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2 (일)

이슈 [연재] 뉴스1 '통신One'

캐나다 예술가들 '선 넘지 마라', AI 작품에 대한 강력 경고[통신One]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토론토한 한 시장서 AI 생성 크리스마스카드 판매…예술계 갈등 촉발

뉴스1

vintage villages 홈페이지에서 6달러 (약 6천 원)에 판매중인 AI 생성 크리스마스 카드 2024.12.08/<출처: Vintage Villages 웹사이트>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멍크턴=뉴스1) 김남희 통신원 = 최근 토론토에서 열린 'Snowy Paper Fair'에서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크리스마스카드가 판매되며 논란을 일으켰다.

이 행사는 토론토 'First Post Office'와 'York Town Historical Society'가 주관하는 연례 시장으로, 지역 창작자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자리였다. 그러나 AI 기술을 활용한 작품이 등장하면서, 전통 예술가들과 AI 기술의 활용 사이에서 갈등이 불거졌다.

이번 논란의 중심에는 해이치라는 창작자가 있다. 그는 산업용 방사선 사진 작가로 활동하며 부업으로 'Vintage Villages'라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해이치는 최근 AI 기술을 활용해 창작한 이미지를 카드로 제작하여 판매하고 있다. 특히, 챗봇 ChatGPT를 사용해 이미지를 생성하고, 이를 어도비 포토샵으로 보완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진행한다

해이치는 "나는 전통적인 예술가라고 할 수는 없지만 AI를 활용한 카드 제작은 나에게 창의적인 출구가 되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행사 전에 주최자와 AI 기반 카드 제작 과정을 논의했고 부스에 'AI로 생성된 작품'임을 명확히 알리는 간판도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행사 후 일부 관람객과 지역 예술가들은 AI가 생성한 작품이 전통적인 예술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러한 비판이 온라인에서 확산되자, 주최측인 요크 타운 역사학회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서 학회는 "AI 예술이 창작 커뮤니티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며 앞으로는 인간이 직접 창작한 작품만을 시장에 선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전무이사 알렉스 밀러-제라드는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모든 창작자를 존중한다. 그러나 역사학회로서 우리의 주요 역할은 전통적인 예술 형태를 보존하고 기념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논란을 넘어서, 예술계에서 AI 기술의 역할에 대한 더 깊은 질문을 제기했다. 일부 예술가들은 AI를 창작 도구로 활용하는 것에 긍정적인 견해를 보이지만, 또 다른 이들은 AI 작품이 전통적인 창작 과정을 위협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온타리오 미술가 협회 부회장 실라 데이비스는 "예술 창작은 단순히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장소를 직접 경험하고 감각적으로 참여하는 과정이다. AI는 이러한 인간적인 요소를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한 AI 작품이 전통 예술가들의 생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했다.

요크대학교의 사라 베이-청(Sarah Bay-Cheng) 학장은 AI가 생성한 예술 작품의 소유권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AI 모델은 종종 개인 예술가들이 만든 이미지를 무단으로 사용해 훈련된다. 이는 창작자의 권리를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로 인해 예술 시장의 경쟁이 심화되었다고 덧붙이며 "AI가 새로운 도구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하는 예술가들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번 논란 이후, 해이치는 학회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지만, 자신의 창작 과정이 부당하게 평가받았다고 느꼈다. 그는 "어쩌면 내 작업이 이 행사와 맞지 않았을 수도 있지만, 사람들이 내 카드를 좋아하고 사준다는 사실이 내게는 중요합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AI를 활용한 카드를 제작하고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논란은 AI와 전통 예술 사이의 긴장감을 드러내며, 기술이 예술계에 미치는 영향을 다시금 되돌아보게 했다. 예술가와 기술 사용자가 협력하고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규범과 윤리 기준을 정립하는 것이 앞으로의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

AI가 창작 도구로 자리 잡을지, 전통 예술의 가치를 위협할지에 대한 질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았다. 이 문제는 단순히 기술적 논의에 그치지 않고, 예술의 본질과 가치, 그리고 창작의 의미를 되새기게 만드는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다.

zziobe1052@gmail.com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