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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 (목)

노골적 반중 감정 드러낸 尹…'국가 안보 위협 세력'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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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간첩 사건, 야당 반대로 제대로 처벌 못해" 주장…외교적 파장 우려

뉴스1

12일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4번째 대국민 담화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12/뉴스1 ⓒ News1 김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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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2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비상계엄의 선포 이유로 '반국가세력'을 재차 강조하면서 중국을 향한 노골적인 반중 감정을 드러냈다. 외교적 감각을 잃어버린 듯한 대통령의 발언이 자칫 한중관계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네 번째 담화를 발표했다.

이번 담화에서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을 선포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야당의 입법 탄핵 폭거'와 함께 '반국가세력'을 언급했다.

눈여겨볼 점은 윤 대통령이 그간 계엄 선포의 원인으로 줄곧 제시해 온 '반국가세력'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는 것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3일 밤 '긴급 대국민 특별 담화'에서 계엄을 선포하며 이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세력을 척결하기 위해"라고 밝혔고, 같은 날 포고령에서도 "자유대한민국 내부에 암약하고 있는 반국가세력의 대한민국 체제전복 위협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반국가세력'의 정의는 명확히 밝히지 않아 그 실존여부에 의문을 표하는 여론이 꾸준히 제기돼왔는데, 대통령은 이번 담화에서 그 실체를 북한과 중국의 간첩활동으로 규정했다.

우선 윤 대통령은 지난 6월 중국인 3명이 드론을 띄워 부산에 정박 중이던 미국 항공모함을 촬영하다 적발된 사건과 지난달 40대 중국인이 드론으로 국정원을 촬영하다 붙잡힌 사건을 언급하며 '외국인에 대한 간첩죄 처벌의 한계'를 지적했다.

또한 '북한의 선관위 해킹 의혹'을 이번 계엄에 대한 결정적인 정당화 논리로 내세웠다. 지난 4·10 총선에서 여당이 참패한 이유가 북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시스템 해킹·조작 때문이라는 일각의 이의제기를 차용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비상계엄이라는 엄중한 결단을 내리기까지 그동안 직접 차마 밝히지 못했던 더 심각한 일들이 많이 있었다"면서 "작년 하반기 선거관리위원회를 비롯한 헌법기관들과 정부 기관에 대해 북한의 해킹 공격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거관리위원회가 헌법기관임을 내세우며 (해킹 공격에 대한 선거 시스템 점검을) 완강히 거부"했기 때문에 "이번에 국방장관에게 선관위 전산시스템을 점검하도록 지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통령이 언급한 사건들은 아직 수사 중이거나 실체조차 명확히 파악되지 않은 사안이라는 점에서 현시점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특히, 아직 사법적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특정 피의자의 국가를 언급하며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반국가세력" 등의 표현은 외교적 차원에서도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령은 국가 안보와 경제를 위해 미국·일본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을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어갔는데, 이 과정에서 "중국산 태양광 시설들이 전국의 삼림을 파괴할 것"이라는 다소 뜬금없는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이는 태양광 발전 활성화 사업을 추진한 문재인 정부의 성과를 깎아내리기 위한 발언으로 보이는데, 계엄을 통해 이를 막아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은 태양광 발전 활성화 사업이 '국가적 위기'에 해당한다는, 다소 과장된 판단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선 '무조건 중국은 안된다'라는 무분별한 반중 감정에 기반을 둔 이러한 주장이 극우 유튜버들 사이에서 통용되는 논리라고 보고 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외교 전문가는 "국내 일각에 반중 여론이 상당하다는 점을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이 당국 차원에서 이에 반발하거나 반응을 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향후 한중 관계에서 당연히 부정적인 기류를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plusyo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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