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불확실이라는 소용돌이치고 있어"
지난 2016년 12월19일 (현지시간) 시리아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알레포에서 민간인들이 철수하고 있다. 전날엔 친정부 지역으로 민간인을 소개시키던 버스가 총격을 당하기도 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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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시리아 내전이 반군의 승리로 사실상 끝이 나면서 유럽 국가들이 시리아 난민 망명 정책을 재고하고 있다. 유럽 각국에 있는 난민들은 시리아로 다시 추방될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1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지난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이후 유럽연합(EU)에 망명을 신청한 건수는 2015년과 2016년에 각각 33만 건 이상으로, 두 해가 가장 많았다.
이후 3년간 망명 신청은 많이 감소했으나, 튀르키예-시리아를 강타한 지진과 경제적 어려움으로 2020년에서 2023년 사이 망명 신청 건수는 세 배로 늘었다.
게다가 그리스 등 여러 유럽 국가는 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이후 시리아인의 망명 신청을 중단했고, 이미 신청된 건들도 검토가 보류된 상태다.
유럽 국가에 망명인 신분으로 있는 시리아인들이 강제로 귀국하게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망명 신청자에게 법적 지원을 제공하는 독일 비영리단체(NGO)인 프로아질(ProAsyl)은 외무부가 시리아에 대한 최신 보안 평가 보고서를 발표할 때까지는 상황이 불확실한 상태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에 망명 중인 시리아인 나젬 알무사는 아사드 정권 붕괴 소식이 전해지자 처음에는 기뻤지만 이내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는 로이터에 "나는 내 삶이 여기 있다고 생각한다. 나뿐만 아니라 내 아이들도 그렇다"고 말했다.
독일에 망명 신청을 해두고 독일어 공부에 열중하던 시리아 군인 출신 하산 알자거는 망명 신청이 보류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알자거는 "이것은 정신적으로 파괴적이다"라며 "여기에 살고, 이 나라에 적응하기로 마음을 먹은 후 여전히 인프라가 부족한 고국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건 힘들다"고 호소했다.
32세의 알자거는 군대나 민병대에 징집될까 두려워 2018년 시리아를 떠났다. 2023년 독일에 오기 전까지 레바논, 이라크, 튀르키예 등을 떠돌았다.
알자거는 "아사드의 몰락은 모든 시리아인에게 큰 기쁨이지만, 여기 와서 이 여정을 위해 빚을 지고 온 우리는 새로운 곳에 도착할 때마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며 "지금은 시리아로 돌아가는 것을 생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영국 역시 최근 시리아인의 망명 신청을 받지 않기로 했다. 영국에서 망명 중인 자페르 나하스는 "영국 당국이 망명 신청자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부 결정을 맹목적으로 번복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 삶에는 불확실한 우려가 소용돌이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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