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등 신기술 적용 속도
보안사고 예방책 마련은 과제
당국 "보안 거버넌스 강화"
금융보안원 훈련 고도화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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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금융권의 혁신을 가로막는 걸림돌로 지적됐던 '망 분리' 규제가 완화되면서 금융권에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단순 서비스 개발을 넘어서 내부에 전용 플랫폼을 만들어 생성형 AI 인프라를 튼튼하게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 생성형AI 전용 플랫폼 구축해 내부 프로세스 고도화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은 내년 4월 '그룹 공동 생성형AI 플랫폼'을 오픈할 예정이다. 그룹 내 전 계열사에 효과적으로 생성형 AI 비즈니스를 적용할 수 있도록 전용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다.
KB금융은 이번 플랫폼을 통해 생성형 AI 확대 적용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다. 생성형 AI와 관련된 최신 기술을 공동 확보하고, 기술 관련 규제 보안성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플랫폼을 활용할 방침이다.
우리은행도 내년에 생성형 AI 전용 플랫폼을 구축한다. 조직 내부에 'GEN-AI 플랫폼'을 만들어 생성형 AI 모델을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개발·운영할 수 있는 인프라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10년 묵은 금융권 망 분리 규제가 단계적으로 철폐되면서 AI 활용 문턱이 본격적으로 낮아진 가운데 전용 플랫폼을 앞세워 금융혁신에 본격 시동을 거는 분위기다. 국내 금융사들은 지난 2013년 대규모 금융전산사고를 계기로 내부 업무망과 인터넷·무선통신망 등 외부망을 분리해 운영해왔다.
하지만 망 분리는 업무상 비효율이 클 뿐만 아니라 AI나 클라우드 등 신기술 활용이 어렵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이에 당국은 지난 8월 규제 개선 카드를 꺼내들었고, 지난달 생성형 AI를 활용한 10개 서비스를 혁신금융서비스로 첫 지정하며 속도를 냈다.
이번에 지정된 은행들도 내년에 서비스를 더 확장시켜 AI 선두에 서겠다는 목표다. 대표적으로 'AI 은행원'과 'AI 투자메이트'가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된 신한은행은 미래형 영업점 AI 브랜치에 생성형 AI를 도입할 계획이다. 현재 사람 직원 업무의 40%를 AI 은행원이 담당하고 있는데 내년에는 이를 80% 이상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다.
NH농협은행도 외국인 고객을 위한 AI 은행원과 고령층을 위한 AI 상담 서비스를 고도화할 계획이다. 또 AI 콜봇의 업무범위를 확대해 상담사 연결 없이 셀프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하나은행은 현재 운영 중인 외국인 손님 번역 지원 서비스를 외국인 특화지점 중심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 보안과 혁신 사이 균형 지켜야
인터넷은행도 생성형 AI 바람에 동참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대화형 금융 계산기' 서비스는 이번에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 가운데 유일하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됐다. 생성형 AI를 활용해 금융상품과 서비스 관련 계산을 자연어로 요청하면 시뮬레이션 결과 및 답변을 제공하는 서비스로 내년에 출시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AI는 이제 단순 트렌드가 아니라, 관심이 없으면 이상할 정도의 당연한 패러다임으로 자리잡았다"며 "내년에도 혁신금융서비스 등 선두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망분리 규제 완화와 함께 생성형 AI 확대 적용으로 보안사고의 가능성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은 숙제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금융보안원과 함께 6개 은행과 증권·보험·카드 12개사를 대상으로 모의 해킹 훈련을 실시한 결과 일부 회사들에서 취약점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금융사들 자체적으로 사고 예방을 위해 보안과 혁신 간의 줄다리기를 잘 타야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글로벌 금융사들도 다양한 보안 안전장치를 통해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면서 보안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JP모간은 클라우드 보안 기술과 데이터 모니터링 시스템을 강화하고 있다.
당국도 보안 거버넌스 강화 및 자율보안 역량 제고를 통해 취약부문을 개선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보안원은 블라인드 방식의 훈련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zoom@fnnews.com 이주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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