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하라”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송이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내일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요. 지금 이 혼란이 계속되면 더는 수습이 불가능할 것 같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 표결을 하루 앞둔 13일 저녁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참가한 직장인 박기현씨(35)는 이렇게 말했다. 그는 “어제 윤 대통령의 담화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 대통령은 바뀔 생각도 없고, 내려올 생각도 없어 보였다”며 “도저히 이해하기 어려운 지경”이라고 했다.
이날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은 다음날 오후 4시 국회에서 진행될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이 통과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안고 모였다고 했다. 지난 7일 탄핵안이 부결된 이후부터 서울 국회 앞에서는 매일 탄핵 촉구 집회가 열리고 있다.
취업준비생 권수진씨(23)는 “지금 행동하지 않으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오게 됐다”며 “윤석열을 탄핵하고 변화를 만들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주 토요일에도 집회에 나왔는데, 국민의힘 의원들이 투표에 참여하지 않고 나가는 걸 보고 정말 허탈했다”며 “국민의힘이 진정으로 국민들에게 힘이 돼주고 싶다면 탄핵을 찬성하길 바란다”고 했다.
어두워지기 전부터 국회의사당역 인근에는 사람들이 가득 들어찼다. 어린아이들과 손을 잡고 나온 부부, 딸과 함께 참가한 노모, 친구들과 함께 온 고등학생 등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이 모였다. 주최 측은 탄핵 표결을 하루 앞두고 전보다 사람들이 몰릴 것을 대비해 집회 장소 내 도로에 안전띠를 붙이거나 통행로에 서 있지 말라고 안내하는 등 질서유지에 신경 쓰는 모습을 보였다.
영국에 거주한다는 직장인 최신명씨(42)는 “어제 귀국했는데, 한국에 오면 집회에 가장 먼저 오고 싶었다”며 “계엄 소식을 듣고 걱정돼서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가장 먼저 연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일도 친구와 함께 집회에 참여할 것”이라며 “지난주가 기회였는데 이미 놓쳤지만, 내일이라도 탄핵이 돼서 제발 안정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집회 장소 주변에는 핫팩이나 방석, 커피 등을 나누는 부스들이 여럿 보였다. 전날에도 커피 1000인분 준비했다는 커피차 사장은 이날도 집회가 시작되기 전부터 미리 와서 시민들에게 커피를 무료로 나눠줬다.
무료 커피차가 13일 오후 서울 국회의사당역 앞에서 열린 촛불집회 참석자들에게 커피 나눔을 하고 있다. 김송이 기자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딸과 함께 집회에 참가한 박영숙씨(72)는 “추운 날씨에도 머리 하얀 내가 참석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내일은 반드시 탄핵이 가결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씨(39)는 “이번 사태에서 제일 위험하다고 생각된 건 자유가 침해당할 수 있음을 경험한 것”이라며 “일상을 보낼 때도 불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계엄이 해제됐지만,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다. 또 다른 계엄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계속 든다”라면서 “탄핵이 이 사태를 해결할 가장 안전한 방법 같다”고 했다.
참가자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하라” “내란공범 국민의힘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서울시의사회와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는 집회 참가자들을 위한 의료지원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국회 정문 앞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위 의료지원부스에서 내과의사 1명, 외과의사 1명 등 의료진이 상주하고, 의약품과 진료물품도 구비됐다. 또 이날 밤에는 가수 이승환이 탄핵촛불문화제 공연을 진행한다.
최서은 기자 cielo@kyunghyang.com, 김송이 기자 songyi@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계엄해제, 탄핵 순간 사라진 국회의원은 누구?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