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소방관' 곽경택 감독
동생 곽규택 의원 탄핵 표결 불참에
관람 보이콧 일자 입장 표명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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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전 세계에 창피를 준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탄핵을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영화 ‘소방관’(4일 개봉)을 연출한 곽경택 감독이 12일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 탄핵에 지지 뜻을 밝혔다.
그가 갑자기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한 것은 친동생인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지난 7일 대통령 탄핵 소추안 표결에 불참하면서 일각에서 ‘소방관’ 불매 운동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입장문에서 곽 감독은 “저의 가족 구성원 중 막내인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당론에 따라 탄핵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인해, 영화 ‘소방관’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서 “저 또한 단체로 투표조차 참여하지 않은 국회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분노했다”고 국민의힘 행태를 비판했다.
또 “대혼란을 초래한 대통령은 물러나는 게 맞다”면서 “국민들이 힘을 모아 잘 극복할 거라고 믿는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내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나 책으로 마음대로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밝혔다.
2001년 홍제동 화재 실화를 담은 ‘소방관’은 주연 배우 곽도원의 음주운전 등 악재로 완성된 지 4년 만에 개봉했다. 소방관의 헌신을 부각해 흥행 선두를 달리며 11일까지 누적 관객 101만명을 달성했다. 영화의 손익분기점은 250만명이다.
친동생의 탄핵 표결 불참으로 영화 불매 움직임이 일고 있는 데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로 분위기가 더욱 악화하자 곽 감독이 직접 수습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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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장문에서 그는 “많은 곡절과 사연이 있었다. 코로나19와 배우 음주, 개봉 전날 비상계엄까지”라면서 “12월 3일 밤을 생각하면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 천만 다행으로 영화 ‘소방관’이 많은 관객들로부터 사랑받고 있지만 여전히 그 불안감은 제 온몸을 감싸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다음은 입장문 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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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영화감독 곽경택입니다.
그리고 천만 다행히도 영화 〈소방관〉이 많은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그 불안감은 제 온몸을 감싸고 있습니다.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저와 같은 심정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저의 가족 구성원 중 막내인 곽규택 국민의 힘 의원이 당론에 따라 탄핵 투표에 불참한 것으로 인해, 영화 〈소방관〉까지 비난의 대상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저 또한 단체로 투표조차 참여하지 않았던 국회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분노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솔직히 저는 대한민국에 대혼란을 초래하고 전 세계에 창피를 준 대통령은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반드시 탄핵을 받는 것이 마땅합니다.
우리나라는 과거에도 정치적 혼돈의 시기를 모든 국민들이 힘을 모아 함께 슬기롭게 헤쳐 나왔고 2024년 말의 이 어려운 시기 또한 잘 극복할 거라고 믿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내가, 우리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영화나 책으로 마음대로 표현할 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간절히 기원해봅니다.
12월 12일(목) 감독 곽경택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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