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부산 서구 송도해수욕장 앞바다에 있는 고래 조형물 뒤로 동해심해 가스전 유망구조에 석유·가스가 묻혀 있는지를 확인할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가 입항해 있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보급기지인 부산신항으로부터 7~8일간 시추에 필요한 자재들을 선적할 계획이다. 보급품을 실은 뒤 오는 17일 경북 포항 영일만 시추 해역으로 출발해 시추 작업에 나설 예정이다. 2024.12.9/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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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불어 닥친 ‘탄핵 폭풍’을 뚫고 '대왕고래'가 첫 굴착에 나선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부산외항에 정박해 작업에 필요한 물자를 보급 중인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호는 오는 17∼18일께 출항해 동해 대왕고래 유망구조 내 지정 해역으로 이동한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현장 해역에서 작업 준비를 마치고 오는 20일 무렵부터 첫 탐사시추를 위한 구멍 뚫기 작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대왕고래 유망구조는 동해 8광구와 6-1광구 북부에 걸쳐 동서 방향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으며, 직선거리로 가장 가까운 도시인 포항에서 동쪽으로 50㎞ 이내에 자리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개발 사정에 밝은 소식통은 "날씨와 파고 등 해상 환경에 따라 일정은 다소 유동적일 수 있다"라며 "20일 무렵에는 첫 작업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웨스트 카펠라호는 1㎞ 이상 드릴을 내려 해저 지형을 뚫고 들어가 암석을 채취할 계획이다. 이후 석유공사의 위탁을 받은 미국 유전 개발 회사인 슐럼버거(Schlumberger)가 암석과 가스 등 성분을 분석하는 '이수 검층'(mud logging) 업무를 수행해 가스·석유 부존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산업부와 석유공사는 드릴 작업을 통해 시료를 확보하는 데에만 2개월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후 시료 분석 등 과정까지 거쳐 내년 상반기까지는 첫 탐사시추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한다.
‘윤석열표’ 대왕고래, 1차 시추 결과 중요한 이유
‘대왕고래’는 동해 해저 유망구조에 실제로 가스·석유가 묻혀 있는지 확인하는 탐사시추 작업으로, 윤 대통령이 직접 대국민 '깜짝 발표'를 해 '윤석열표 사업'으로 여겨지는 프로젝트다.
이 때문에 1차 시추 결과가 특히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가스·석유 매장 가능성이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으면 추가 탐사 동력 확보가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 때문이다.
당장 최근 국회에서 야당 주도로 첫 시추 사업 예산 497억원이 전액 삭감돼 석유공사는 정부 지원 없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한 번에만 1000억원가량 드는 사업비를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당초 정부와 석유공사는 20%의 성공 확률을 고려해 향후 수년에 걸쳐 최소 5번의 탐사시추가 필요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야당이 그간 대왕고래 사업이 불투명게 진행됐다고 비판해온 상황에서 1차 시추에서 뚜렷한 가능성이 보이지 않으면 추가 사업 동력이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작년 석유공사는 물리탐사 자료 분석을 통해 '대왕고래'를 비롯한 동해 7개 유망구조에서 최대 140억배럴의 가스·석유가 매장돼 개발 필요성이 크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후 산업부를 통해 이 보고를 받은 윤 대통령이 지난 6월 이례적으로 긴급 대국민 브리핑을 자청해 국민적 기대감을 키우면서 '대왕고래 프로젝트'는 윤 대통령의 직속 사업처럼 여겨지기 시작했다.
"정치와 관계 없는 일…우리나라 미래 위해" 장기적 진행 희망
그러나 사업을 실제 진행해온 산업부와 석유공사 내부에서는 윤 대통령의 의도와 관계없이 이번 사업의 성공이 국민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인 만큼, 정치적 환경 변화 속에서도 사업이 장기적으로 진행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한 사업 관계자는 "대통령이 나서 치적으로 포장하려는 정치적 활용을 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큰 논란이 없이 국민적 기대 속에서 안정되게 추진될 수 있던 사업이었을 것"이라며 "아쉬움이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동해 심해 가스전은 정치와는 전혀 관계가 없는 일로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성공 가능성이 20%라면 해외 오일 메이저 등 어느 전문가도 당연히 시추를 해 봐야 한다고 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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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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