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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윤석열의 '12.3 친위쿠데타'가 내란죄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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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웅 변호사]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윤석열 대통령이 12월 3일과 4일 사이에 일으킨 친위 쿠데타는 대한민국의 정치·경제·사회에 엄청난 치명타를 입혔습니다. 더 놀라운 점은 이러한 심각한 사태를 벌인 대통령의 인식 수준입니다. 국회에 단순히 '경고'를 주기 위해서였다는 그의 태도는 충격적입니다.

국민의힘의 대응 또한 실망스럽기 그지없습니다. 대통령의 질서 있는 퇴진을 건의하기에도 부족한 상황에서, 탄핵은 절대 불가하다며 소위 '방탄 국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내란과 같은 중대한 사안에 대해서도 애매한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은 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국회의원들에게 결코 어울리지 않는 태도입니다. 이 사안에 대한 개별적 행위의 법적 평가를 통해 문제를 면밀히 살펴보는 것이 의미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1)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선포와 법적 의미

윤석열 대통령의 국회 침입 폭동은 명백히 쿠데타로 평가해야 마땅합니다. 여러 정황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이는 형법상 '내란죄' 또는 군형법상 '군사반란'으로 다루어져야 합니다.

형법 제87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합니다. "대한민국 영토의 전부 또는 일부에서 국가 권력을 배제하거나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자는 처벌한다.“

여기서 국가 권력을 배제하는 행위는 반란에 해당합니다. 형법 제91조에 따르면 국헌 문란이란 헌법 또는 법률에 정해진 절차를 따르지 않고 헌법 또는 법률의 기능을 무력화하거나, 헌법에 의해 설치된 국가기관을 강압으로 전복하거나 그 기능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윤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해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국가기관을 마비시키려 한 행위는 명백히 국헌 문란에 이르는 폭동이라 할 수 있습니다.

(2) 윤석열 대통령의 내란의 고의, 기수의 성립

윤 대통령이 12월 3일 오전 10시 30분에 발표한 담화와 소위 계엄사령관의 포고문은 충격적입니다. 포고문에는 국회와 지방의회, 정당 활동 등 모든 정치활동을 금지하고, 가짜뉴스와 언론을 통제하며, 파업 및 집단행위를 금지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전공의를 비롯한 의료인을 강제 복귀시키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처벌하겠다는 경고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포고문은 국회와 정치활동을 금지하려는 내란 의도를 명백히 드러냅니다. 더불어 특전사령부(707특임단, 1공수, 3공수), 방첩사령부, 수도방위사령부(35특임대) 소속 군인을 동원해 국회의 본청을 침입하고, 국회의원의 출입을 막는 등의 행위는 국민과 국회의원들에게 극심한 공포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내란죄는 국헌을 문란하게 할 목적으로 다수인이 결합해 폭력을 행사하면, 그 목적의 달성 여부와 관계없이 성립합니다. (대법원 1997.4.17.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국회의원을 강압해 권능행사를 불가능하게 만들려 한 것은 소위 국헌문란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행위는 내란죄의 기수범으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3) 윤석열 대통령의 변명: 궤변과 책임 회피(가중처벌 사유)

문제는 이러한 내란에 해당하는 범죄행위에 대해 대통령의 인식이 전혀 없다는 것입니다. 국회에 경고를 주기 위해 그러했다라는 변명이 너무도 궁색합니다. 그렇다면 언제든지 대통령이 원하면 계엄을 동원해 국회에 '경고'를 줄 수 있는 것인가요?

국회와 야당의 협조를 얻지 못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여러 가지가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대화를 시도하거나 국정협의체를 구성하는 방식을 택할 수 있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를 통해 다수의 합의 의제를 도출한 사례가 있습니다.

다음으로 직접 국회를 여러차례 찾아 예산안 등 협의를 도출해가는 것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예산안 처리를 야당이 막고 있다는 식으로 언급을 내내 하고 있지만, 정작 이번 2025년 예산안 시정연설은 한덕수 총리에게 대독을 시키지 않았습니까?

마지막으로, 야당을 비롯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인사라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판단한다면, 사퇴를 종용하게 하는 것이 여야 협의를 위해 바람직할 것입니다. 제 기억에는 오히려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셀 수 없이 많은 정부의 내각관료 임명을 강행한 기억이 더 많습니다.

즉 정치적 교착상태를 풀기 위한 어떠한 정치행위 또한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윤석열 대통령의 변명은 궤변입니다.

(4) 가담자들의 공동정범 관계

윤 대통령의 국회 침입에 군인들을 동원한 행위는 조사 과정에서 더욱 명확해질 것입니다. 다만 현재까지의 정황으로 볼 때, 이 행위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판단과 일부 군인의 동조로 이루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국회 국방위에서 드러난 김선호 국방부차관이나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의 증언에 따르면, 계엄의 요건은 충족되지 않았으며 이는 전적으로 대통령과 국방부 장관의 자의적 판단이었습니다.

지휘계통에 있는 이들은 정작 계엄령 공포 전까지 그 이유조차 알지 못했고, 법적 정당성에 대해서도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오로지 모든 이 판단과 선택이 윤석열 대통령의 과대망상 내지 인지부조화 속에서 펼쳐지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전 국방부장관은 이러한 대통령의 결심을 보다 부추기는 역할을 수행했던 것 같습니다. 모두 내란죄의 공동정범으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반란죄를 범한 자들의 공동 실행 의사나 모의가 드러난다면, 세부적인 모의의 시간과 장소를 명시하지 않아도 충분하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대법원 1997.4.17.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5) 국무위원들의 책임: 묵인과 방조

국무위원들의 계엄선포 전 국무회의 과정 또한 큰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일부 국무위원에게는 국무회의 참석여부가 통보되지도 않았다는 점이 드러났습니다. 즉 계엄의 선포까지의 절차적 요건의 하자를 드러내는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또 심지어 소극적으로 참여한 국무위원들의 가담행위는 더 큰 문제입니다. 여러 언론을 통해 자신의 책임을 벗어나기 위해 나는 국무회의서 소극적으로 반대했다 내지는 침묵했다라고 언론을 통해 흘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원래 긴급한 국무회의라도 국무회의는 구성원 과반수가 출석해야 하고, 그 출석 구성원의 3분의2의 찬성이 있어야 의결할 수 있습니다.(국무회의 규정 제6조 제1항) 또한 계엄법상 계엄선포요건을 갗추려면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쳐야 합니다. (게엄법 제2조 제5항) 심의를 통해 계엄선포를 발령하려면 국무위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당시 회의 참석자가 어느 누구도 대통령의 계엄 강행에 토를 달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이는 내란죄의 소극적 방조행위라 평가해야 합니다. 상관의 명령이 명백히 위법하다면, 이를 거절한 행위는 적법한 공무윈의 직무행위로서 인사상 불이익을 받지 않아야 하는 것이고(2017년에 국가공무원법 제57조 개정안(정부안)이 발의가 되었지만 폐기되었습니다), 반대로 명백한 위법행위가 있다면 이를 거절하는 것이 적법한 직무행위입니다.

상황이 이러한데, 국무회의에 참석했음에도 '나는 몰랐다', '나는 반대의견을 표명했다'라는 게 변명이 될 수 있을까요? 명백한 위법행위를 가결하는 상황을 방조한 국무위원들이 그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이를 따르거나 소극적으로 묵인한 행위 역시 공동정범 내지는 방조범으로 처벌될 여지가 있다고 봅니다.

(6) 군인의 책임: 위법한 명령의 집행

군인들의 경우는 더더욱 마찬가지입니다. 군인이기에 상관의 지시를 따라야 하는 것이 어쩔 수 없다고 변명하더라도, 위법한 직무상 명령을 따를 의무는 없는 것입니다. 명확하게 거절했어야 했고, 또 거절하는 것이 바로 민주주의 국가의 제복 입은 공무원들의 역할인 것입니다. 이에 대한 처벌 역시 면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상관이 부하에게 범죄행위 등 위법한 행위를 명할 직권은 없는 것이고, 부하는 상관의 적법한 명령에만 복종의무가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외관상으로도 명백한 위법 내지 불법한 명령은 직무상 지시명령이 아니어서 복종의무가 없습니다.(대법원 1980. 5. 20. 선고 80도306판결 등)

따라서 12.12, 5.16 군사반란 등 쿠데타에서 참모총장이나 특전사령관을 체포한 행위에 대해서도 상관의 명령에 따랐다고 부하가 한 범죄행위의 위법성이 조각될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1997.4.17. 선고 96도3376 전원합의체 판결)

(7)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행동 – 탄핵과 하야의 딜레마

지금 국민의힘은 어쩔 줄 몰라하는 것 같습니다. 당초 한동훈 당 대표와 18명의 국회의원이 계엄령을 해제하기 위해서 노력한 것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상황입니다. 탄핵만은 막아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마 정치적인 고려 때문이겠지요. 지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후 국민의 힘이 몰락한 전례가 있으니까요. 어떠한 질서있는 퇴진(하야) 내지는 조기 대선을 고려한 포석이라기보다는 당장의 닥쳐온 파도를 막는데 급급한 느낌입니다.

게다가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원들을 국회가 아닌 당사로 모이게 한 매우 심각한 정무적 판단 결여를 보여주지 않았습니까? 어찌보면 이 역시 내란죄를 방조했다고 평가받아야 하는 상황인지도 모릅니다. 국민의힘은 탄핵과 하야와 개헌 양갈림의 딜레마에 서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정치적 교착 상태를 계속 방치한다면, 국민의 힘은 더 큰 심판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국민의 저항권 행사까지 거론될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입니다. 12.12와 5.16 군사 쿠데타는 역사적으로 처벌되었지만, 그 뿌리를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했습니다. 이번 12.3 사태 역시 철저히 조사해 단죄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를 지키는 것은 국민의 몫이며, 우리는 과거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특별검사 임명을 통해 이번 '12.3 국회난동 군사쿠테타' 사건을 철저하게 단죄하고, 뿌리를 뽑아야 합니다.

마키아밸리(Niccolo Machiavelli)의 표현처럼, 미래를 내다보려면 과거를 돌이켜보아야 한다고 했습니다. 인간사는 선대의 그것을 닮으니 그렇다고 했습니다. 독재자를 닮고 싶은 본성과 열성은 시대를 초월하는 것이니 말입니다. 이를 제어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역할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2.12쿠데타 이후 열린 서울대학교 모의법정에서 전두환을 무기징역으로 단죄하였다고 했는데, 본인이 정작 내란혐의로 단죄를 받게 생겼으니 이것도 역사의 아이러니일 것입니다.

12.12, 5.16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12.3 사태로 다시 되살아난 것입니다. 이 망령이 희극으로 끝나게 하는 것은 현세대를 살아가는 2024년 대한민국 국민의 몫이고 촛불의 힘인 것입니다.

프레시안

▲지난 4일 자정께 국회 본관 진입 준비를 하고 있는 계엄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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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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