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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6 (월)

재계 전략회의 돌입…정국 불안에 내년도 계획 수립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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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7일부터 글로벌전략회의…다른 기업도 잇달아 회의 개최
내년 사업 계획 수립…불안정한 시국 관련 논의도 이뤄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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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17일부터 글로벌전략회의 일정에 들어갈 예정이다. /더팩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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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이성락 기자] 대기업 경영진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전략회의를 잇달아 개최한다. 특히 탄핵 정국이라는 혼란스러운 상황이 더해져 위기 대책 마련에 나서는 기업들의 고심은 더욱 깊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기업들이 이번 주 연말 전략회의 일정에 본격 돌입한다. 통상 기업들은 정기 인사를 마무리한 뒤 새 경영진들이 모이는 자리를 마련, 이를 통해 내년도 경제를 전망하고, 위기 대응 전략을 모색해 왔다.

먼저 삼성전자는 오는 17일부터 글로벌전략회의를 연다. 글로벌 사업을 관리하는 해외 법인장, 지역 주요 임원들이 귀국해 사업 부문별, 지역별로 현안을 공유하고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는 중요한 자리다. 모바일과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은 17~18일,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은 19일 회의를 열 예정이다. 한종희 DX부문장(부회장)과 전영현 DS부문장(부회장)이 각각 회의를 주관하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추후 보고를 받을 전망이다. 참석 인원은 DX 200여명, DS 100여명 수준이다.

이번 글로벌전략회의의 핵심 키워드는 '위기 대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 침체 장기화, 미중 갈등 등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이 내년에도 지속 커질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이러한 복합 위기를 극복할 돌파구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다. DX는 시장 침체 속에서 제품 판매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과 함께, 한 달 앞으로 다가온 갤럭시 언팩('갤럭시S25' 시리즈 공개 전망) 준비 상황 등을 점검할 것으로 예상된다. DS는 위기론을 딛고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재확인시키기 위한 '초격차' 전략 등을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

삼성전자 글로벌전략회의는 사업 목표와 영업 전략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자리이지만, 정국과 관련한 내용도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으나 불안정한 시국은 당분간 계속될 예정이다. 재계에서는 정국 불안 상황이 주요 사업에 미칠 수 있는 영향, 거시 경제 및 금융 시장 움직임을 지속해서 관찰해야 하는 등 내년도 사업 계획을 수립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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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사업 계획을 짜는 시점에 탄핵 사태가 맞물린 만큼, 재계 전략회의에서는 정국 관련 논의도 이뤄질 전망이다. 사진은 지난 14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후 국민을 향해 고개를 숙이는 모습. /남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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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달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과 관련한 대응 방안 마련도 시급한 과제다. 2기 행정부는 보조금 축소, 관세 부과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예고하고 있고, 국내 기업들은 이에 맞춰 현지 사업 운영 방향을 새롭게 손질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같이 현지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기업들은 협상력을 강화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재계 관계자는 "(트럼프 당선, 계엄 사태 이후) 경영진 회의가 수시로 열리고 있다"며 "여러 변수를 줄이려는 게 (회의의) 목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에 이어 LG전자도 조만간 전략회의를 열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이번 주 조주완 대표 주재로 확대경영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각 사업본부 경영진과 해외 거점 지역 대표 등 300여명이 참석해 구체적인 사업 방향에 대해 머리를 맞댄다. LG그룹은 지난주 구광모 회장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사장단 협의회를 열고 내년도 중점 추진 사업의 계획을 점검한 바 있다.

이밖에 현대차그룹은 지난 12일 글로벌 권역본부장회의를 열었다. 장재훈 현대차 사장, 송호성 기아 사장 주재로 매년 상·하반기 한 차례씩 여는 회의로, 북미와 유럽, 중남미, 중국 등 주요 권역본부장들이 모두 모여 지역별 판매 실적을 점검하고 향후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최근 유동성 위기론에 시달렸던 롯데그룹은 연초 롯데지주 대표와 실장, 사업군 총괄 대표, 계열사 대표 등이 총출동하는 밸류크리에이션미팅(VCM·옛 사장단 회의)을 열고 위기 대응책, 사업 전략 등을 점검한다. 본격적인 포트폴리오 조정에 시동을 건 만큼, 그룹의 중장기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을 정리하기 위한 추가 대책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경제단체들도 분주해지고 있다. 트럼프 2기 대비 세미나를 잇달아 연 데 이어 탄핵 정국과 관련한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물밑 대응력을 강화하고 있다.

오는 17일에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류진 한경협 회장 등 경제단체장들이 국회로 간다. 우원식 국회의장을 만나 경제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원을 요청할 전망이다. 대한상의는 탄핵안 가결 직후 "경제와 민생의 어려움을 감안해 혼란스러운 정국이 조속히 안정되고, 국정 공백이 최소화되도록 국회와 정부가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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