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다툼하다 홧김에" 부산서 남편 흉기로 살해한 40대 징역 12년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말다툼을 벌이다 홧김에 흉기를 휘둘러 남편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내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용균)는 6일 살인 혐의로 기소된 A(40대·여)씨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하고, 5년간 보호관찰을 받을 것을 명령했다.

A씨는 지난 6월19일 오후 낮 12시50분께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서 남편 B(40대)씨와 말다툼을 하다가 흉기로 B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조현병 증세 등으로 경남의 한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던 중 알코올 의존증으로 입원한 B씨를 알게 됐다. 이후 이들은 올해 1월 부산에 아파트를 얻어 동거를 시작했고, 5월에는 혼인 신고까지 마쳤다.

A씨는 동거 때부터 생활비나 술주정 등으로 B씨와 자주 말다툼을 벌였고 별거하기를 반복하면서 감정이 악화됐다.

범행 당일에도 A씨는 B씨와 전셋집을 정리하는 문제를 의논하기 위해 만났고 이날도 말다툼을 벌였다.

당시 B씨는 주방에서 흉기를 A씨에게 들이밀며 "오늘 끝장을 봐야겠다. 같이 죽자"라고 말했고, 격분한 A씨는 "같이 죽자"라고 소리치며 흉기를 빼앗은 뒤 B씨를 수차례 찔러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정에서 A씨는 당시 심신 미약 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가 전체 범행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범행 당시 흥분 상태와 정신병증의 영향으로 사후적인 기억 환기에 일부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보일 뿐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 및 의사 결정할 능력이 없거나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A씨의 양형에 대해선 "이 사건 범행에 납득할만한 동기나 이유를 찾아볼 수 없고 범행 수법의 잔혹성 등에 비춰 보면 그 죄책이 무겁다"면서 "다만 이 사건 범행은 다소 우발적으로 발생했고, B씨의 모친 등 유족들이 A씨에 대한 처벌불원의 의사를 표시하고 있는 등 모든 정상을 참작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won9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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