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10일까지 12월 일평균 주담대 증가액 8월 대비 '15분의 1'
5대 은행, 월별 영업일 하루 평균 주택담보대출 증가액/그래픽=윤선정 |
금리 인하에도 높은 대출 문턱에 대형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증가폭이 더 둔화했다. 이달 들어 하루 평균 주담대 증가액은 전달 대비 '반토막' 났고 역대급 증가폭을 기록했던 8월 대비로는 '1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다만 은행권 내년초 주담대 시장 공략을 위해 이미 준비에 나서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2일 기준 주담대 잔액은 577조2331억원으로 지난달 말(576조9937억원) 대비 2394억원 늘었다. 일평균(영업일 기준) 증가액으로 환산하면 이달 들어 하루에 약 266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지난달의 일평균(631억원)과 견주면 절반도 안 되는 증가 흐름이다.
주담대가 폭증했던 지난 8월 일평균 증가액(4244억원)과 비교하면 넉 달 만에 '15분의 1(약 6.7%)' 수준으로 급감했다. 8월은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가 9월부터 시작하면서 '영끌족'이 몰렸던 달이다. 당시 주담대 잔액이 한 달 동안 8조9115억원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기준금리를 '깜짝' 0.25%P(포인트) 인하하면서 대출금리가 내렸지만 대출은 더 줄었다. 5대 은행의 이날 고정형(5년 변동) 주담대 금리는 3.34~5.76%로 지난달 말보다 상·하단이 모두 0.20%P 낮아졌다. 다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을 강하게 옥죄기 직전인 7월 초(2.94~5.76%)와 비교하면 여전히 하단이 0.40%P 더 높다.
연말 총량 관리를 위해 비대면 창구를 닫거나 갈아타기 취급을 중단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인 결과다. 5대 은행 중에 3곳(신한·우리·농협)이 현재 비대면 가계대출 전체 또는 일부 판매를 중단했다. 아울러 우리은행은 지난 4일부터 신용대출 우대금리를 폐지했고 하나은행은 지난 9일부터 대환대출(갈아타기)을 한시 중단하는 방식으로 관리를 강화했다.
일부에선 가계대출 총량 규제와 맞물려 주택시장 심리가 얼어붙은 것도 주담대 수요 감소의 이유라는 분석이 나온다. 더구나 최근 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으로 주택 정책 시행과 전망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9일까지) 수도권 아파트값이 보합(0.00%)으로 돌아섰다. 29주 연속 상승이 30주 만에 멈췄다.
다만 은행권은 내년 주담대 영업 준비에는 나서는 모양새다. 내년엔 대출총량이 초기화되기 때문에 더이상 문턱을 높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미 은행 창구에는 새해 대출을 받기 위한 문의가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지난 12일부터 비대면 가계대출 취급을 재개했는데 내년 1월 실행분에 한해서만 접수를 받고 있다. 우리은행도 오는 23일부터 비대면 대출을 재개할 것으로 보이는데 대출 실행까지 최소 1~2주 이상 소요되는 걸 감안하면 내년 영업을 시작하겠다는 의미다.
대출 수요도 꾸준하다. 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이동했을 뿐이라는 것이 은행권의 설명이다. 지난달 은행권 주담대가 1조5000억원 늘 때 2금융권에선 2조6000억원 급증하는 풍선효과가 있었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가계대출 총량이 '리셋'되면 2금융권으로 갔던 사람들의 대다수가 은행으로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월별·분기별 관리 방침이 거론되고 있어서 폭증하지 않는 수준으로 관리는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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