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바섬 반텐주에 있는 까리안댐
수도권 식수 공급해 지반침하 방지
한국농어촌공사가 설계·감리 진행
댐 건설 마쳐…조경 공사 진행 중
지난달 25일 인도네시아 자바섬 반텐주에 있는 까리안댐 일대 모습. 김평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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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5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3시간여를 달려 자바섬 반텐주에 있는 까리안댐을 찾았다. 까리안댐 근처에 도착한 뒤 도로 양쪽으로 빼곡하게 팜나무가 들어선 길을 차로 달려가니 시야가 탁 트일 정도로 넓게 조성된 댐 부지에 다다랐다.
까리안댐은 자카르타 남서부에서 약 100㎞ 떨어진 반텐주를 관통하는 찌우중강 지류에 있다. 규모로는 인도네시아에서 세 번째로 큰 댐 시설이다. 길이 516m, 높이 63m로 저수 용량은 3억1500만㎥(t)에 이른다. 우리나라 팔당댐 규모와 유사하다.
까리안댐 일대는 댐과 부댐, 지주탑, 가배수 터널 등으로 이뤄져 있다. 2013년 시작된 공사로 현재 주요 시설이 완공된 상태이며 조경 등의 마무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담수를 시작해 지난달 기준으로 79%까지 물이 찼다.
까리안댐은 우리나라 기술과 자본이 투입됐다 보니 현지뿐 아니라 국내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100년이 넘는 한국 댐 기술력을 토대로 2014년 까리안댐 수주에 성공해 설계와 감리를 맡았고, DL이앤씨는 현지 국영 회사와 컨소시엄을 맺는 형태로 댐 건설에 뛰어들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길이가 좁고 깊은 강 지형에 맞춰 여러 댐이 건설됐다면, 까리안댐은 너비가 길고 깊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농어촌공사는 우리나라처럼 강 규모가 크지 않은 인도네시아 지형 특성을 반영해 까리안댐을 설계했다.
까리안댐은 앞으로 자카르타와 반텐주에 각종 용수를 공급하는 데 있어 핵심 역할을 하게 된다. 400만명이 사는 자카르타 서부 지역 식수를 책임지고 댐 인근에는 농업 용수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하수 사용이 과도해 지반 침하를 걱정하는 인도네시아로선 필수적인 사업일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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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낙원 농어촌공사 글로벌사업처 까리안댐 단장은 현장에서 "자카르타 주민의 60~70%가 지하수를 사용하고 있다"며 "과다 사용으로 지반 침하와 해수 유입이 반복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업으로 다목적 용수를 공급한다면 지반 침하를 완화할 수 있다"며 "이것이 우리 프로젝트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까리안댐은 홍수 조절을 통해 재해를 방지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1.8㎿ 규모의 소수력 발전도 계획에 있다. 댐 주변의 조경 시설을 통해 지역 관광지로도 키울 수 있다. 농어촌공사는 이미 인근 주민들이 까리안댐을 방문해 주변을 구경하며 쉬다 가는 명소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물론 이같은 계획이 실현하려면 남은 과제들이 있다. 까리안댐이 가동 준비를 마쳤더라도 50㎞ 떨어진 자카르타로 식수를 공급하려면 도수로가 개설돼야 한다. 현재 한국수자원공사(k-water)가 민관합작투자사업(PPP)을 추진하고 있지만 상당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해당 도수로 건설만 마무리된다면 까리안댐은 곧바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어촌공사는 앞으로 까리안댐 등 각종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현지에서 K-기술 위상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지에서 만난 오영인 농어촌공사 인도네시아사무소장은 "앞으로 인도네시아에서 농어촌공사 기술력(K-농공기술)을 펼칠 수 있는 사업을 많이 발굴할 것"이라며 "사업을 많이 만들어서 농어촌공사가 깃발을 들고 민간 엔지니어링 기업들 모아 공적개발원조(ODA) 사업도 많이 발굴하면 국내 기업들이 참여할 공간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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