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국정안정협의체 제안…추경 편성 주장 '민생' 챙기기
국힘 "민주 여당된 듯…옳지 않다"…한동훈 내일 거취표명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가결과 관련, 국정안전협의체 구성 등을 제안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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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이비슬 박기호 박기범 김지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국정안정협의체를 제안하는 등 민생 챙기기에 나서며 수권 행보를 시작했다.
국민의힘은 탄핵안 가결 책임을 두고 혼란을 거듭하는 모습이다. 한동훈 대표는 오는 16일 기자회견을 열고 향후 거취를 표명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15일 오전 국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 정상화가 시급하다"며 "국정 정상화를 위한 초당적 협력체, 국회·정부가 함께하는 '국정안정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이 대표는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내수 부족, 정부 재정역할 축소에 따른 소비 침체"라며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주문했다. 또한 "부당한 명령을 거부한 지휘관 덕분에 내란 사태를 막을 수 있었다"며 계엄에 적극 가담하지 않은 하급 지휘관·병사에 대한 포상도 주장했다.
이 대표가 탄핵안이 가결된 지 하루 만에 국정 안정과 민생회복을 위한 추경 편성 등에 나선 것은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로서 수권 능력을 보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전날(14일) 윤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내년 상반기 안에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은 높아진 상황이다.
한 권한대행은 이 대표의 제안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거대의석을 가진 민주당의 도움 없이 정국 안정이 힘든 만큼 야당과 적극 협력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우원식 국회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현 상황의 조속한 수습과 안정된 국정운영을 제 긴 공직생활의 마지막 소임이라 생각하고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 의장은 "국회와 정부가 국정협의체를 구성하고 조속히 가동시키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며 "민주적인 국정 운영이 될 수 있게 한 권한대행도 각별히 힘을 모으자고 해주면 고맙겠다"고 밝혔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서 두 사람은 향후 국정협의체를 통해 주요 국정 현안의 세부 의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여당의 협의체 참여 촉구와 한 권한대행의 쟁점 법안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대해서도 함께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우원식 국회의장(왼쪽)이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를 접견하고 있다. 2024.12.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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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인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속도전에 불쾌한 심기를 감추지 못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국정안정협의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소추 이후 민주당이 여당이 된 것처럼, 국정운영 책임자가 된 것처럼 행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권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여전히 여당"이라며 "헌법 규정에 의해 대통령 권한대행이 임명됐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처럼 당정 협의를 통해 여당으로서 책임 있는 정치를 끝까지 하려 한다"고 했다. 사실상 이 대표의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당 내부에서는 탄핵 후폭풍도 계속되고 있다. 당장 지도 체제를 둘러싼 갈등이 예상된다.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이 사의를 표명해 '한동훈 체제'는 붕괴를 앞두고 있다. 선출직 최고위원 중 4명만 사퇴해도 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된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 5명이 사퇴했고 당헌·당규상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수밖에 없어서 한 대표께서 깊이 숙고하고 계시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비대위원장 임명권은 당대표에게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 당헌·당규 해석은 필요하지 않은 것 같다"며 "당 대표의 거취를 보고 규정 해석을 해도 늦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반면 친한(친한동훈)계는 최고위원 사퇴에도 비대위원장 임명권은 한 대표에게 있다는 입장이다. 신지호 당 전략기획부총장은 "탄핵도 하지 말자면 계엄 전으로 돌아가자는 얘긴가"라며 친윤계의 비판에 반발했다.
친윤석열계를 중심으로 의원들은 '지도부 총사퇴'를 의결하며 한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용병 불가론'(나경원) '민주당 세작'(홍준표) '몰염치·찌질함'(김태흠) 등 한 대표를 향한 극단적 표현도 쏟아졌다.
한 대표는 조만간 자신의 거취에 관해 직접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당초 한 대표가 이날 오후 4시쯤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 것이라는 소식이 알려졌지만 오는 16일 오전으로 일정이 확정 공지됐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기자회견 일정에 대해 "일단 (사퇴로) 결론이 다 났는데 조금 (퇴진 과정을) 다듬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기자회견을 계획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한 대표 기자회견 내용에 관해서는 권 원내대표와 사전 교감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한 대표가 사의를 표하면 국민의힘은 조속히 비대위 체제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권 원내대표는 16일 오후 비상의원총회를 소집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권 원내대표, 박수민 원내대변인. 2024.12.15/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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