래기’로 해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사드의 성명은 지지자들의 비판에 대한 반응으로 나온 것 같다”는 시리아계 미국인 분석가 하산 하산의 말을 인용하며 “해임된 독재자가 지지자들을 버렸다는 비난에 반발한 것”이라고 평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아사드 충성파의 분노는 아사드가 어떤 공개적인 성명도 없는 상황에서 더욱 커져갔다”며 성명이 나오기까지의 배경을 전했다.

아사드가 시리아에서 대피하라는 러시아의 말에 따랐다고 해명한 것과 아사드가 반군을 ‘테러리스트’라고 강조한 것에 주목한 매체도 있었다. 텔레그래프는 “아사드는 러시아가 시리아에서 탈출하도록 ‘강요’했고, 아사드는 ‘테러 공격’에 계속 맞서 싸우고 싶다고 말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나 이 매체는 “(아사드의) 권력 복귀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며 “(러시아에서 아사드와 가족의 삶이 어떨지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달려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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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오른쪽)과 바샤르 알 아사드 전 시리아 대통령.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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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군 수장 “이스라엘 공격 발판 안 될 것”



한편 아사드를 몰아낸 HTS의 수장 아메드 알샤라(가명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이날 다마스쿠스에서 유엔의 시리아 특사를 만나는 자리에 그간 입던 군복을 벗고 셔츠에 재킷을 걸치고 나타났다. 이슬람 무장세력 지도자의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미국, 영국도 앞서 HTS와 접촉했다고 밝히는 등 HTS의 외교 무대는 넓어지고 있다. 알샤라는 이날 WSJ, 더타임스 등과의 인터뷰에선 HTS에서 테러단체라는 꼬리표를 떼야한다며 “진짜 테러리스트는 (정치범 교도소) 사드나야에서 사람들을 죽이고 (반군 지역에) 통폭탄을 떨어뜨린 자(아사드)”라고 주장했다.

이어 친이란 세력인 헤즈볼라가 시리아에서 떠난 만큼 이스라엘의 시리아 전진에 명분이 없다며 “시리아가 이스라엘이나 다른 국가에 대한 공격 발판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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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간) 시리아 반군 하야트 타흐리르 알샴(HTS)의 수장 아메드 알샤라(가명 아부 모하메드 알 졸라니)가 수도 다마스쿠스의 우마이야 모스크에서 군중에게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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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예이르 페데르센 유엔 시리아 특사가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반군 HTS 수장 아메드 알샤라(오른쪽)를 만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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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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