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자유살롱]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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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령 펀치, 한국 경제 '녹다운' 된다?
박예린 기자 : 지금 정치적으로 굉장히 불확실한 게 많은 상황인데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장 우려해야 될 점은 뭐라고 보시나요?
주원 실장 : 한국 경제가 올해는 계속 내리막길이었다. 그런데 지금 정치적인 불확실성 그리고 11월에 트럼프가 당선이 되면서 대외 환경이 어떻게 될지 모르고 침체가 되는 국면으로 한국 경제가 그로기 상태인데 여기에 펀치를 두 방을 맞는 거죠. 그렇게 되면 K.O.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탄핵 쇼크' 내년 한국 경제 더 암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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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 실장 : 과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 수출은 반도체가 호황 사이클로 넘어가면서 상당히 좋았습니다. 월 수출 증가율이 30% 이상씩 나오고 했었거든요. 오히려 수출은 타격이 없었어요. 근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아마 2016년 12월부터 2017년 3월까지였거든요. 3개월 정도 국회에서 탄핵소추가 결의가 되고 헌재에서 판결이 나올 때까지 직무 정지 기간이었는데, 2017년 1월이 트럼프가 취임한 해, 그때였어요.
박예린 기자 : 지금이랑 상황이 아주 비슷하지는 않지만 유사한 면이 있네요.
주원 실장 : 트럼프가 취임을 했지만 수출 산업 경기 자체가 좋았기 때문에 수출이 어느 정도 한국 경제를 받쳐줬던, 그리고 투자 쪽도 나쁘진 않았습니다. 오히려 수출이 잘 되니까. 설비 투자도 잘 됐고 유일하게 정치 불확실성으로 타격을 받았던 게 소비인데 소비 증가율이 갑자기 확 떨어졌어요. 그때를 전후로. 소비자 심리지수가 기준치 밑으로 갑자기 확 떨어지는.
소비는 이번에도 분명히 타격을 받을 것 같고, 지금 분위기가 또 그렇잖아요. 왜 소비자 심리지수, 심리가 나빠지면 소비까지 이어질까라는 질문이 나올 수 있는데, 소비자 심리지수가 떨어진다는 얘기는 개인들이 보기엔 미래를 불확실하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한국 사회가 어지러워지면서 직업을 잃을 수도 있다, 지금 받는 임금보다 못 받을 수 있다, 이런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이어지고 미래를 위해서 현재 소비를 줄이게 되는 거죠. 경제 지표들을 몇 달 후에 확인할 수 있지만 소비 지표만큼은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와 같이 나오지 않을까? 그렇게 우려가 됩니다.
한국 수출 상황은?
주원 실장 : 수출 증가율이 11월 수출 통계까지는 나와 있거든요. 11월 수출 증가율이 전년 동월 대비 1%대 정도인데 증가율로 보면 올해 7월을 꼭대기로 해서 8월, 9월, 10월, 11월 계속 떨어지고 있습니다. 1%대 증가율이라는 건 사실 거의 제로 성장이죠. 그런데 우리 수출의 품목별 비중을 보면 반도체가 한 20%를 차지하고 있는데, 반도체를 뺀 나머지 수출로만 수출 증가율을 계산하면 11월이 마이너스 5%가 나옵니다.
박예린 기자 : 그나마 반도체가 뒷받침하고 있었다.
주원 실장 : 그렇죠. 반도체가 효자였는데 반도체 최근 디램 가격이 계속 떨어지고 있죠. 보통 반도체 가격 사이클은 한번 떨어지면 계속 떨어지는 경향이 있고, 이 말은 반도체가 지금까지는 한국 수출을 끌었지만 앞으로는 한국 수출을 끌어내리는 역할. 그렇다면 내년 상반기쯤 언젠가는 전체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 가능성, 수출 경기가 그동안의 회복 국면을 호황 국면으로 넘기지 못하고 침체국면으로 내려가는. 앞에서 말씀드렸던 내수도 안 좋은데 거기다 수출이 언제 꺾일지 모르지만 거의 꺾이는 게 기정사실화되는, 내수와 수출이라는 성장 동력이 모두. 성장 엔진이 꺼지면 비행기는 추락하는 거죠.
미중 갈등 속 반도체 시장 향방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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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린 기자 : 반도체라는 항목이 미국과 중국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지 않습니까? 지금 상황이 굉장히 불확실하게 돌아가고 있는데, 글로벌 정세도 앞으로 어떻게 될 거라고 보세요?
주원 실장 : 자동차 수출 같은 경우는 부품까지 하면 미국 시장으로 가는 게 거의 절반 정도 되는 것 같아요, 40% 넘게 되니까. 반도체 수출은 미국으로 가는 게 몇 % 안 돼요. 비중이 한 자릿수입니다. 대부분 중국으로 가요. 또 중국으로 가는 금액의 절반은 홍콩으로 갑니다. 홍콩이 반도체를 이용해서 뭔가를 만드는 제조업이 있을까요? 없겠죠. 그러면 홍콩을 거쳐서 다른 나라로 환적하는. 굳이 반도체를? 결국은 홍콩으로 가는 것도 중국으로 간다고 보시면 되거든요.
두 나라의 비중을 살펴보면 반도체 수출의 50%에서 60%는 중국으로 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즉 중국 경제 상황이 우리나라 반도체 경기와 맞물려 있고 미국의 우리나라 반도체가 시장률이 높다는 건 미국 공장 얘기. 수출만 딱 놓고 보면 중국 경제가 상당히 중요하고, 그런데 중국으로 흘러가는 우리 반도체가 중국 기업만 사용하는 건 아닐 거예요. 중국의 글로벌 IT 기업들이 많잖아요. 그런 거는 중국 시장의 영향보다는 전 세계 시장의 영향을 받을 거고, 그런데 전 세계 경제 상황은 미국과 중국 간의 갈등 여부에 달려있는 거죠.
그렇다면 지금 트럼프노믹스의 첫 번째 전략은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 인상. 지금 중국산 제품이 미국으로 들어가면 수입 관세율이 19% 정도 된다고 해요. 다른 나라 제품들은 3~4% 정도 된다는데, 이미 트럼프 때 많이 올려놓은 거죠. 그거를 60%에서 100%까지 때리겠다는 것 아닙니까. 그렇다면 우리 반도체 산업에는, 미국에서 만드는 미국 내수용 반도체는 상관이 없는데 중국으로 가는 반도체 수출이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죠.
트럼프발 관세 리스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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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린 기자 : 요즘 상황이 딱히 녹록지만은 않은데 사실 또 하나의 관건은 이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다는 거 아닐까요?
주원 실장 : 네. 트럼프 1기 때 전략 중 통상, 관세 인상 파트만 보면 크게 두 가지였거든요. 하나는 중국산 제품에 대해서 관세율을 올렸던 것, 그리고 품목 관세가 있습니다. 국적에 상관없이 이 품목에 해당되는 거는 미국으로 들어오면 관세를 올린다. 그게 철강, 알루미늄 등이었거든요. 철강은 우리도 많이 수출했었는데 한미 FTA 재협상을 통해서 면제 조치를 받았어요. EU는 면제 조치를 못 받고. 이번에도 똑같은 현상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고 중국에 대한 관세는 60%에서 100%,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두 번째 품목 관세는, 철강은 지금 크게 문제가 없을 것 같은 생각이 들어요. 지금 미국으로 가는 우리 철강 수출은 쿼터제이기 때문에 물량 아래로 수출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은데, 일부에서 나오는 얘기는 아직 확인할 수는 없지만, 자동차에 대한 수출에 대해서 품목 관세를 올리지 않을까?
마지막으로, 보편관세라는 게 있습니다. 품목이고 나라고 상관없이 무조건 미국으로 들어오는 거에 대해서 다 10%씩. 보편관세는 학자들에 따라서 좀 의견이 갈려요. 품목관세는 무역확장법 232조라는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고 중국에 대한 관세 인상은 슈퍼 301조라는 법적 근거를 가지고 있는데, 보편관세는 그런 게 없습니다. 그래서 가능할까. 근데 트럼프는 자기가 내뱉은 말은 무조건 실행을 합니다. 그래서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1,430원대' 환율... 언제까지 계속될까?
박예린 기자 : 저희가 비상계엄을 겪고 나서 환율이 1,440원대까지 육박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런 고환율이 뉴노멀이 될 것이라는 시각도 있는데, 어떻게 보실까요?
주원 실장 : 우리가 2~3년 정도 1,300원대 후반 1,400원 들락날락하면서 상당히 익숙한 환율이 됐는데, 트럼프 1기 취임 이전 2~3개월, 취임 이후 2~3개월 정도는 강달러였어요. 근데 트럼프는 알다시피 저금리, 약달러를 선호하거든요. 그래야 미국 기업들 수출이 잘 되니까. 그럼에도 강달러였다는 건 트럼프의 불확실성이 너무 컸다. 지금도 그런 상황이라면 그게 똑같이 영향을 미치는 거고.
두 번째는 국내 정치적인 불확실성이 최근 고환율의 한 가지 원인이 되는 것 같은데, 골드만삭스나 JP모건 등의 기관들이 내년 분기별 환율 예상치를 시시각각 내놓고 있거든요. 그 평균치를 내보면 내년 상반기까지는 1,400원 초반 정도, 그리고 내년 하반기에는 1,300원대 후반 정도를 예상하고 있어요. 환율은 아무래도 연준이 금리를 내리는 방향이다 보니까 좀 내려갈 것 같은 생각은 드는데, 만약 우리 한국 경제가 흔들린다면 환율은 금리 등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하지만 결국 양국의 경제가 얼마나 건실한가. 경제가 건실한 나라가 만약 미국이면 강달러고, 미국보다 한국이 더 건실하면 환율은 내려가게 돼 있거든요. 결국 경제 펀더멘털에 근거한다고 보면 내년까지는 계속 고환율이 될 것 같고.
뉴노멀이라는 질문은 저는 개인적으로 좀 동의하기는 어려워요. 최근에 우리가 익숙해서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과거 몇십 년의 평균치 환율을 보면 1,050원에서 1,250원 사이에 거의 99% 이상이 몰려 있거든요. 그래서 언젠가는, 그게 내년이 아닐 수는 있지만, 환율은 그 정상적인 환율 밴드 안쪽으로 내려가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박예린 기자 : 어쨌든 지금 당장은 고환율이 지속되고 있는데, 이게 우리 경제, 중소기업이든 제조업체든 주는 영향은 좀 클 것 같은데, 어떨까요?
주원 실장 : 일단 수출 기업들은 좋아요. 꼭 가격 경쟁력 때문에 물건이 잘 팔린다기보다는 수출 대금을 받아서 회계 처리를 할 때는 원화로 환산하니 확 올라갑니다. 그래서 지금 조선업 같은 경우 상당히 좋습니다.
문제는 환율이 오를 때 원자재 수입 가격이 올라가잖아요. 그런 기업들은 많이 어려울 것 같은데, 원자재 가격 환율 때문에 수입 물가가 올라가고 기업의 생산자 물가가 올라가고 소비자 물가로 전이되는데 이게 상당히 클 것 같지만, 실제로 생산자 물가는 소비자 물가로 넘어가는 과정에 비중은 많이 축소가 됩니다. 그래서 일부에서 얘기하는 환율 때문에 우리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올라갈 수 있다는 거는 약간 과장된 측면이 있고. 기업의 생산 비용을 보면 수입 원자재 가격도 중요하지만 마케팅 비용이라든가 국내에서 생산하는 비용 등 더 큰 비용들이 많아요. 그리고 제가 내년 한국 경제 별로 안 좋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러면 물가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저런 여건들을 고려하면 환율 때문에 내년에 소비자물가가 크게 영향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
2025년 금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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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린 기자 : 얼마 전 한은이 기준금리를 내리긴 했습니다만 내년에는 어떻게 될까요?
주원 실장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성향을 보면 미국 연준이 기존 정책금리 5.5%에서 9월 FOMC에서 5%로 확 내렸잖아요. 빅컷을 했잖아요. 근데 사실 그 이전에 대부분의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 금리를 다 내렸었어요. 우리만 연준이 내리니까 내렸잖아요.
박예린 기자 : 직접 보고 내린 거죠.
주원 실장 : 그러면 이 행태는 내년에도 지속이 될 것 같고, 연준이 어떻게 하느냐가 제일 중요한데, 제가 아까 내년에 미국이 금리를 내릴 거라고 얘기를 했는데 내리는 방향은 맞아요. 트럼프도 저금리를 좋아하고. 그런데 파월 연준 의장과 트럼프와 사이가 안 좋죠. 그리고 파월은 이번 임기가 마지막이거든요. 그러니까 트럼프 눈치를 안 볼 가능성이 있어요.
그런데 지금 트럼프노믹스의 재정이라든가 관세 쪽을 보면 트럼프 1기 때도 그렇지만 재정 적자 규모가 커집니다. 트럼프 때는 왜냐하면 감세, 세금을 덜 걷으니까 당연히 적자 규모가 커지고 그 말은 국채를 발행해야 되고 시중에 유동성이 증가한다는 거죠. 또 하나는 관세 인상의 폭이 너무 크잖아요. 1월은 수입 물가를 자극할 수 있습니다. 달러 유동성도 많아지고 관세 인상 폭도 크다면 미국 소비자 물가가 불안해질 수 있겠죠. 올라갈 수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파월이 트럼프 생각대로 움직이긴 싫고, 물론 연준 FOMC는 파월 포함해서 12명이니까 파월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게 12분의 1이지만 연준 총재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단 말이죠. 파월이 만약 '물가가 너무 불안합니다. 금리 내리는 거 우리 좀 생각해 보고요. 금리를 올릴까요?' 이럴 수도 있단 말이에요. 그러면 우리 한국은행은 못 내립니다. 만약 연준이 그런 시나리오로 간다면.
그래서 한 3~4달 전에 연준의 정책 금리, 지금 5.5에서 4.75까지 갔잖아요. 3~4달 전에는 시장에서 내년 말에 3%까지 예상을 했었어요. 근데 지금 시장의 분위기를 보면 3.5에서 4로 내년 연말 정책 금리 예상치가 많이 높아졌습니다. 그런 걸 볼 때 우리 한국은행이 빨리 금리를 못 내릴 거다 그렇게 생각이 됩니다.
2025년 한국 경제 성장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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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예린 기자 : 더 신중할 것 같다, 이렇게 보이는데요. 결국 내년의 경제성장률 어떻게 될 건가가 가장 궁금한데 전망치는 어떻게 보시나요?
주원 실장 : 연구원에서 1.7% 내년 봤고요. 올해는 아직 확정은 안 됐지만 2.1% 정도 보고 있습니다. 내년 경제 성장률은 지금 한국은행이 1.9%로 먼저 1%대를 끊었죠. 그리고 최근 골드만삭스가 1.8%, 저희가 1.7%인데, 1%대 성장률이라는 것은 즉 2% 미만의 성장률이잖아요. 1960년 통계 작성한 이후로 2% 미만 성장률이 나왔던 건 딱 5번밖에 없습니다. 외환위기, 금융위기, 코로나 위기. 그런데 내년이 여섯 번째.
1%대 성장률은 상당히 저성장인 거죠. 어려운 상황이 아마 지속이 될 것 같은데, 이 1.7%에는 최근의 정치 불확실성은 반영이 안 된 겁니다. 만약 반영이 부정적으로 된다면 1.7%가 내년 성장률 전망치 맥시멈이 되는 거죠.
박예린 기자 : 더 하향 조정될 수 있다.
주원 실장 :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 탄핵 때는 탄핵되기 전 해와 탄핵됐던 해를 비교하면 경제성장률이 올랐거든요. 소비는 내려갔는데
박예린 기자 : 내수가 줄었는데도요?
주원 실장 : 왜냐하면 수출 때문에 그래요.
박예린 기자 : 아, 수출이 워낙 좋았어서.
주원 실장 : 근데 이번에는 수출이 꺾일 것 같다 그랬잖아요.
박예린 기자 : 내수도 안 좋고 수출도 안 좋고.
주원 실장 : 내수는 그때와 비슷한데 그때보다 나쁜 거는 수출마저 꺾일 가능성, 그러면 성장률은 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있죠.
박예린 기자 : 일각에서는 이제 디플레이션 국면이다, 이렇게도 말하던데 이렇게까지 봐야 될까요?
주원 실장 : 디플레이션은 일단 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가 나와야 돼요. 안 나오잖아요. 디플레이션은 아니고 저성장이라고 보시면 돼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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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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