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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7 (화)

尹계엄에 김정은 "난 아직 아무것도 안했는데"…청년 풍자 '밈'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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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세대 "불안한 마음, 밈 보며 진정해"

전문가 "자유 제한하는 계엄 대항 수단"

"무거운 사회 이슈를 경쾌하게 풀어내"

뉴시스

[서울=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3 비상계엄 사태를 보고 당혹스러워하는 밈이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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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우지은 기자 = 12·3 비상계엄이 선포된 이후 온라인에서 윤석열 대통령과 관련된 '밈'(Meme·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퍼지고 있다. K팝과 응원봉에 이어 풍자 밈도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계엄에 대항하는 청년 세대의 표현 수단으로 떠올랐다.

16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풍자하는 밈이 여러 개 공유됐다.

그중 계엄에 대한 북한 반응을 담은 밈이 다수로 눈길을 끌고 있다. 한 밈에는 고뇌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사진 아래 '???: 뭐지 나 아직 아무것도 안 했는데…'라고 적혔다. 전시나 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해 행정과 사법 기능의 수행이 곤란할 때 선포돼야 할 계엄이 지난 3일 한국에 내려진 상황이 북한 입장에서도 당혹스러울 거라고 풍자한 것이다.

또 다른 밈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사실을 전하는 한국 뉴스와 딸 주애를 안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합성했다. 윤 대통령이 내란 수괴 혐의를 받는 상황에서 탄핵소추안 가부를 김 위원장도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밈도 있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함께 환하게 웃는 사진 아래는 짧은 질문과 답이 적혀 있다. 질문은 '사랑 때문에 "OO"까지 해봤다', 답은 "계엄"이라고 썼다.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한 배경을 두고 여러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김 여사가 최대 리스크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풍자를 담았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 사건 등 김 여사 리스크가 윤 대통령 임기 내내 이어졌기 때문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관련된 밈도 확산했다. 박 전 대통령이 윤 대통령과 나란히 선 사진에서 박 전 대통령이 웃으며 한 손으로 어딘가를 가리킨다. 사진 위에는 "저기가 서울 구치소예요."라는 문구가 적혔다.

지난 2017년 3월10일 탄핵당한 박 전 대통령은 그해 3월31일 구속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바 있다. 지난 13일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가결돼 곧 헌법재판소의 심판을 받을, 그리고 수사받는 윤 대통령의 미래를 풍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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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자신이 수감됐던 서울구치소를 알려주는 밈이다. (사진 =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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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에 친숙한 청년 세대는 풍자 밈이 해학적인 분노 표출 방식이자 관심을 기울이는 방법이라고 짚었다.

한서진(27)씨는 "해당 밈들을 인스타그램에서 거의 다 봤다"며 "사람들이 분노한 마음을 과격한 욕설로 표출할 법도 한데 이렇게 희화화하니까 더 격 있는 분노 표출 방식 같다. 해학의 민족답다"고 말했다.

밈을 보면서 마음을 진정시켰다고도 했다. 한씨는 "계엄령 선포 직후 밈을 봤는데 해제가 바로 안 돼서 불안한 마음으로 밤새 못 잤는데 인스타그램에서 밈들을 보며 웃고 넘길 수 있고 긴장 완화, 분위기 전환 효과가 있었다"고 했다.

백정인(27)씨도 "무거운 사안이지만 TV 뉴스나 기사뿐 아니라 밈의 형태로도 접하면서 SNS에서 이야기할 수 있는 주제로 더 빨리 확산하는 것 같아 흥미로웠다"고 전했다.

이어 "더 거부감 없이 사안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도 만들어지고 관심이 지속되는 것 같다"며 "이러한 분위기가 젊은 참여자들이 유독 많이 보였던 이번 탄핵 집회에 영향을 끼치지 않았나 싶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풍자 밈이 자유를 제한하는 계엄에 대항하는 청년 세대의 수단이라고 분석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밈은 무거운 사회 이슈를 경쾌한 이미지와 텍스트로 풀어내고자 하는 청년 세대가 선택한 사회참여 방법"이라며 "계엄령에서 언론 등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문구에 대항해 밈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풍자 밈은 대통령이 후퇴시킨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청년 세대가 밈을 본인들의 문화적인 정체성을 표출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며 "이번에 워낙 큰 사건이었기 때문에 밈이 많이 활성화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청년 세대가 밈을 더 빠르게 유통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소셜미디어가 발전하면서 밈을 빨리 다른 사람에게 유통하고 또 공유할 수 있고 댓글도 다는 기술적인 변화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now@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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