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예산 삭감·민간 투자 감소
"내년도 사업 포기 스타트업 속출할 것"
11일 스타트업계에 따르면, 첨단로봇을 연구개발하는 국내 대표적 스타트업이 최근 핵심 인력을 제외한 대규모 인력 감축을 단행했다. 올해 정부 지원금이 줄어들어 기존의 인력을 유지한 채 사업을 이끌어 나갈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첨단로봇 분야 스타트업 관계자는 “올해 R&D 예산 삭감으로 정부 투자에 의존하던 스타트업 대부분이 사업이 어려워진 상황”이라며 “첨단로봇 분야의 특성상 연구 기간이 길고, 실제 제품이나 기술로 수익을 내기까진 상당 시간이 필요한데 정부와 민간 모두 돈줄이 말라 내년을 버티지 못할 것이란 분위기가 팽배하다”고 전했다.
23일 경기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에서 열린 '2024 로보월드'에 로봇이 공을 차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사진=강진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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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이차전지 ▲인공지능 ▲첨단모빌리티 ▲차세대원자력 ▲첨단바이오 ▲우주항공·해양 ▲수소 ▲사이버보안 ▲차세대통신 ▲첨단로봇·제조 ▲양자 등 12개 국가전략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난 수년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의 ‘R&D 이권카르텔’ 발언 이후 올해 R&D 예산이 크게 줄었다. 차세대원자력을 제외한 모든 분야 예산이 삭감됐는데, 첨단로봇이 전년 대비 34% 줄며 가장 큰 타격을 입었다. 1년여가 지나면서 예산 삭감이 각 업체에 미치는 영향이 구체화되고 있는 것이다.
민간 투자도 경기침체 영향으로 얼어붙었다. 벤처투자 정보업체 더브이씨 데이터를 보면 올해 상반기 스타트업 및 중소기업 대상 투자 건수는 49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 감소했다. 투자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5% 감소한 2조6461억원에 그쳤다.
내년도 R&D 예산은 올해보다 늘어나지만 업계에선 불안감이 감돈다. 신규 과제 모집에 올해 연구를 중단했던 곳들이 한꺼번에 뛰어들며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헌정사상 최초로 야당 단독으로 감액 예산안이 통과됐음에도, 내년도 R&D 예산은 올해보다 3조1000억원 증액됐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R&D 예산이 늘어난 것은 기쁜 일이다. 하지만 올해 기울어진 사업을 되살리기 위해선 빠른 비용 투입이 필요한데 정부 예산 특성상 그러기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결국 민간 투자가 절실한 상황"이라고 했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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