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정상화를 위해 국회와 정부가 함께하는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전민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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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국회·정부가 함께하는 국정안정협의체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국회가 경제·외교·국방 등 국정 전반을 주도하고,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의 정부 협조를 받겠다는 구상이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다음 날인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정상화가 시급하다. 민주당은 모든 정당과 함께 국정 안정과 국제 신뢰 회복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대통령 궐위(闕位)를 강조하며 “국민 주권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국민이 직접 선출한 권력기관은 이제 국회밖에 없다. 국회가 전면에서 대한민국의 국정을 조정해 나가야 한다”며 초당적 협력체 구성을 촉구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을 ‘1당’, 국민의힘을 ‘2당’으로 칭하며 “대통령이 직무정지가 됐으니 국민의힘도 여당이 아니다. 이제는 여당도 야당도 없고 중립적 상태로 돌아간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 논의됐던 한덕수 권한대행에 대한 탄핵 추진은 보류하기로 했다. “너무 많은 탄핵은 국정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일단은 탄핵 절차를 밟지 않기로 했다”는 설명이다. 이 대표는 “어제 한 대행과 잠깐 통화를 했다. 이제는 여당이 지명한 총리가 아닌,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정파를 떠난 중립적 입장에서 국정을 운영해 달라고 말씀드렸다”고 덧붙였다. 한 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에 대해선 “대행은 현상 유지·관리가 주 업무다. 현상을 변경하거나 질서를 바꾸는 건 허용되지 않는다”며 반대했다.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대통령 탄핵소추의결서 정본을 제출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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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행은 이날 오후 국회를 찾아 우원식 국회의장과 면담했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국정의 조속한 안정을 위해 여야를 포함한 국회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전했다고 한다. 반면에 국민의힘은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정치를 끝까지 하겠다”며 이 대표의 국정안정협의체 제안을 거부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기자들에게 “탄핵소추 이후 민주당이 여당이 된 것처럼, 국정 운영 책임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건 옳지 못하다”며 “고위 당정 또는 실무당정협의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헌법재판소 심판 절차가 아직 남아있는데 이 대표가 벌써 ‘여의도 대통령’을 자임하고 나섰다는 비판이 나온다.
민주당 지도부도 탄핵안 통과 이후 ‘국정 위기론’에서 ‘국정 안정론’으로 전략을 전환했다. 지난 5일 출범시킨 ‘12·3 윤석열 내란사태 특별대책위원회’ 명칭을 이날 ‘국정안정·내란극복 특별위원회’로 바꾼 게 대표적이다. 이 대표는 “우리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정부의 시스템은 튼튼하고 유능하다”며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하는 것은 정부 재정 역할 축소에 따른 소비 침체다. 추가경정예산(추경)을 신속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최장 6개월이 될 ‘헌재의 시간’ 동안 수권 능력을 차근차근 입증해 가겠다”고 말했다.
계엄 수사와 처벌은 매머드급 규모의 특검에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특별검사 외 특별검사보 4명, 파견검사 40명, 특별수사관 80명, 파견공무원 80명 등 인원 200여 명과 최장 150일의 수사 기간을 내란 특검법에 명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은 끝까지 싸우겠다며 국민을 선동하고 있고, 이로 인한 갈등이 증폭될 것 같다”며 “헌재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달라. 헌법의 원리, 국민의 뜻, 진실, 정의에 따라 판단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심새롬·김정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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