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골라듣는 뉴스룸] "5학년 때부터 월급 받았어요" 한예종 성악 교수의 첫 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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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서선영 씨는 차이코프스키 콩쿠르를 비롯한 주요 콩쿠르들을 석권하고 국내외 오페라 무대에서 활약하는 오페라 가수이면서, 모교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로 재직하고 있습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노래하는 걸 좋아해서 합창단 활동을 했지만, 본격적으로 배운 것은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서였습니다. 집안에 음악가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늦게 시작했지만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던 바탕은 그저 음악을 좋아하는 순수한 마음이었다고 하는데요, 서선영 씨의 성장기 들어보세요.
김수현 기자 : 아까 들었는데 진짜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성악 하셨다고요?
소프라노 서선영 : 좀 늦었어요. 부모님이 이런 쪽 전혀 모르셔서.
김수현 기자 : 주변에 음악 하시는 분이 있거나 그런 것도 아니셨고요?
소프라노 서선영 : 안 계셨고 선례도 전혀 없고 집안에도 전혀 없다 보니, 창원 시립소년소녀합창단에 제가 혼자 오디션을 보러 갔고 돼서 이걸 하겠다 그랬더니 부모님이 못 하게 하셨거든요. 근데 오히려 시립단체다 보니 많지는 않지만 월급을 받으면서 다녔어요. 그래서 이거 꼭 하고 싶다고 해서 다녔었고.
김수현 기자 : 그게 언젠데요?
소프라노 서선영 : 제가 5학년 때부터 중1 때까지
김수현 기자 : 월급을 받으셨다고 해서 (웃음)
소프라노 서선영 : 네, 프로. (웃음)
김수현 기자 : 5학년 때 이미.
이병희 아나운서 : 아니 근데 어떻게 그걸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셨어요?
소프라노 서선영 : 너무 노래하는 게 좋더라고요. 지금도 그렇고. 모르겠어요. 그게 천직인 건지 저한테 주어진 달란트라고 생각을 하는데, 노래하는 게 너무 좋았어요. 그리고 제가 어렸을 때는 되게 내성적이었어요. 지금도 가끔 내성적인 부분들이 드러나기도 하는데 그런 와중에도 노래시키면 잘하고 그 후에 쭈뼛쭈뼛, 그랬었어요.
이병희 아나운서 : 그 어린 나이에 직접 찾아가서.
김수현 기자 : 그러면 내가 성악가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하셨던 거예요?
소프라노 서선영 : 아니요. 제가 본 성악가라고는 창원시립소년소녀합창단 지휘자 선생님 한 분. 그분은 그러면 창원시 내에서 제가 생각했을 때는 한 명인 거잖아요. 성악가. 그러면 그 한 자리만 먹고사는 건데 저걸로 생활이 되나?
김수현 기자 : 어릴 때 그런 생각을 하셨어요?
소프라노 서선영 : 그런 생각을 했었어요. 미래는 뭔지 모르니까 두렵더라고요. 그래서 성악을 해야 되겠다는 마음이 안 들고 노래는 되게 좋은데. 그리고 부모님이 예고는 결사반대를 하셨고. 왜냐하면 집이 창원이다 보니까 가려면 진주에 있는 경남예고나 부산에 있는 부산예고를 가야 되는데
김수현 기자 : 그럼 집을 떠나야 했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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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라노 서선영 : 그거가 저도 사실 엄두가 안 났고, 근데 보내달라고 그냥 떼썼는데 안 된다고 하시니까 이 길이 아닌가 보다 해서 접었죠. 접고 인문계 고등학교를 진학해서 고등학교 다니면서도 중학교 때부터 경상남도에서 주최하는 음악 콩쿠르에 매년 나갔어요. 매년 1등 하고. 몇 명 안 나왔거든요. 한 3명? 3명이니까 항상 1등. 그래도 1등입니다. (웃음)
그러다가 제가 고등학교 3학년 때 서울로 콩쿠르 나오게 된 거예요. 먼저 숙명여자대학교 콩쿠르가 있었고 경희대학교 콩쿠르 있었고. 제가 비교할 대상이 없는 거잖아요. 늘 3명 나오는 데서 1등 해봤자 이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어요. 근데 부산만 가도 부산예고 애들은 서울로 학교 가고. 그때 제 레슨 선생님의 목표는 제가 대구 쪽 학교만 가도 선방했다 하실 정도였으니까. 제 목표는 창원대였어요. 창원대만 들어가면 좋겠다. 왜냐하면 성악 시작한 지 얼마 안 됐고 내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고. 그래서 처음으로 숙명여자대학교 콩쿠르 나가게 됐는데 본선에서 안 됐나 아니면 상을 못 탔나... 지금 기억은 안 나요.
인문계는 면학 분위기 흐린다고 학교 빠지는 거 극도로 꺼려하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잘 안되고 나서 또 경희대학교 콩쿠르 나간다니까 학교에서 싫어하죠. 그래도 내가 준비했고 진짜 꼭 나가고 싶다고 억지로 우겨서 나갔는데 1등을 한 거예요. 자신감을 얻고 나서, 교장 선생님께서 작곡과 출신이셨어요. 음악 선생님. 그분이 저한테 이런 학교가 있다. 우리 학교가 인문계여서 서울대를 한 명 더 보내는 게 더 중요하지만, 이 학교를 가는 게 더 영광스럽겠다 이렇게 말씀을 하셔서 제가 이 학교에, 사실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 알고 있었어요. 지금도 소문이 그렇지만 워낙 미친 애들이 간다...
김수현 기자 : 들어가기 어렵고 선택받아야 갈 수 있다.
소프라노 서선영 : 소문이 나 있다 보니 멀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학교를 시험을 보고, 수능을 보기 전에 합격 발표가 났었기 때문에 더 이상 입시를 하지 않고
김수현 기자 : 다른 대학교와 입시가 다르죠.
소프라노 서선영 : 등록금 영수증 고지서가 왔는데 1등으로 됐더라고요. 그래서 0원.
김수현 기자 : 3명밖에 안 됐는데 1등 하셨다고 할 때부터 1등이었어요.
소프라노 서선영 : 1등이었어요. 제가.
김수현 기자 : 너무 좋아했고 어릴 때부터.
소프라노 서선영 : 정말 좋아했어요. 저희 엄마가 어느 정도였냐면, 제 막내 동생이랑 8살 차이 나고 제가 빠른 년생이어서 학년은 9학년이 차이가 나는데 막내 동생이 처음 배운 말이 '피아노 그만 치고 공부해라'였을 정도로 종일 피아노 치고 종일 노래 연습하고.
김수현 기자 : '피아노 그만 치고 공부해라'는 어른들이 하는 얘기인데 그걸 하도 많이 해서.
소프라노 서선영 : 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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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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