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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만약 이런 상황까지 오면…" 탄핵 정국 후폭풍, '불확실성'의 습격 [스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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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자유살롱] (글 :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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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연되는 예산안, 문제점은?

김광석 교수 : 시점적으로 좀 안타까운 것은, 더 중요한 것은 지금 12월입니다. 12월이면 꼭 해야 될 게 국회에서 예산안. 근데 가끔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매년 예산안이 처리가 지연되지 않느냐. 매년 지연되지만 올해는 더 지연되는 겁니다. 확정예산안이 나오면 12월 남은 한 달 동안 각 정부 부처마다 할당된 예산 가지고 어떤 식으로 재정을 지출할 것인지 계획을 세울 거 아니에요. 산업통상부는 산업통상자원부대로 중소벤처기업부는 중소벤처기업부대로 정책들을 대응책을 마련해 나갈 거 아니에요.

정석문 아나운서 : 내년 사업 계획을 짜는 타이밍이죠.

김광석 교수 : 그렇습니다. 그런데 계획을 못 세우는 겁니다. 연말까지도 만약에 정치적 불안이 대치된 상태로 해결되지 않고 있고 예산안 처리도 안 되면 1월 예산만 긴급 처리할 수는 있어요. 그러면 한시적으로 정부가 돌아가요. 그러니까 이런 모든 비효율성들이 나옵니다. 극단적인 사례가 아까도 미국 사례를 들었지만 부채 한도 협상이 타결이 안 내려지면 군인 월급도 못 주는 상황까지 온다고 판단할 수 있잖아요. 미국 같은 나라도 그래요.

그러니까 정치적 불안 대치된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굉장히 위험하다. 그래서 신용등급 강등까지 있는데, 더군다나 국회의원들이 예산안 심의하고 있겠습니까? 논의할 테이블에 올릴 수가 없어요. 매년 지연된다고 하지만 더 심각하게 지연될 수 있어요. 그러면 내년에 집행돼야 될 예산도 집행 자체가 지연되고 또 시급한 집행 과제들이 있을 텐데 그런 것들도 약할 수 있겠죠.

정석문 아나운서 : 안 그래도 지금 경기가 좋지 않아서 선제적인 구조 조정 한다는 기업들도 굉장히 많고 내년 경제성장률도 낮춰 잡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 지출도 지연되거나 축소되거나 방향을 못 잡겠네요.

김광석 교수 : 기업들도 방향을 못 잡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탄핵이 부결될 것인지 가결될 것인지조차 알 수 없어요. 현재로서는

정석문 아나운서 : 그렇죠.

김광석 교수 : 기업들은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따라서 사실 경영 전략 방향이 달라질 수 있거든요. 신규 투자해야 되냐 이 사업을 진출해야 되냐 이런 게 달라지거든요. 미래의 불확실성이 있으면 신사업 진출이나 신규 투자를 단행하지 못합니다. 그럼 채용 계획도 미뤄지고 고용도 더 오랫동안 침체돼요. 고용이 침체되면 소득이 줄어들죠. 그럼 소비할 수 있습니까? 소비할 수 없죠. 그러니까 더 기업들은 투자할 수 없고. 악순환의 고리에 놓일 수 있는 것입니다.

향후 정치테마주의 움직임은?
정석문 아나운서 : 금융시장에서도 바로 반응하는 것 중의 하나가 원전 관련주라든지 정권에 따라서 조금 무게를 두는 게 달랐던 섹터들은 영향을 안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인 거 같아요.

김광석 교수 : 그렇죠. 그거는 투자로서는 위험한 투자 접근이기는 하겠지만, 소위 말하는 정치 테마주라고 불리죠. 이쪽 정부가 만약에 탄핵되면 이쪽 정부의 테마주가 부상한다. 그런 것들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이 여전히 매수세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설명하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빠져나가고 있는데, 그런 정치 테마주를 중심으로 개인투자자들은 또 투자하고 있는 움직임들도 같이 포착되고 있는 것이죠.


탄핵 논의, 경제에 미칠 파장력은?
김광석 교수 :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 오천만 국민이 판단하기에 탄핵을 가결하는 게 옳다고 했는데 가결이 됐다, 그럼 좋은 거가 될 수도 있죠, 결과적으로. 근데 만약 국민이 탄핵이 부결되는 게 더 옳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가결되면 또 다른 결과가 있을 수도 있고요. 반대의 시나리오, 그러니까 4가지 시나리오죠. 국민 대부분이 부결을 원하는데 가결된다. 그러니까 기대와 다른 결과가 초래될 때마다 안 좋은 시나리오로 갑니다. 경제는 그렇습니다. 기대에 부합하는 시나리오로 가느냐? 예를 들어서 탄핵이 가결될 수 있겠다고 기대를 하는데 만약에 안 된다면 기대가 또 실망으로 바뀌죠. 또 다른 혼란이 있는 거예요.

정석문 아나운서 : 그러니까 기간을 굉장히 중요하게 보시는 거군요. 혼란이 이어지는 기간.

김광석 교수 : 자본시장의 적은 물음표입니다. 물음표를 경제학적으로 멋있게 바꾸면 불확실성이에요. 자본시장에서 가장 싫어하는 게 불확실성입니다. 불확실성이 있는데 공격적 투자를 하겠습니까? 아니거든요. 근데 불확실성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공격적 투자를 한다. 그건 투자가 아니라 투기에 가까운 거죠. 그래서 아까 정치 테마주 이런 것은 투자로써 분류하고 싶지는 않다고 의견 드린 것도 그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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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커진 시장, 경제성장률 재점검 필요
정석문 아나운서 : 이제 연말이라서 여러 기관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계속 내고 있는 와중이었는데 안 그래도 지금 낮춰가는 추세였단 말이죠. 근데 물음표가 이렇게 엄청나게 큰 게 떠버렸으니까 기존에 낸 기관들도 이거 다시 생각해 봐야 되는 상황인가요?

김광석 교수 :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기존에 제시했었던 예를 들어 IMF라든가 한국은행이라든가 OECD 경제 전망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제시된 이 전망치는, 전망하는 데 1~2시간 만에 하는 게 아니거든요. KDI의 경제전망실 하면 거기 박사급 연구진만 20명 정도 같이 붙어서 합니다. 그러니까 간단하게 처리가 되는 게 아닙니다. 경제 전망의 여정이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이게 반영된 숫자가 아닌 거예요.

정석문 아나운서 : 계엄이 반영된 숫자는 아니죠. 사실.

김광석 교수 : 전혀 아닙니다. 근데 이게 반영된다면, 가장 대표적인 예를 들어볼게요. 어떻게 실물경제에 안 좋은지. 기업들을 만나보면 당장 연말에 계획하고 있는 행사들이 있어요. 축제성 행사. 예를 들면 우수 사원 표창. 그러면 이것을 파티하듯이 축제를 할 수 있을까요?

정석문 아나운서 : 지금 상황에서? 눈치 보이죠.

김광석 교수 : 눈치가 아니라 이것은 분위기 파악을 못 하는 행위죠. 예를 들어서 가수를 초대하려고 했던 축제도 안 하는 거죠. 조용하게 한다든가 축소하거나 바꾸거나 없애거나 그러면, 마이스 산업 같은 경우 외국인 여행객도 안 오죠. 못 오게 막았죠, 지금. 자국민 보호 조치를 발동하면서 여행을 가급적이면 하지 말라고 이야기를 했죠. 결국 마이스 산업, 여행업, 호텔 등을 중심으로 벌써 영향이 있겠죠. 파급력의 가장 대표적인 예를 말씀드린 거예요. 또 한 가지는 지금 소매 판매가 굉장히 부진합니다.

정석문 아나운서 : 안 그래도 원래 그랬죠.

김광석 교수 : 22, 23, 24년, 3년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보인 건 역사상 처음 있는 일입니다. 그만큼 내수가 부진해요. 그 상황에서 만약 연말에 크리스마스 이벤트 같은 바겐세일 이벤트를 이름 있는 유통사가 하기가 쉬울까요?

정석문 아나운서 : 대목인데 사실은.

김광석 교수 : 그렇죠. 크리스마스에도 전구 개수를 줄인다거나 조용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거나, 경제적으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죠. 이런 것들이 하나하나 장기화되면 장기화될수록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겠다고 추론을 해볼 수 있겠습니다.

정석문 아나운서 : 그러네요. 지금 일단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파악이 끝날 때까지는 일단 움츠려야 되니까. 경제 주체 입장에서는 움츠려야 되니까. 소비를 줄이고 투자를 보류시키는 움직임들이 하나하나 모이면 경제 전체에 굉장히 부정적일 수 있죠.

김광석 교수 : 비슷한 사례를 하나 들면, 중국에서 인민들의 소비가 너무 안 일어나니까 내수 진작을 위해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했어요. 유동성을 퍼붓고 금리를 계속 끌어내렸습니다. 금리를 끌어내리면 통상 소비 진작이 돼요. 근데 금리를 내리는 데 저축이 늘어요. 인민의 저축률이 올라가요. 이거는 이건 공식에 안 맞는 일이 벌어지고 있거든요. 왜 그럴까요? 왜 저축을 늘릴까요?

불안함입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불안함이 크면 클수록 소비를 아끼는 겁니다. 우리 비상계엄 발표하자마자 통조림 소비가 급격히 늘어나는 것처럼, 불안한 거예요. 위험을 느끼는 거예요. 그러니까 불확실성을 감지하고 적극적인 소비를 할 수가 없겠죠. 내가 어떻게 될지 몰라. 우리나라가 어떻게 될지 몰라.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행동할 수 없고, 소득 규모가 축소되거나 여러 가지 경로로 파급 영향을 주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긍정적으로 전개되기가 어렵겠다고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앞으로의 한국경제
정석문 아나운서 : 지금 말씀 들어보면 안 그래도 최근 한두 달 정도 부동산 시장 같은 경우는 많이 하강 국면인데 장기화되거나 더 급격해지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겠네요.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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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영구 기자 so5what@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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