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 근로자 작년보다 20% 줄어
챗GPT가 그린 건설현장. [챗GP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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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경기 침체로 국내 대형 건설사들이 기간제근로자를 중심으로 인원 감축에 나서고 있다. 건설 경기 부진이 심화하면서 기업들이 사실상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건축·주택 부문 기간제근로자는 동부건설은 22.2%(234명→182명), 삼성물산은 3.5%(1436명→1386명), 현대건설은 13.4%(1143명→967명), 대우건설은 11.6%(1334명→1179명) 줄었다. 반면 롯데건설은 지난해에 비해 계약직 근로자는 7.1%(592명→634명) 늘렸다.
건설업계에서 일하는 계약직은 프로젝트 단위로 계약이 체결되는 프로젝트 계약직과 현장 필요에 따라 유동적으로 채용되는 현장채용직인 경우가 많다. 건설사 수주가 감소하면서 계약직 근로자 수 또한 자연스레 감소했다.
건설업계는 지난해부터 수주액이 급격하게 줄었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종합건설업의 국내 건축공사 수주액은 134조3383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 28.2% 감소했다. 올해 들어 11월까지 부도를 신고한 건설업체도 27곳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3곳)보다 2배 이상 늘어난 상황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본사 인력보다 현장 인력이 더 많이 필요하다”며 “종료된 현장이 생겼을 때 그 인력들과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았을 수 있다. 업황이 안 좋으니 채용도 줄어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사업계획을 세우는 단계부터 실제 착공에 이르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 같은 업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건설업계에서 돌았던 ‘구조조정설’도 이 같은 불황세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형 건설사 직원 A씨는 “몇몇 대형 건설사들은 계약직을 재계약하지 않는 방식으로 인력을 줄여 나가고 있다”며 “일반 직원들에 대해서도 법인카드 사용이 제한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건설사 정규직 직원들에게도 이 같은 건설 한파는 무관하지 않는 상황이다. 고용노동부 고용형태공시제에 따르면 올해 건설업계 종사자 중 상시근로자 300인 이상 기업의 정규직 근로자는 11만명으로 지난해에 비해 6000명이 줄었다. 대우건설은 본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최대 2개월 유급 휴직제(휴직 기간에 기본급의 50%를 지급)’를 실시했다.
건설경기 침체가 길어지며 건설업 취업자 수도 줄어들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건설업 취업자 수는 205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취업자 수 감소 폭이 4%대를 기록한 것은 2013년 이후 11년8개월 만이다. 건설 투자에 대한 전망도 좋지 않다. 건산연은 내년 건설 투자가 전년 대비 2.1% 감소한 295조3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예산 감축과 투자 부진 등으로 내년 상반기 엔지니어링 기업 업황도 역대 가장 나쁜 수준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한국엔지니어링협회는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 434개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내년 상반기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올해 하반기(62.2)보다 3.8포인트 떨어진 58.4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지수 집계가 시작된 2016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기업들은 정부의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안(25조5000억원)이 올해(26조4000억원)보다 9000억원(3.4%) 감소하면서 공공부문 SOC 발주 물량이 5.5% 감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별도로 총 635개 기업을 대상으로 매출 전망을 조사한 결과 내년 중 엔지니어링 업계 매출은 올해보다 1.9%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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