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보호 강화… 증권사, 美 달러 투자자 예탁금 별도 예치 80%로 확대

일러스트=챗GPT 달리3

급증한 해외주식 투자자를 보호하고자 증권사의 미국 달러화 투자자 예탁금의 별도 예치 의무가 70%에서 80%로 늘어난다. 일본 엔화 투자자 예탁금 50%를 별도 예치하는 의무도 새로 생겼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정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금융투자업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투자자가 증권사에 예탁한 투자자 예탁금은 증권금융회사에 별도 예치되고 있다. 투자자의 재산과 증권사 고유재산을 구분해 보호하려는 취지다. 원화 투자자 예탁금의 경우 100% 증권금융회사에 별도 예치 중이다.

외화도 2021년 12월부터 투자자 예탁금 별도 예치 제도가 처음 도입됐다. 다만 증권사가 외화를 조달할 수단이 제한되고 송금 관련 시차도 발생하는 점을 고려해 미국 달러화에 한정해 투자자 예탁금의 70%만 별도 예치하도록 규정해 왔다.

금융위는 그동안 외화 투자자 예탁금 별도예치 운영 경과를 반영해 기준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 달러의 경우 올해 상반기 평균 하루 예탁금 대비 출금 비율이 12.2%로 증권사가 20%가량만 보유해도 인출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나 투자자 예탁금의 별도 예치 의무 80%로 높였다.

또 달러를 제외한 외화 예탁금 가운데 83%가 엔화여서 투자자 예탁금 별도 예치 의무를 신규 적용하기로 했다. 달러보다 엔화 조달이 어려운 만큼 투자자 예탁금의 별도 예치 의무는 50%로 정했다.

달라진 외화 투자자 예탁금 별도 예치 기준은 오는 19일부터 적용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제도 개편으로 외화 투자자 예탁금에 대한 보호가 한층 강화되고, 위기 시 증권사에 외화 유동성 지원 여력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금융위는 증권금융회사에 별도 예치된 외화 투자자 예탁금 송금 절차도 손질하기로 했다. 그동안 증권금융회사의 예치계좌에서 증권사의 외국환은행 계좌로 이체한 뒤 다시 타 기관에 송금해야 했으나, 앞으로 증권금융회사가 바로 타 기관에 송금해 줄 수 있게 됐다.

금융위는 이밖에 다자간매매체결회사(ATS)의 인가 시 요구되는 인력 요건을 현행 투자권유자문 전문인력에서, ATS 업무와 더 관련이 있는 매매체결 전문인력으로 개선했다. ‘국내·외 거래소·ATS 및 협회(K-OTC)에서 매매체결업무에 2년 이상 종사한 자’에서 내 ‘금융회사에서 매매체결업무에 4년 이상 종사한 자’로 인력 요건이 바뀐다.

권오은 기자(oheu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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