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오전 10시37분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남 창원시 창원교도소 앞에서 명태균씨와 접견을 마친 뒤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안대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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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7일 수감 중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54)씨를 접견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 등 정치인들과 통화 내용, 메시지 캡처가 담겼을 거로 추정되는 이른바 ‘황금폰’을 검찰에 낸 명씨가 정치인과 접견하는 건 처음이다. 명씨는 앞서 황금폰 제출 등을 빌미로 정권에 불구속 수사 등 타진을 시도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상황에서 그가 구명을 위해 황금폰 속 내용을 민주당에 건넬 가능성 등에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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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분 일찍 온 박주민, 명태균과 30분 만났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10시 경남 창원시에 있는 창원교도소에서 명씨를 접견했다. 박 의원은 앞서 오전 9시20분쯤 보좌진 2명을 대동해 택시를 타고 창원교도소로 왔다.
30여분 만에 교도소 밖으로 나온 박 의원은 “30분간 장소 변경 접견 형식으로 만났다. 교도관도 함께였고 녹음이 이뤄지는 상태에서 접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명씨는 본인 현재 상황, 앞으로 있을 정치 일정에 대한 생각을 주로 이야기했다. 저는 거의 들었다”며 “‘왜 박주민인가’를 거의 유일하게 물었다. 그러자 명씨는 ‘의원 명단을 쭉 보다가 정했다’고만 했다”고 설명했다. 또 “지금은 질문받기 어렵다”며 다시 택시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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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깼다”며 낸 황금폰, 명씨 속내는?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달 14일 오후 공천을 대가로 정치자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후 대기 장소인 창원교도소로 가기 위해 호송차에 탑승하고 있다. 사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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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씨 변호인 남상권 변호사에 따르면 이 접견은 명씨가 구속되기 전 이미 예정됐다. 명씨가 지난달 13일 박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나는 내일 구속된다. 12월 12일에 변호인 접견을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게 남 변호사 설명이다. 명씨는 박 의원에게 “이를 아무한테도 알리지 말라"는 취지의 말도 덧붙였다고 한다.
이후 지난 2일 명씨는 변호인을 통해 “황금폰이 있다면 검찰이 아닌 국민이나 민주당에 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언론에 흘렸다. 하지만 12일 접견이 불발되자 명씨는 “약속을 어겼다”며 그날 밤 검찰에 휴대전화 3대와 USB 1개를 제출했다. 이에 대해 박 의원 측은 “12일은 명씨가 검찰 조사를 받기 때문에 접견이 불가능하다는 안내를 교도소에서 받았다. 이에 접견이 가능한 17일로 미뤄 잡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처음 통화에서 명씨는 황금폰은 이야기하지 않았다”라고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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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견 하루 전엔 “녹취록 속 윤상현 있다” 언급
접견을 하루 앞둔 지난 16일엔 남 변호사가 라디오 인터뷰에서 황금폰 속 녹취와 관련한 명씨 전언을 언급하기도 했다. 이 인터뷰에서 남 변호사는 “(녹취록엔) 윤 대통령이 ‘윤상현 의원에게 한 번 더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지시하겠다’는 취지로 말하는 내용이 담겼다는 게 명씨 설명”이라고 전했다.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달 6일 오전 경남 창원의 자택에서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으며 휴대전화 화면을 바라보고 있다. 사진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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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폰과 USB 등은 이미 검찰에 제출됐지만, 포렌식을 마치면 명씨 측에 반납될 수 있다. 명씨가 이 자료의 복사본을 만들어뒀을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박 의원과 접견한 만큼, 해당 자료가 민주당으로 넘어갈 가능성도 제기된다. 접견 후 박 의원은 “구체적인 것은 정리되면 말씀드릴 수도 있다”고만 할 뿐 이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김민주ㆍ안대훈 기자 kim.minju6@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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