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추얼 아티스트 ‘시즌’ 순차적으로 공개
국내 최초로 기술과 콘텐츠 IP를 결합한 종합 스튜디오를 표방하는 스타트업이 있다. 스튜디오메타케이는 AI 버추얼 아티스트 제작, 생성형 AI 기반 영상 제작, 드라마·영화 IP 개발까지 아우르는 독특한 사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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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동에 위치한 스튜디오메타케이 사무실에서 만난 김광집 대표는 "국내에는 IP나 기술 중 한 분야에만 집중하는 회사들이 대부분"이라며 "할리우드에서는 제임스 캐머런이나 마이클 베이 같은 감독들이 VFX 기술을 깊이 이해하고 콘텐츠에 활용하는 것과 달리, 한국은 기획·개발과 기술이 분리되어 있다. 특히 업종 간의 크로스오버가 잘 이뤄지지 않아 광고, 드라마, 영화가 각각 독립적으로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할리우드에서 9년간 VFX 프로듀서로 일한 김 대표는 '지아이조', '와치맨', '아이언맨' 등 다수의 작품에서 VFX 전문가로 활동했다. 현재는 서울예술대학교 영상학부 방송영상전공 교수로도 재직 중이다. 김 대표는 한국의 콘텐츠 제작 환경을 혁신하겠다는 포부로 영화·드라마 감독들과 의기투합해 K-콘텐츠 시장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자 스튜디오메타케이를 2022년에 설립했다.
사명의 ‘메타(Meta)’는 '초월하다'는 의미로 기존의 한계나 경계를 넘어서겠다는 회사의 포부를 반영한다. ‘케이(K)’는 'K-콘텐츠'를 나타낸다. 이 두 가지 의미를 결합하면, 스튜디오메타케이는 'K-콘텐츠의 한계를 초월하여 글로벌 시장으로 나아가겠다'는 회사의 비전을 담고 있다. 실제로 스튜디오메타케이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이미 미국에 지사를 설립했고 싱가포르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스튜디오메타케이는 엔비디아의 인셉션(인공지능 스타트업 육성프로그램)과 엔업(중소벤처기업부가 함께 진행하는 협업 프로그램)에 모두 선정되어 기술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 “콘텐츠에 기술을 활용하려면 창작 능력은 필수”
스튜디오메타케이의 가장 큰 차별점은 Full 3D, 딥페이크, 리얼타임 랜더링 엔진, 생성형 AI 등 4가지 기술을 모두 활용한다는 점이다. 김 대표는 각 기술마다 장단점이 있다고 소개했다.
Full 3D 기술은 실제와 유사한 모습과 자유로운 움직임, 조명 표현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제작 단가가 높고 제작 공정이 길어 국내에서는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리얼타임 렌더링 기술은 인물의 다양한 표정 구현이 가능하지만 게임엔진의 종속성으로 확장성이 제한적이며, 동양인을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 딥페이크 기술은 저렴한 제작비와 빠른 제작이 장점이다. 문제는 이미지 학습의 한계로 해상도가 제한적이여서 디테일한 장면 표현이 어렵다는 것이다. 생성형AI는 텍스트만 입력해도 자유로운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 있지만 일관된 표현과 역동적 장면을 구현하는데 제약이 있다.
대부분의 영상제작사들은 한 두 가지 기술만 활용해서 영상을 제작하고 있지만 스튜디오메타케이는 상황과 목적에 따라 최적의 기술을 선택 적용해 최대한 영상의 퀄리티를 높이고 있다. 김 대표는 기술 활용의 차이는 카메라 워크, 조명, 편집, 연출 등 전문적인 영상 제작 지식에 대한 이해로부터 나온다고 강조한다.
“모든 기술이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있지만, 이를 제대로 활용하려면 영상 문법과 창작 능력이 필수다.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영상 모두 이해해야 하며, AI 기술과 조화롭게 결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 AI 버추얼 아티스트 ‘시즌’ 순차적 공개
스튜디오메타케이는 콘텐츠 생성 기술을 활용해 올해 4인조 혼성 AI 버추얼 아티스트 그룹 '시즌'을 선보였다. 봄, 여름, 가을, 겨울을 상징하는 멤버들은 ‘처음 생성된 멀티버스에는 어떤 계절도 없었다’라는 독특한 세계관을 바탕으로 탄생했다. '시즌'의 세계관만 200페이지가 넘을 정도로 방대한데 이런 세계관을 모두 스튜디오메타케이에서 직접 기획하고 있다. 현재 4명의 멤버 중 2명의 멤버가 데뷔했으며 나머지 2명도 데뷔를 준비중이다. 이들은 각자 솔로 데뷔 후 그룹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첫 번째 멤버인 ‘이아’는 올 4월에 데뷔했으며 SXSW2024 제작발표회를 통해 공개됐다. 20살의 여성이고 사랑스럽고 귀여운 멤버다. 모든 장르의 노래를 커버할 수 있으며, 디지털 싱글 ‘우리의 계절’을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통해 발표했다. JTBC Re:Alive 보조MC로 활동하였고 영화 ‘이름에게’에 출연하고 OST에도 참여했다. 두 번째로 데뷔한 ‘수비’는 Full-3D 방식으로 제작된 AI 버추얼 아티스트다. 지난 7월에 디지털 싱글 ‘SUNCREAM’을 발매했으며 MBC ‘PD가 사라졌다’에 출연했고 2024워터밤 공식 굿즈 모델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 대표는 이들을 ‘아티스트’라고 부른다. 김 대표는 “대부분의 회사들은 버추얼 휴먼, 가상 인간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우리는 버추얼 아티스트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 기술을 만들었다기보다는 연예인을 만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영화, 광고, 뮤직비디오 등에서 활동하는 연예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티스트라는 단어를 쓰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음원, 광고, 예능 출연 등 버추얼 아티스트의 활동에 따라 스튜디오메타케이의 수익이 발생한다. 일반 연예인과 달리 수익의 100% 모두 스튜디오메타케이가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 콘텐츠 제작 파이프라인 구축
스튜디오메타케이는 생성형 AI를 활용해 뮤직비디오, 광고 등 다양한 콘텐츠도 제작하고 있다. 드라마 ‘사또 박하늬’, ‘왕비어천가’, ‘마라’의 트레일러, 버추얼 아티스트 ‘수비’의 뮤직비디오 등 다양한 콘텐츠를 제작해 공개하고 있다.
김 대표는 "기존 VFX 작업이 6개월에 5억 원 이상 소요되는 것에 비해, AI를 활용하면 1주일 만에 수천만 원으로 제작이 가능하다”라며 생성형 AI로 콘텐츠를 제작할 경우의 장점에 대해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이어 "드라마나 영화 제작에서도 VFX 비용이 전체 예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데, AI 기술을 활용하면 이를 크게 절감할 수 있다. 100억 규모 제작의 20%만 절감해도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다.”라고 강조했다.
스튜디오메타케이는 이러한 콘텐츠 제작 능력을 바탕으로 해외 시장 진출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는 가격 경쟁력보다는 시간 절감이라는 측면에서 더 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김 대표는 “비용 절감도 중요하지만, 콘텐츠 제작에서 기간 단축은 큰 메리트다”라고 말했다.
■ IP 기반의 차별화된 비즈니스 모델
스튜디오메타케이는 기술 개발과 함께 자체 IP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웹툰, 웹소설, 소설 등의 원작의 IP를 확보하거나 직접 오리지널 IP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 약 12개의 작품의 IP를 확보해 이중 5개 작품에 대해 영화 및 드라마 작업을 진행중에 있다. 스튜디오메타케이는 김병수, 이종석 등 8명의 감독과 9명의 작가진을 확보해 오리지널 IP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김 대표는 "OTT 플랫폼 및 방송사와의 드라마 편성을 논의하고 있다. 오리지널 IP가 성공하면 웹툰화하거나 게임화하는 등 2차 저작물로 확장하는 전략도 가지고 있다"라면서 IP 기반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설명했다.
스튜디오메타케이의 IP 기반 비즈니스 모델은 지속가능한 수익 창출의 기반이 되며, 이를 통해 콘텐츠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여 글로벌 엔터테크 기업으로 도약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 "새로운 영역에서 혁신 주도하겠다"
스튜디오메타케이는 해외 시장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특히 대표가 미국에서 9년간 VFX 회사를 운영한 경험을 바탕으로, 헐리우드 네트워크를 활용한 미국 시장 진출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 김 대표는 “디즈니, 넷플릭스, 애플, HBO, 파라마운트 등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들과 협업하여, 한국에서 개발한 대본을 미국 배우들과 함께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콘텐츠로 제작하고 헐리우드 직배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미국 시장 진출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스튜디오메타케이는 향후 AI 도슨트, 디지털·TV 광고, 유아 교육 채널, 버추얼 아티스트 공연, 디지털 음원, 캐릭터 상품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특히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숏폼 콘텐츠, 드라마, 영화 등 새로운 영역의 혁신을 주도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김 대표는 "내년이 우리에게 큰 도약의 해가 될 것"이라며 "투자 유치, 드라마 편성, 글로벌 진출 등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조광현 객원 스타트업 전문 기자 hyun@venturesquar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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