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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희비 엇갈린 윤석열표 산업 정책…대왕고래 울고 체코원전 웃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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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탄핵안 가결'…대왕고래 영향 불가피
체코 정부, 내년 3월 최종계약 차질없이 진행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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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그간 공들여온 산업 정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대왕고래 첫 시추를 진행할 노르웨이 업체 시드릴사 소속 드릴십인 '웨스트 카펠라호'가 9일 오전 부산 영도구 외항에 정박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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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그간 공들여온 산업 정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 정부에서 추진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국회에서 예산이 98% 삭감된 반면, 체코 원전 수출은 체코 정부가 예정대로 내년 3월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대표적인 윤석열 대통령의 산업 정책은 체코 원전 수출 등으로 대표되는 원전업 부흥과 대왕고래 사업 등이 꼽힌다.

지난 14일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가결되면서 추진 동력을 상실한 대표적인 윤석열표 산업 정책은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다.

윤 대통령이 지난 6월 직접 브리핑을 통해 발표하면서부터 줄곧 민주당 등의 공세를 받아왔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9일 내년도 관련 예산 총 505억원 중 가스전 부존 가능성 확인을 위한 1차 시추 예산 497억원 전액을 삭감했다. 감액된 예산은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국민담화에서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이유로 "원전 생태계 지원 예산을 삭감하고, 체코 원전 수출 지원 예산은 무려 90%를 깎아 버렸다"며 예산 삭감을 원인으로 꼽았다.

당초 정부는 1차 시추에 드는 1000억원 중 절반을 부담하기로 했지만 예산이 국회 문턱을 못 넘으면서 한국석유공사가 전액 부담해야 할 처지가 됐다.

예산과 상관없이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첫 삽을 떴다. 1차 시추에 투입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 호가 지난 9일 부산 남외항에 입항했고 이르면 16일 밤~18일에 출항을 계획 중이다.

정부는 시추 작업이 시작된 상황에서 프로젝트 중단은 없다는 입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1차공 시추는 에너지 안보와 해양주권 확보, 자원개발 생태계 복원을 향한 도전의 의미가 있는 만큼 앞으로도 시추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모든 노력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와 석유공사가 5회 이상 탐사시추를 예고한 상황에서 1차 시추 결과마저 부정적이면 추가 사업 추진 역시 어려울 수 있다.

또다른 산업 정책 중 하나인 체코 원전 수출 최종계약은 그나마 대왕고래 프로젝트보다는 희망적이다. 앞서 체코 전력 당국은 한국수력원자력을 주축으로 한 '팀코리아'를 24조원 규모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 4기를 수출한 이후 15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하며 재임기간 내내 원전 수출 10기라는 목표를 세우고 각 나라 정상들과 세일즈 외교를 벌여왔다.

체코 원전 수출은 이같은 세일즈 외교의 결과물이다. 정부와 한수원은 내년 3월 최종 수주 계약 체결을 목표로 막바지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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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탄핵안 가결로 그간 공들여온 산업 정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원전 모습.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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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정부는 탄핵 정국 속에서도 내년 3월 최종 계약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란 입장을 내놨다. 발주사와 체코 규제기관 등으로 구성된 체코대표단도 지난 9일부터 13일까지 한국을 방문해 한수원의 품질보증관리 체계를 점검했다.

민주당도 산업통상자원부의 원전 관련 예산은 정부안 그대로 반영했다. 원전과 관련한 연구개발 예산 4000억원과 해외 진출을 위한 홍보 등 역량 강화 예산 114억원 등은 기존 정부안대로 통과됐다. 국내 정치 상황과 별개로 '정책의 일관성'이라는 측면에서 대외신인도를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체코 원전 수출은 탄핵 정국의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미국 웨스팅하우스 등 경쟁사와 달리 한수원이 원전 완공 시점 측면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체코가 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의 원전을 산다면 전력망이 붕괴될 수준"이라며 "원전 수출 계약은 탄핵 정국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걱정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정권이 바뀌어도 또다시 탈원전 기조로 돌아서긴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정 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10월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 유세과정에서 원전 문제를 언급하며 '정치는 원칙만 따져서는 안 된다. 영광 원전이 내년까지가 기한이더라도 안전하고, 주민들 동의가 있으면 가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하지 않았느냐"며 "앞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크게 원전 정책이 바뀌진 않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zz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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