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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2 (일)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네덜란드서 빛난 'K-데모크라시'…교민 150명 "윤석열 퇴진" 한목소리[통신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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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 6시간 걸려도 참석…민주주의 향한 열망으로 한자리에

현지 언론, 尹 탄핵 집회 주요 뉴스로 다루며 "축제를 이어가세요" 응원

뉴스1

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담 스퀘어에서 교민, 유학생들 150명 이상이 함께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2024.12.14/ⓒ 뉴스1 차현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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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스테르담=뉴스1) 차현정 통신원 =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상징적인 장소인 담 스퀘어에서 지난 14일(현지시간) 오전 11시쯤,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과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이번 집회는 경찰 추산 150명 이상의 한국 교민·유학생 및 네덜란드 현지인이 참여했다.

지난주에 이어 두 번째로 진행된 집회는 탄핵소추안 가결 소식이 전해진 이후 열린 만큼, 참가자들의 표정이 밝았다. 네덜란드의 뜨거운 관심 속에 참가자들은 윤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한국이 진정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하길 바라는 뜻을 담아 목소리를 냈다.

궂은 비도 끄지 못한 'K-데모크라시' 열기
비바람이 부는 궂은 날씨에도 암스테르담뿐 아니라 네덜란드 전역에서 유학생들과 교민들이 모였다. 집회는 자발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자유 발언 시간을 통해 참가자들은 돌아가며 각자의 목소리를 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라이덴 응용과학대학교 교수인 디아나 비텐도르프(Diana Wittendorp)씨는 "네덜란드에서도 한국이 동아시아의 선진 민주주의 국가로 잘 알려져 있다"면서도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령 조치는 실망스럽다. 오늘 이 집회는 'K-데모크라시(민주주의)'의 시작점이라 생각한다. 모두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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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담 스퀘어에서 디아나 비텐도르프 교수가 마이크를 들고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14/ⓒ 뉴스1 차현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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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하루 왕복 6시간을 기차로 이동해 온 앳된 얼굴의 유학생들도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직접 만든 피켓과 안내문을 들고 집회에 참여하며 열정을 보여줬다. 매달 고국의 부모님에게 생활비를 받아야 하는 입장에서 한껏 오른 환율 때문에 생활고를 겪고 있으며 학교 내에서 한국 유학생들에 대한 걱정이 높아지고 있다며, 나라의 절망스러운 상황을 희망으로 바꾸고자 멀리서 달려왔다고 했다.

참가자들의 다양한 메시지와 연대
할렘 거주자 오상엽 씨는 이날 발언 시간에 관중들에게 네덜란드어로 "한국은 고도의 민주주의를 이룩한 국가로 이미 네덜란드에 잘 알려져 있고 네덜란드와 한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다. 날로 인기가 높아지는 한국 문화와 기술력 덕에 자랑스러운 한국인으로 이 땅에서 살고 있다"며, "이번 기회가 한국이 더욱 성숙한 민주주의 국가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과 한국 음식을 나누며 연대의 의미를 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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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담 스퀘어에서 광주 출신의 한 유학생이 광주의 참상을 알리는 사진과 현재를 비교하며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2024.12.14/ⓒ 뉴스1 차현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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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유학생은 자유발언 시간에 자신의 고향 광주와 부모님 이야기를 꺼내며 "윤석열 대통령의 독선적 태도와 계엄령 조치에 분노한다"고 전했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한국 문학과 문화가 주목받는 이 시점에 다시금 계엄령에 대해 이야기해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우리의 목소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화제가 된 소위 'MZ 집회' 문화의 확산도 엿볼 수 있었다. 현장에 나온 시민들은 '탄핵' 글자가 적힌 응원봉을 흔들거나 분노한 고양이가 '윤석열 탄핵'을 외치는 그림을 드는 등 무거운 계엄 사태를 해학으로 승화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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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담 스퀘어에서 교민과 유학생들이 응원봉과 재치 있는 문구로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감튀+마요네즈 국룰 협회'에서도 참석했다. 2024.12.14/ⓒ 뉴스1 차현정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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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언론 높은 관심…"축제를 이어가세요"
K-데모크라시는 지나가는 네덜란드인들과 여행객들의 눈길까지 사로잡았다. 현지 언론도 직접 취재를 나와 참가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일부 네덜란드인들은 자유발언을 듣고 깊은 관심을 표하며 집회에 함께했다.

집회에 참여한 네덜란드인들은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 믿기지 않지만, 네덜란드 현지 뉴스에 나온 젊은 세대들의 집회 모습에 깊이 감명받았고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한국 교민들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집회를 응원한다고 했다.

현지 언론 RTL은 이날 집회 역시 6시 메인 뉴스를 통해 심도 있게 보도했다. 젊은이들이 노래하며 춤을 추는 현장을 전하면서는 "축제를 이어가세요!"라고 축하했다.

안네의 땅에서…민주주의를 향한 작은 발걸음
이번 집회는 자발적으로 네덜란드 전역에서 모인 한국 교민과 유학생들, 네덜란드인들이 함께 어우러져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을 나누는 자리였다. 히틀러의 나치 독재하에 일기로 자신의 목소리를 남긴 안네 프랑스크의 도시에서 이런 집회가 열렸다는 점도 의미가 깊다.

음산하고 뼛속으로 스미는 추위에도 불구하고 밝고 열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진행된 집회는 한국의 미래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연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분노를 넘어, 국경을 초월한 'K-데모크라시'를 향한 의지와 열망을 엿볼 수 있는 뜻깊은 자리로 평가되리라.

chahjlis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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