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리츠, 계열사 부동산 매수에 ‘눈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한국은행이 두 번 연속 기준금리를 내린 가운데서도 금리 인하 대표적인 수혜업종으로 꼽히던 리츠 관련 상품 아직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연이은 유상증자로 투자자의 실망감을 키운데다 정국 혼란으로 금융시장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리츠의 반등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리츠의 주가는 이날 4420원에 거래를 마치며 한국은행이 처음 금리를 인하를 단행하기 직전(10월 10일 종가·5000원) 대비 11.6% 하락했다. SK리츠의 시가총액은 1조2000억여 원으로 국내 상장 리츠 중 가장 몸집이 크다.
같은 기간 한화리츠의 주가는 19.9% 하락했다. 이외 롯데리츠는(-18.6%), 신한알파리츠(-11.4%), KB스타리츠(-10.4%), 삼성FN리츠(-7.5%) 등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리츠 관련 상장지수펀드(ETF) 주가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TIGER 리츠부동산인프라 ETF’는 이날 기준 종가는 3930원으로 금리 인하 직전 대비 12.5% 빠졌다. ‘PLUS K리츠’SMS 13.0%, ‘KODEX한국부동산리츠인프라’는 11.7% 하락했다.
리츠는 금리 인하의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리츠는 다수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을 바탕으로 상업용 부동산 자산을 매입해 이로 인한 임대료와 차익을 배당하는 상품이다. 시장금리가 내려가면 차입금 이자 등 비용이 줄어들어 배당 확대 등 더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있어서다. 앞서 한국은행은 10월 10일과 11월 28일 각각 0.25%포인트씩 금리를 내리면서 본격적인 금리 인하 사이클로 돌아섰다. 리츠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시장의 반응이 미적지근한 것이다.
리츠에 대한 반응이 지지부진한 데는 잇단 유상증자로 투심을 악화시킨 게 주효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주요 대기업 리츠가 수익원을 다각화하기 위해 신주를 발행하기 보다 그룹사 건물을 사들여 무리해서 몸집을 불리는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됐다는 얘기다. 한화리츠는 한화그룹 사옥인 서울 장교빌딩을 신규 매입하기 위해 시가총액(2633억 원)을 두 배를 넘는 유상증자(4730억 원)를 추진했다. 삼성FN리츠와 롯데리츠도 그룹 계열사 부동산을 사들이기 위해 유상증자를 집행 중이다.
특히 연말에는 금융주 등 상대적으로 높은 배당금을 제공하는 만큼 리츠의 대안이 많아지는 시기인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미국 정치 불확실성에 더해 우리나라에서도 비상계엄 사태로 금융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금리 인하 시기가 늦춰질 것이라는 전망도 투심을 망설이게 하는 요인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우리나라 상장리츠 수는 총 20여개에 불과한데 최근 시총이 큰 리츠들이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인해 상장리츠 전반이 단기 조정을 겪고 있다”며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가라앉는 것도 투심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말했다.
[이투데이/김효숙 기자 (ssook@etoday.co.kr)]
▶프리미엄 경제신문 이투데이 ▶비즈엔터
이투데이(www.etoday.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