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00원 넘어 수입물가·내수침체 '비상'
美 트럼프 행정부 보편관세에 韓수출 전망도 흐림
내년도 韓 GDP 성장률 1%대로 하향 조정 가능성↑
주요 외신 "GDP 하락 대가…국민이 할부로 갚아야"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우원식 국회의장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9회국회(임시회) 제4차 본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상정하고 있다. 2024.12.14. xconfind@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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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시스]김동현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한국 경제가 시계제로 상태에 빠졌다. 원·달러 환율은 고공행진 중이고 미국의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따른 통상 환경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내년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잠재성장률 수준을 밑도는 1%대 수준에 머무를 것이라고 관측한다. 성장률을 높일 수 있는 요인보다 하방 위험이 많다는 것인데 계엄·탄핵 사태가 반영되지 않은 전망이라 더 문제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와 비교해도 현 상황이 좋지 않다. 2016년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됐을 때는 반도체가 호황기에 힘입어 3%대 안팎의 성장률을 유지했지만 이번 탄핵 정국이 한국 경제에 미칠 충격파는 과거보다 더 클 수 있다.
수출, 소비, 투자 등 국내 경기를 좌우하는 주요 지표들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인구감소와 고령화 시대로의 진입, 기업의 산업경쟁력 약화 등으로 인해 장기 침체기에 접어들 수 있다는 비관적 관측도 나온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3일 서울의 한 환전소에 환율 정보가 나타나있다. 원달러 환율이 뛰면서 우리나라 수입 제품의 전반적 가격 수준(원화 환산 기준)이 1.1% 올랐다. 수입물가지수는 지난 10월(2.1%)에 이어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2024.12.13. jhope@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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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 1450원 육박…수입물가·내수침체 '비상'
12·3 계엄 사태 이후 한국 경제 곳곳에서는 적신호가 켜지고 있는 중이다. 1400원을 돌파한 원·달러 환율이 대표적이다. 과거 환율이 1400원을 넘어서면 외환당국이 비상사태로 인식했는데 최근엔 심리적 마지노선이 1450원대까지 밀렸다.
환율이 1500원 선까지 치솟으면 외환당국이 외환보유액을 이용해 시장에 개입할 수 있다. 이 경우엔 외환보유액 감소로 인한 해외 투기 자본의 공격 등이 현실화될 수 있어 경제는 더욱 혼란한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입 물가 급등은 3~4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수입물가상승→국내 소비자물가 상승→서민경제 악화→내수침체' 등으로 이어지며 내수 경기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한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수출은 1년 전보다 4.6% 증가한 575억2000만 달러(79조900억원)를 집계됐다. 이는 13개월 연속 플러스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며, 10월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이날 부산 남구 신선대(사진 아래) 및 감만 부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다. 2024.11.01. yulnetphoto@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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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트럼프 행정부 보편관세에 韓수출 전망도 흐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내년도 취임하며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 미국의 자국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면 고환율·고물가·고금리의 새로운 3고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우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수출이 가장 큰 문제다. 11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우리나라 수출은 1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수출 증가율은 지난 7월 13.5%로 고점을 찍은 뒤 8월 11.0%, 9월 7.5%, 10월 4.6%, 11월 1.4%로 감소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자회사인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최근 한국의 수출 데이터는 성장을 위해 수출에 의존하는 것이 위험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한국의 수출은 모멘텀을 잃고 있고 반도체 사이클의 변동성은 위험 요소"라고 평했다.
[서울=뉴시스] 지난달 28일 한은은 경제 전망을 통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내후년 전망치로는 1.8%를 제시하며 저성장을 예고했다. 다만 한국은행은 내수의 완만한 회복세로 내년 근원물가가 2%를 소폭 밑도는 수준까지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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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외 전망기관 내년 韓 성장률 줄줄이 하향…탄핵쇼크에 추가 하락 가능성
탄핵 사태로 인해 내년 GDP 성장률도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년 주요국의 정책 변화로 인한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져 수출이 부진하고 탄핵 정국으로 인한 소비심리도 위축되며 저성장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관측이다.
대부분의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내년도 한국 경제성잘률을 올해보다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미국의 보편관세 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고 내수 부진이 장기화되면서 1%대 경제 성장률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또 UBS는 2.1%→1.9%로, 노무라는 1.9%→1.7%로, JP모건은 1.8%→1.7% 등으로 전망치를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계엄령 사태 이후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1.8%로 유지하지만 리스크는 하방으로 치우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 IB가 발표한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 전망에 탄핵으로 인한 경제 영향 등은 고려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내년초 발표되는 보고서를 통해 정치적 혼란이 경제성장률에 미치는 영향 등을 담으며 조정에 나설 수 있다는 예상이다.
[서울=뉴시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마리 디론 국제신용평가사 Moody's 국가신용등급 글로벌 총괄과 화상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기획재정부 제공) 2024.12.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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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외신 "GDP 하락 대가…국민이 할부로 갚아야"
주요 외신들은 탄핵 정국으로 인한 한국 경제 충격이 예상보다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졌지만 국가 시스템은 종전과 다름없이 정상 운영되고 있는 만큼 조기 수습도 가능하다는 의견도 들린다.
국제 정치·사회 매거진 더 디플로맷은 10일(현지시각) '한국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지연에 따른 경제적 비용' 제하 기사에서 불안정성 장기화에 대한 우려를 내놨다.
국내에선 기재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12월호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을 경기 위험 요인으로 보고 '내수 회복 조짐'이란 표현을 7개월 만에 삭제했다. 대신 '하방 위험 증가 우려'라는 표현을 새롭게 사용했다.
반대 의견도 나오고 있다.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게 맞지만 상황이 불확실하고, 포괄적으로 얘기해 (우리 경제에 미치는 여파가) 제한적이고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탄핵 사태로 인한 혼란이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입장을 견지하며 여·야·정 경제협의체에 정부가 적극 참여해 경제 문제에 대응한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12일 서울 영등포구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촛불집회 참가자들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고 있다. 2024.12.12. photocdj@newsi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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