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6 (월)

대왕고래부터 체코 원전까지…'尹 정책주' 어쩌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정부 적극 추진 업종으로 올해 주가 수혜 입어
계엄 후 내림세 딛고 16일 장 초반 강세
변동 폭 확대 불가피


더팩트

'대왕고래'로 명명된 동해 심해 가스전 개발 프로젝트와 관련, 첫 시추를 진행할 노르웨이 시드릴사 소속 드릴십 '웨스트 카펠라호'가 9일 오전 부산 영도구 외항에 정박하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그간 불확실성에 허덕이던 국내 증시가 변곡점을 맞고 있다. 지난 3일 계엄 선포 후 연이어 이탈하던 외국인 투자자가 돌아오면서 단기적으로는 전반적 상승 기조를 나타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주주들도 있다. 윤석열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던 유전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체코 원전 수주 관련 원자력·방산주 등을 보유한 투자자들이다. 이들은 탄핵 가결에 따라 윤 정부의 입지가 급격히 축소되면서 중장기적 주가 전망이 불투명해진 상황이다. 올해 정부의 강력한 정책 추진 기조에 수혜를 입고 급등한 기간도 있던 만큼 과도한 급락도 우려되는 모양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55분 기준 한국가스공사(3.98%), 한전기술(3.13%), 두산에너빌리티(2.61%), 우진엔텍(2.99%) 등은 장 초반 동반 강세를 띠고 있다. 이들은 모두 대왕고래 프로젝트와 체코 원전 관련 수혜주로 꼽히면서 올해 우상향을 그렸다가, 계엄 사태 직후인 4일부터 내림세를 기록하던 종목이다.

한국가스공사 등의 이날 강세는 최근 일주일간 급격히 내린 주가에 대한 저가매수세가 유입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아직 장 초반에 불과해 오후 들어 기조가 다시 바뀔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렵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변동 폭이 확대됐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책 관련주로 분류된 종목들은 사업성이나 실적 등 펀더멘탈을 떠나 '테마'에 흔들리는 성향이 짙다. 약세장에서도 상승 동력이 남았다면 하방 압력을 견딜 수 있으나, 수혜주로 기록될 때 극단적인 매수가 몰린 만큼 동력을 잃는 순간 과매도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해서다.

특히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여야가 각각 중점 사업과 예산 감액이라는 입장으로 여전히 대립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9일 한국에 도착한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수일 내 처음 출항할 예정이나 탄핵 정국 돌입으로 예정된 일정을 제대로 소화할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관련주 역시 여야의 존재감에 따라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릴 여지가 높다.

더팩트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안이 가결된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앞에서 열린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탄핵! 범국민촛불대행진'에 참석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체코 원전 수주 역시 마찬가지다. 정부는 윤 대통령의 추진하에 체코에서 신규 원전 건설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으나 최종 계약까진 3개월이 넘게 남아 있다. 체코 원전 관련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우 최근 한국가스공사 등과 유사한 주가 흐름을 보이나, 최근 두산밥캣 합병 무산 등 악재도 겹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유전이나 원전주 등에 대해 현 정부의 입지 변화에 따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하나 여전히 유효한 중장기적 성장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또 정부가 올해 강력하게 추진한 정책 중 하나인 밸류업(기업 가치 제고) 등 여야 모두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사안도 있어 이들 종목 역시 지켜봐야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윤정 LS증권 연구원 "탄핵 가결 시 현 정권의 적극적인 기조는 다소 경감될 수 있겠으나 문재인 정부만큼 원전을 배제하는 수준으로 돌아가는 것은 어렵다"며 "정권 변화 시 국내의 신규 원전 준공 계획이나 전력기본계획 상의 전력믹스 전망 변화 가능성은 있겠으나 체코 원전 수주 등 관련산업 진행에 차질을 빚지 않는 선이라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내다봤다.

탄핵 가결 후 외인의 수급 이탈 우려 등을 자아내던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부분 해소됐으나, 업종별 장세보단 행후 전반적인 증시 흐름을 주시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본격적인 집권, 환율 및 금리와 경제지표 둔화 등 국내외 변수도 여전해서다. 실제로 코스피는 이날 상승 출발했다가 오전 10시 40분부터 다시 약보합 전환하고 있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탄핵안이 통과됐지만 첫걸음이라는 점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헌법재판소 인용 여부 등을 고려 시 상황이 유동적이다"며 "또한 한국 경제지표가 둔화를 가리키고 있어 정책과 거시경제 등의 명확성이 나올 때까지 주식시장은 상단이 막혀있는 박스권 장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2kuns@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