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 |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에서 엠폭스(MPOX·옛 명칭 원숭이두창)에 이어 괴질까지 발병하면서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AP 통신은 민주콩고 남부 크왕고주 판지 보건 구역에서 지난달 10∼25일 독감 증세를 보이는 괴질로 7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민주콩고 보건 당국에 따르면 약 380건의 괴질 감염 사례가 있었고 절반 이상이 5세 미만의 어린이였다. 감염 환자는 발열, 두통, 기침, 빈혈 등의 증상을 보였다. 27명은 병원에서, 44명은 집에서 사망했다. 병원 사망자 중 10명은 수혈 부족으로, 17명은 호흡 곤란으로 숨졌다.
질병이 발생한 크왕고주 판지 보건 구역은 수도 킨샤사에서 약 700㎞ 떨어진 외진 곳으로 주민의 40%가 영양실조를 겪는 취약한 지역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주 이 질병의 존재를 인지하고 추가 조사를 위해 민주콩고 보건부와 협력하고 있다.
장 카세야 아프리카 질병통제예방센터(CDC)사무총장은 온라인 회견을 통해 “전염성 여부와 전염 경로를 포함해 이 질병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며 “초기 진단 결과 일단 호흡기 질환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콩고는 엠폭스의 확산으로도 골치를 앓고 있다. CDC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아프리카에서 엠폭스로 인해 사망한 환자는 1083명으로 집계됐다. 엠폭스 사망자의 99.4%가 민주콩고를 비롯한 중부 아프리카에서 나왔다. 같은 기간 확진 사례는 1만 741건으로 조사됐다.
WHO는 지난 8월 엠폭스에 대한 국제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언하고, 적극 대응하고 있다. 엠폭스로 인한 공중보건 비상사태 선언은 이번이 두 번째다. 중서부 아프리카의 풍토병이었던 엠폭스는 작년 5월부터 세계 각국으로 확산했다. 치명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전파 속도가 빠른 1b형에 걸리면 수포성 발진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고 급성 발열이나 두통, 근육통 등을 동반하기도 한다. 체액이나 피부 접촉, 침 등을 통해 전파된다.
WHO는 확산을 최소화하기 위해 백신 공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미 민주콩고,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코트디부아르, 케냐, 라이베리아, 나이지리아, 르완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우간다에 백신 초기 물량 89만 9000회분이 전달됐고 가장 심각한 민주콩고에 85%가 공급됐다. 이중 엠폭스 백신이 일찍 지급된 르완다와 민주콩고에서는 이미 접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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