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담화 내용, 사실상 내란 자백…탄핵 찬성해야”
친윤 “비상계엄 이유 소명한 것…탄핵은 배신”
선관위 “부정선거, 도저히 발생할 수 없는 일 ”
박찬대(앞줄 왼쪽 네 번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촉구 피케팅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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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12일 대국민 담화를 두고 야권은 ‘탄핵해야 한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여권 내에서는 ‘탄핵에 동참해야 한다’는 친한(친한동훈)계와 ‘탄핵은 안 된다’는 친윤(친윤석열)계 입장이 갈린 모습이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담화는 윤석열 대통령을 왜 즉각 직무에서 배제해야 하는지, 또 왜 집권을 중지해야 되는지를 너무나 명징하게 보여줬다”고 직격했다.
이 대표는 “대통령의 오늘 담화는 많은 국민들을 참담하게 만들었다”며 “내란 범죄 행위는 누구도 할 수 없는 것이고, 결코 통치 행위가 될 수도 없다. 통치는 법률의 범위 내에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극단적 망상에 사로잡힌 정신이상자나 할 법한 얘기를 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입만 열면 거짓말을 늘어놓는 정신이상자가 군 통수권을 쥐고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방치하는 행위는 국민에 대한 반역이다. 헌법에 따라 내란수괴 윤석열을 탄핵하는 게 가장 질서 있는 절차”라고 주장했다.
민주당 ‘12·3 윤석열 내란사태 특별대책위원장’인 김민석 수석최고위원도 “오늘 담화로 윤석열의 정신적 실체가 재확인됐다”며 “헌정 수호를 위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하고, 실패할 계엄을 기획했다는 발언은 극단적 망상의 표출이자 불법계엄 발동의 자백이며 대국민 선전포고”라고 지적했다.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오늘 오전에 있었던 내란 수괴 윤석열의 담화는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이자 내란범죄에 대한 증거 인멸 시도, 그러면서도 본인이 내란 범죄에 가담했다는 것을 자인하는 해괴한 담화였다”며 “14일 오후 5시 윤석열 탄핵을 위한 그 방침에 변함없이 일관되고 동요 없이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온갖 거짓말로 국민과 맞서 싸우려는 저급한 선동에 불과하다”며 “이번 담화로 내란수괴 윤석열에 대한 내란선동죄가 추가됐다. 윤석열의 사고 수준이 과대망상, 편집증 환자 수준이라는 것이 확인됐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권성동 원내대표 후보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 국민의힘 원내대표 선출 의원총회에서 악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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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에서는 친한계와 친윤계가 다른 목소리를 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자 친한계 의원들은 잇달아 ‘탄핵 찬성’ 의사를 표명했다.
한 대표는 “대통령이 조기 퇴진 의사가 없음이 확인된 이상 즉각적인 직무정지가 필요하다”며 “더 이상 대통령이 직을 수행할 수 없다. 우리 당은 당론으로서 탄핵에 찬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대표는 또 “(담화의) 내용은 지금의 상황을 반성하는 것이 아니라, 상황을 합리화하고 사실상 내란을 자백하는 취지의 내용이었다”며 “민주주의의 관점에서도 용납하지 못할 만한 대통령 담화가 나왔기 때문에 대통령의 직무를 조속히, 합법적으로 정지시키는 데 우리 당이 나서야 한다는 말씀을 당 대표로서 드린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날 친한계 진종오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14일 탄핵소추안 표결에서) 찬성표를 던지고자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진 의원은 그러면서 “저의 이런 결정은 단순한 정치적 계산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헌법 정신과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선출된 친윤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의 담화는) 본인이 비상계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한 소명서로 보였다”며 “지금은 당론이 (탄핵소추안) 부결”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 원내대표는 “의원 각자의 의견을 전달받아야 하지만 중요한 문제에 대해선 단일대오로 가야 할 필요가 있다”며 “모든 것은 의총을 열어서 총의를 모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친윤계 윤상현 의원도 “우리가 만든 대통령을 우리 스스로 탄핵하는 것은 비겁한 정치, 나 살자고 대통령을 먼저 던지는 배신의 정치”라며 탄핵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나경원 의원도 “대통령 담화에 대해서도 우리 모두 차분히 그 의미를 곱씹어보자”라며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서는 헌법과 법적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윤 대통령이 담화에서 언급한 4ㆍ10 총선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해 “도저히 발생할 수 없는 일”이라며 “오늘 윤 대통령이 언급한 내용은 이미 모두 개선된 내용”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선관위는 이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야3당 의원들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용을 밝혔다고 행안위 야당 간사 윤건영 의원이 말했다.
[이투데이/서이원 기자 (iwonseo96@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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