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2000위안(약 40만원)짜리 명품 넥타이를 선물했어요.”
중국 내륙도시 정저우에 거주하는 평범한 3년 차 직장인의 발언이다. 선물 구입에 월 급여의 3분의 1을 주저 없이 지불한다. 25세인 그녀는 중국의 대표적인 MZ세대(1980년대~2000년대생)다. 이들은 중국 소비 시장에서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중국 MZ세대가 ‘여섯 개의 지갑을 가지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중국은 오랫동안 1가구 1자녀 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대체로 외동이다. 따라서 4명의 친·외조부모와 2명의 부모의 지갑에서 나오는 아낌없는 금전적 지원을 받는다. 이는 중국 MZ세대가 풍족하게 소비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MZ세대는 이제 중국 전체 소비 인구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의 소비 패턴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MZ세대 소비 트렌드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다. 필자는 인구 1억명을 가진 거대 소비 시장인 허난성에 살고 있다. 이곳에서 직접 만난 MZ세대를 통해 그들의 소비 트렌드를 살펴봤다.
우선 중국 MZ세대는 ‘가치 소비’에 매우 적극적이다. 자신에게 만족감을 주는 제품에는 지갑을 활짝 열지만, 그렇지 않다면 극단적으로 절약한다. 저렴한 생필품을 찾아 헤매는 한편, 자신이 좋아하는 고가의 제품은 화끈하게 구입한다. 이들에게 가격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할 뿐이다.
또한 품질에 매우 민감하다. 품질이 보장되지 않으면 가치를 전달할 수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가성비 높고 품질 좋은 상품을 제공하는 유통망이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허난성 소도시 쉬창에 위치한 팡둥라이 마트가 그 대표적인 예다. 젊은이들은 외지에서 버스를 대절해 먼 길을 찾아와 가성비 좋은 물건을 대량으로 구매해 간다.
다음으로, 중국 MZ세대에게 디지털 소비는 일상이 됐다.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활발히 사용하며, 구매 결정에 다른 소비자의 리뷰와 추천이 큰 영향을 미친다. 온라인 공동구매도 MZ세대가 선호하는 구매 방식 중 하나다. 최근 글로벌 기업들이 제품 홍보를 위해 온라인 리뷰와 인플루언서를 적극 활용하는 이유다.
처음 중국 시장에 수출하는 우리 기업의 제품은 온라인 이력이 부족해 MZ세대의 선택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 코트라 정저우무역관의 ‘온라인 리뷰 만들기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인플루언서들이 샘플을 사용하고 긍정적인 경험을 온라인에 공유해, 제품에 대한 이미지를 만들어 간다.
최근 중국 MZ세대는 자동차나 가전을 구입하는 데 관심이 높아졌다. 헌 것을 새것으로 교체하면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구환신’ 정책이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주변을 살펴보면 현지 소비가 점차 회복되는 조짐이 보이기도 한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소비 시장이다. 우리가 무시할 수 없는 거대한 시장이며, 특히 MZ세대의 소비에 주목해야 한다. 이들이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의 소비 시장을 이끌어갈 핵심 세대이기 때문이다. 중국 MZ세대가 주도하는 소비 트렌드에 관심을 기울여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필요가 있다.
김태용 코트라 정저우 무역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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