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연합뉴스 |
미국 공화당이 내년 1월부터 행정부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는 가운데 제119대 연방 하원 상임위원회 위원장 자리가 모두 백인 남성으로 채워지게 됐다. 여성 상임위원장이 0명인 것은 2005~2006년 제109대 의회 이후 20년 만에 처음이다.
15일(현지시간) 공화당 하원 운영위원회가 지난 12일 발표한 차기 상임위원장 17명 명단을 보면 여성이나 유색 인종은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미 의회는 다수당이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구조로, 지난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진 연방 하원 선거에서 공화당은 220석을 차지해 민주당(215석)을 근소하게 앞서서 다수당을 유지하게 됐다.
현재 118대 의회 하원 상임위원장 중 여성은 세출위원장 케이 그레인저(텍사스), 에너지·상무위원장 케시 맥모리스 로저스(워싱턴), 교육·인력위원장 버지니아 폭스(노스캐롤라이나) 3명이다. 하지만 그레인저, 맥모리스 로저스는 불출마했고, 올해 81세인 폭스는 11선에 성공했지만 최대 6년인 상임위원장 임기를 초과했다.
스티브 스컬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우리 상임위원장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미국 우선주의 의제를 실행하기 위해 일할 준비가 돼 있다”며 “남부 국경 보안, 미국산 에너지 생산 촉진, 바이든플레이션(조 바이든 행정부의 경기부양으로 인한 물가오름세) 완화를 위한 싸움, 지역사회 안전 회복” 등을 거론했다.
한반도 정책과 밀접한 차기 하원 외교위원장에는 군인 출신의 브라이언 매스트 의원(플로리다)이 내정됐고, 군사위원장은 마이크 로저스(앨라배마)가 유임됐다. 두 사람 모두 대북, 대중 강경파로 알려져 있다. 매스트는 2022년 3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하자 “악당같은 국가”라고 비판했고 대북제재 강화를 주장해 왔다.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인 매스트의 부친은 주한미군에 복무했다.
특히 미국 우선 외교정책을 전폭 지지하는 매스트의 지명은 비교적 초당적인 목소리를 냈던 하원 외교위의 변화를 예고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하원 외교위원회는 미 행정부의 해외 무기 지원에 제동을 걸 수 있고, 국무부 및 산하 기관의 예산과 업무, 정책 우선순위에 대한 발언권이 세다.
매스트는 우크라이나 지원에 회의적이며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지원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에 서명한 공화당 의원 46명 중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중동 전쟁과 관련해선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적개심을 공개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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