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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밀착카메라] "어떻게 이런 시위 가능해?"…질서정연, 뒷정리까지 '착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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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 주말 국회 앞 탄핵 촉구 집회에 대한 해외 언론들 반응은 하나같이 놀랍다는 겁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모여 시위를 하는데, 어떻게 사고 하나 없고 쓰레기도 알아서 치우냐는 겁니다.

국회 바로 앞에서 보여준 시민들의 질서 있는 모습, 밀착카메라 이가혁 기자가 기록했습니다.

[기자]

낮 12시, 한낮 체감 온도 영하였지만, 국회 앞은 시민들로 가득했습니다.

[이재혁 : 오늘 가결되리라고 믿습니다. 가결되어서 여태껏 나온 많은 국민의 성원이 헛된 것이 아니고···]

점심은 멀리서 응원하는 시민들이 미리 결제해 놓은 주먹밥입니다.

[박서연/선결제 식당 줄 서는 시민 : 밥을 안 먹고 와서···선결제 되어있는 곳이에요.]

이게 다가 아닙니다.

도로의 한기를 막아줄 방석부터,

[방석 필요하신 분, 방석 드립니다.]

손을 녹일 핫팩까지.

[핫팩 없으신 분 챙겨가세요.]

나눔은 곳곳에서 이어졌습니다.

엄청난 인파 탓에 불편한 게 없는 건 아닙니다.

특히 화장실이 그렇죠.

하지만 누구 하나 불평 없이 질서 있게 순서를 기다립니다.

[장영란/화장실 이용 줄 선 시민 : 질서가 아주 좋죠. 지금 저희 저 끝에 있었는데 통행에 불편함 줄까 봐 (줄을) 얼른 꺾었어요. 저희가 알아서 척척 잘하죠.]

계단에서 JTBC 취재진의 짐을 들어 올려주는 시민도 있었습니다.

[취재진 : 감사합니다. 큰 힘이 됩니다.]

오후 2시, 유모차를 끌고 온 시민도 보입니다.

[아기 데리고 나온 시민 : 이렇게 사는 세상에서는 우리가 스스로 움직여야 한다는 거를 알려줘야 하니까 옆에 가족이랑 같이 나왔어요.]

표결은 이제 딱 1시간 후.

국회 앞은 발 디딜 틈이 없습니다.

그럴수록 안전요원은 더욱 분주해집니다.

[봉사자 : 안전하게 아이들과 시민들이 이동할 수 있게 (질서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인파 속에서도 시민들은 미리 정해진 통로로 이동합니다.

드디어 국회 본회의 시작.

누군가는 가요에 맞춰 춤으로,

[토요일 밤에! {윤석열 탄핵!}]

누군가는 두 손 움켜쥐고, 결과를 기다립니다.

[가 204표!]

시민들은 환호하고, 부동켜안고 눈물 흘렸습니다.

[이소원/탄핵 가결 후 환호하는 시민 : 지금 기분이 너무 좋고요. 이제부터 더 옳은 정부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서 너무 신나고 있어요.]

시민들의 힘은 오히려 지금부터 더 강해졌습니다.

지금 시간 오후 5시 30분입니다. 지금 해가 지기 시작하니까 시민들이 들고 있던 응원봉에 하나둘 불이 켜지기 시작했습니다.

[강화도에서 버스 대절해서 온 시민 : {하루 종일 계셨는데 안 피곤하세요?} 매일 나올 거예요, 매일. 우리 처음으로 버스 2대 대절해서 왔어요. 꽉 찼어요. 꽉 찼어요. 축하해요. 감사해요. 대한민국 국민의 저력을 전 세계 시민들에게 평화적으로 보여준 거 기쁩니다.]

[JTBC! 아이 러브 유!]

제가 8년 전에 광화문 광장에서 봤던 그 초등학생들이 아마 자라서 여기 보이는 10대 20대 청년들이 됐을 것 같습니다.

[최정운/8년 전 촛불집회 당시 초등 6학년 : 어렸을 때는 부모님 손을 잡고 촛불과 함께 자리했었는데 지금은 이제 대학생으로 주체가 되어서 이렇게 집회에 참여하고 또 시국 선언에도 참여하는···]

지금 시각이 저녁 7시입니다. 시민들이 귀가를 하고 있는데요. 사실 하루 종일 식사를 제대로 못 하고 집회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아서 배가 고픈 경우가 많은데 이렇게 한 업체에서 빵을 무료로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습니다.

인천에서 빵 업체를 운영하는 이 사장은, 새벽부터 꼬박 빵을 만들어 직접 트럭에 싣고 왔다고 합니다.

[박강진/새벽부터 빵 만들어 시민과 나눈 제과업체 대표 : {이거 금액으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요?} 천만원 정도… {그걸 그냥 시민들한테…} 네, 너무 고생하셔서 추운 날에··· 그래서 찾아왔습니다. {저도 하나 가져가도 되나요?} 많이 가져가세요.]

기쁨과 흥분만 남은 건 아닙니다.

시민들은 해산하기 전 '해야 할 일'을 발 빠르게 하기 시작했습니다.

[임슬기/자비 들여 종량제봉투 나눠주는 시민 : 민주시민이라고 생각했을 때, 좀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려면 머문 자리도 깨끗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으로 준비했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이곳에 모인 시민들은 이렇게 입을 모았습니다.

12.3 내란 사태는 정치적 책임뿐만 아니라 사법적 책임까지 져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어쩌면 당연한 목소리를 이곳에 시민들은 광장의 방식대로 질서 있게 표출하고 있습니다.

[작가 강은혜 유승민 / VJ 박태용 장준석 / 영상편집 배송희 / 영상디자인 유정배 / 취재지원 박찬영 홍성민]

이가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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