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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5 (일)

트럼프는 자율주행 띄운다는데… GM은 중단, 현대차는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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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자율주행 자동차 개발이 잇따라 좌초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내년 집권 후 규제를 풀고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는데, 완성차 업체의 사업 축소와 포기로 테슬라 등 일부 회사가 과실을 독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최근 완전자율주행 자회사인 크루즈의 로보택시 개발 사업에 대한 추가 투자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성공 여부가 불투명한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에서 손을 떼는 대신 기존에 판매 중인 내연기관차, 전기차에 적용하는 주행 보조 시스템의 성능을 높이는 데 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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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 자율주행 자회사 크루즈의 로보택시. /G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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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은 지난 2016년 10억달러(약 1조4300억원)를 들여 크루즈를 인수했다. GM이 크루즈에 투자한 돈은 올해만 20억달러에 이르고 인수 이후 지금껏 투자 총액은 100억달러를 넘어선다. 유럽, 남아공, 인도 등 글로벌 사업장에서 대부분 철수한 후 축적한 자금을 미래 기술에 투자해 전기차와 완전자율주행차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는 게 GM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크루즈의 완전자율주행차 개발 사업은 기대만큼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구글 웨이모에 이어 미국 시장에서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줄곧 적자가 누적되며 2016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80억달러의 손실을 봤다. 최근 로보택스가 운행 중 잇따라 인명 사고를 내면서 현재는 시범 운행조차 중단한 상태다.

포드와 폭스바겐도 지난 2017년 각각 10억달러, 26억달러를 자율주행 스타트업인 아르고AI에 투자했지만, 제대로 실적을 내지 못한 채 2022년 추가 투자를 중단했다. 당시 존 라울러 포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완전자율주행차의 상용화는 아직 멀었다는 게 분명해졌다. 우리는 이 기술을 직접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완전자율주행차 개발에서 한발 물러선 상황이다. 현대차는 지난 2020년 미국의 스타트업 앱티브와 자율주행 합작법인 모셔널을 설립했는데, 이 회사는 올해 5월 자율주행차의 상용화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고 직원 일부를 해고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섰다. 모셔널은 현대차의 아이오닉5를 활용해 로보택시 사업을 추진했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고 4년간 약 2조3000억원의 누적 손실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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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셔널의 기술이 적용된 현대차 아이오닉 5 로보택시. /현대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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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는 내년부터 완전자율주행차 기술에 대한 지원이 강화될 전망이다. 블룸버그는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이 완전자율주행차를 위한 정책을 교통부의 우선 순위에 둘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미국 교통 당국은 현재 자동차 제조사가 1년에 배치할 수 있는 완전자율주행 시범 차량을 연간 2500대로 제한하고 있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이 규제도 풀릴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대형 완성차 제조사들이 잇따라 사업을 포기하거나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미국의 규제 완화 혜택이 테슬라와 구글 등 일부 업체로 쏠릴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테슬라는 현재 개발 중인 자율주행 로보택시인 ‘사이버캡’을 내년이나 늦어도 2027년에 양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가격도 3만달러 수준으로 책정한 상태다. 테슬라는 자체 개발한 완전자율주행 소프트웨어인 FSD(Full Self Driving)를 내년부터 유럽과 중국 등에서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FSD를 탑재한 테슬라 차량의 누적 주행 거리는 20억㎞를 넘어, 경쟁사에 비해 많은 주행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자율주행 자회사인 웨이모는 현재 완전자율주행차 분야에서 가장 앞서간다는 평가를 받는 곳이다. 웨이모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와 로스앤젤레스(LA), 피닉스 등 주요 도시에서 시범 차량을 운행 중이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웨이모가 경쟁사들과의 기술 격차를 크게 벌렸으며, 앞으로 성장세가 더욱 빨리질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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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심을 달리는 웨이모의 완전자율주행 시범 차량.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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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지난달 웨이모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한 바 있다. 웨이모의 6세대 완전자율주행 기술인 ‘웨이모 드라이버’를 아이오닉5에 적용해 로보택시 서비스에 투입하기로 한 것이다. 웨이모에 공급될 아이오닉5는 내년부터 현대차의 미국 전기차 공장인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모셔널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선 현대차가 완전자율주행 기술을 자체 개발하는 대신 웨이모와의 합작에 주력하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한 것이 아닌지 업계에서 의견이 분분하다”고 말했다.

진상훈 기자(caesar8199@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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