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서 20만 명 집결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투표소추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이 저 멀리서 들려오는 동시에 앉아있던 사람들까지 모두 뛰어올랐다. 사람들은 함께 온 가족과 지인과 얼싸안기도 하고 서로 처음 보는 사람과도 손을 잡고 돌며 기쁨을 나눴다. 해가 저물어가는 때, 기쁨에 뛰어오르는 사람들이 쥔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응원봉은 마치 불꽃놀이처럼 빛났다.
14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가결을 촉구하는 인파로 가득 찼다. 군중은 9호선 국회의사당역을 중심으로 모여들었고, 그 행렬은 지하철 여의도역 인근까지 이어질 정도로 끊임없이 불어났다.
2시부터 간헐적으로 여의도역 및 국회의사당역 무정차 통행을 이어간 지하철은 3시부터는 본격적으로 멈추지 않았다. 또 여의도역을 시작으로 산업은행과 KBS 앞부터 이어진 이동통신이 먹통이 되며 몰려든 인파 규모를 증명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특히 눈에 띄는 점은 2030대 여성 참가자들과 응원봉이나 깃발을 흔들며 흥겨운 분위기가 연출됐다는 것이다. 아이돌 그룹 샤이니의 응원봉을 가져온 커플 이은나(35)·강한울(33)씨는 응원봉을 연신 흔들며 탄핵을 촉구하던 중 기자가 어떤 응원봉이냐 묻는 말에 웃음을 터뜨렸다.
이씨는 "10년 전 샤이니를 좋아하던 때 산 것인데, 남자친구는 내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번에 샀다"며 "더는 샤이니를 좋아하지 않아도 기왕 가지고 있는 것 활용하는 게 좋지 않을까하는 생각했다"고 말했다.
10대 소녀들도 집회에서 목소리를 더했다. 학교 친구들과 함께 참여한 고등학생 이서연(18)씨는 아이돌 그룹 아이브 응원봉을 흔들며 탄핵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는 "투표권은 없지만 다음 대통령 시기에 나는 대학생이 될 것"이라며 "우리의 미래를 위해 경기도 의왕에서 여기까지 왔다"고 설명했다. 이씨와 이씨의 친구들은 서로 다른 아이돌 응원봉을 가지고 있었다.
이날 광화문에서 열린 탄핵 저지 집회의 찬송가 대신 가요가 계속 이어지는 여의도 탄핵 지지 집회의 분위기는 흥겹고 즐거웠다. 사람들은 달리 가사가 보이는 화면 없이도 노래를 따라부르고 때로는 자유롭게 개사했다. 사람들이 들고 흔드는 응원봉은 아이돌 봉부터 아이스크림 컵에 전구를 채운 것과 경광봉까지 망라 했다.
깃발 또한 그랬다. 여러 노동단체와 시민단체에서 나온 깃발보다 개개인이 만든 유머러스한 깃발이 눈에 띄었다.
'푸바오 한국 송환 추진위원회' 깃발을 든 플로(닉네임)씨는 "깃발은 혼자 만든 것"이라며 "이전 집회를 살펴보니 사람들이 깃발을 잔뜩 들었는데 왠지 나도 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무지개색이 눈에 띄는 '성소수자 차별금지법 제정 촉구'와 '장애인 이동권 확보 투쟁' 두 깃발을 든 사람들도 있었다. 두 깃발을 작게 만들어 휠체어에 꽂은 휠체어 사용자인 장한나(46)씨는 "여기까지 오는 데에 어려움은 없었다"며 "오히려 배려받았고, 내 휠체어에 꽂힌 깃발을 불편하게 여기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탄핵 가결을 통해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논의가 촉발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집회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는 것과 함께 평화롭게 해산됐다. 경찰추산 집회 참가자 수는 20만 명이다. 광화문 탄핵 저지 집회 참가자는 3만 명이었다.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