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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해프닝으로 끝난 아이돌스타 국감 사건, 아이돌스타의 근로자성 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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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상희 한국공학대학교 교수/사진제공= 이상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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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스타 아이돌가수 직장내 괴롭힘을 둘러싼 문제가 국정감사장까지 등장해 국민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지만 해프닝으로 일단락 됐다. 아이돌 스타의 팬들이 제기한 직장내 괴롭힘 민원사건이 지난 11월20일 고용노동부로부터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려워 행정종결 했기 때문이다.

52억 월을 받는 톱스타라도 인권 등 사회문제 제기에 필요하면 국감에 등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근로기준법의 직장내 괴롭힘 구제제도가 마치 월드스타급 연예인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을 전제하고 논의되는 모습을 보임에 따라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을 혼란스럽게 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고용노동부는 민원대상인 아이돌은 당사자간 서로 대등한 지위에서 각자의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관계로 보아 아이돌스타에 대해 사용자측에 의한 지휘 감독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일반 근로자와 달리 출퇴근 시간이나 근무장소가 정해지지 않고 특히 연예활동에 필요한 비용 등을 사용자와 공동으로 부담하거나 지급된 금품도 근로의 대상이 아니라 수익 배분의 성격으로 봤다.

스타가 자신의 연예 활동을 통한 이윤창출이나 손실의 초래와 같은 경영리스크를 스스로 부담한다고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연예인 전속계약을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 기타 무명계약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결의 취지와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이번 사태를 통해 연예인계약과 관련한 정책 고민 시 고려해야 할 방향이 제시됐다고 본다.

첫째, 이번 아이돌스타 사건 처리 결과는 향후 기획사와 연예인 간의 전속계약에 관한 중요한 해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향후 이번과 같은 소모적 해프닝은 자제될 필요가 있다.

둘째, 과거 연예인계약이 노예계약 등과 같은 논란도 있어 왔지만, 이는 표준계약서의 도입으로 많이 해소됐다. 고용노동부의 이와 같은 결정은 연예인계약을 당사자 간 동등한 비즈니스 파트너인 지위로 보아야 함을 보여줬다. 성공한 연예인들의 경우에는 실제 회사와의 관계에서 더 높은 지위와 협상력을 가지기 때문이다. 고용노동부의 이와 같은 결정은 연예인의 권리를 약화시킨 것이 아니라 오히려 비즈니스 파트너로서 동등한 지위를 보장받은 것으로 평가돼야 하며 K팝 산업이 선진화 되고 있다는 증표로도 볼 수 있다.

셋째, 향후 연예인 관련 정책 논의시 해당 연예인에게 어떤 보호가 필요하고 더 많은 보호가 필요한 연예인은 누구인지 구분되는 합리적 논의의 장이 필요하다. 특히 성공한 연예인이 아닌 정작 보호가 필요한 연습생들이나 표준계약 등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연예인들이 사각지대에 남겨지지 않도록 세심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연예인들 스스로도 인정하기 어색해 하는 근로자성을 전제로 한 어설픈 연예인 전속계약 관련 규제나 보호 논의가 글로벌 시장에서 자리잡기 시작한 K팝과 같은 대중문화예술산업의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

비록 해프닝으로 등장한 아이돌스타 사건이지만 이번 일을 계기로 연예인 전속계약 관련 보호 논의나 정책 방안 모색이 연예산업의 당사자들인 개개인과 기획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구체적이고 합리적으로 전개됐으면 한다.

이상희 한국공학대학교 교수(노동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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