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째 순익 웃도는 배당금 지급
모기업이 절반 넘는 918억 챙겨
로열티도 4배나 늘어 873억으로
조약 따라 법인·배당세도 낮은데
불매때 반짝 늘린 기부금 '반토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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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둔화로 가성비 SPA 브랜드가 인기를 끌면서 유니클로가 5년 만에 국내 매출 1조 원을 회복했다. 하지만 본사인 패스트리테일링 등에 순이익보다 훨씬 많은 1800억 원을 배당한데다 로열티까지 무려 900억 원 가까이 지급하는 등 약 1800억 원을 본사로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국내 기부는 2020년 불매 운동 당시에만 반짝 늘렸다가 곧바로 절반 이상 줄이는 등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측면에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서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에프알엘코리아는 올해 회계연도(2023년 9월 1일~2024년 8월 31일, 이하 회계연도 기준) 매출이 전년 대비 15% 늘어난 1조 60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489억 원, 당기순이익은 132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 3%씩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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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관계가 악화되며 ‘노 재팬’ 운동이 일면서 매출이 급감했던 2020년(6298억 원)에 비해 매출액은 68% 증가한 것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도 각각 159%, 175% 늘어났다. 고물가 시대 속에 가성비가 좋은 상품들이 인기를 끌면서 매출 1조 원을 회복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국내에서 벌어들인 금액의 상당 부분은 일본 모기업으로 보내고 있다. 유니클로는 불매 운동 영향으로 적자를 낸 2020년을 제외하고는 고배당 정책을 확대하고 있다. 당기순이익이 2018년 1811억 원에서 2019년 1633억 원으로 줄었는데도 배당금은 947억 원에서 1210억 원으로 오히려 올렸다. 심지어 지난해와 올해는 당기순이익(각각 1272억 원, 1321억 원)보다도 더 많은 1800억 원을 2년 연속 배당했다.
에프알엘코리아 지분 51%를 일본 유니클로 모기업인 패스트리테일링이 보유한 만큼 배당금의 절반 이상인 918억 원이 최근 2년 연속 일본으로 유출된 셈이다. 에프알엘코리아의 나머지 지분 49%는 롯데쇼핑이 보유하고 있다.
유니클로가 일본 본사에 지급하는 로열티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873억 원을 지급해 전년(194억원) 대비 무려 4배 이상 늘었다. 여기에 일본 본사에 지급하는 관리 수수료 등의 항목까지 합하면 약 1800억원이 일본으로 간 것이다.
특히 유니클로는 실적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부에는 인색하다. 불매 운동 시절인 2020년에만 기부금을 41억 5000만 원으로 반짝 늘리더니 이듬 해부터 반토막으로 줄였다. 올해 기부금 역시 18억 6000만 원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유니클로가 고배당에 이어 로열티까지 늘린 것은 세금을 회피하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한다. 한일조세조약에 따라 일본 법인이 한국 법인에서 받아가는 로열티와 관리수수료는 10%의 원천징수만 할 수 있다. 국내 기업(22%) 대비 12%포인트 낮은 것이다. 로열티를 높게 책정할 수록 법인세 절감 효과를 많이 볼 수 있다. 일본 법인은 배당세도 배당 총액의 5%에 불과하다. 국내 기업의 배당소득세율은 최대 46.2%다.
업계 관계자는 “패스트리테일링이 배당세를 내는 것은 고작 40억 원 수준”이라며 “한국 유니클로의 배당률은 매년 높아지고 있지만 내는 세금이 미미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유니클로 측은 “지난해 로열티가 늘어난 것은 (로열티) 정상가격 원칙에 따른 벤치마킹의 일환으로 새로운 로열티 요율이 적용됐기 때문”이라며 “과거 정산분을 포함해 지난해 일시적으로 로열티가 상향됐으나 내년부터는 감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박시진 기자 see1205@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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