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6 (목)

소말리아와 레바논까지 날아간 한국 매운맛…불닭 해외공장 '저울질'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증권업계 해외 생산 공장 가능성 제기

삼양식품 "밀양2공장 준공 후 국내외 검토"

전 세계적 신드롬으로 공급난을 겪고 있는 K-라면 대표주자 불닭볶음면이 추가 생산기지를 모색 중이다. 불닭의 매운맛이 국경을 뛰어넘은 유명세를 타면서 올해는 동아프리카 소말리아,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이어 중동의 레바논으로부터 러브콜을 받으면서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밀려드는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 밀양2공장이 완공된 이후 국내외 생산시설 설립 여부를 검토 중이다. 삼양식품의 지주사인 삼양라운드스퀘어 관계자는 "밀양2공장은 이르면 5월 가동을 시작하는데 완공 시점 즈음에 새로운 공장 증설을 검토할 예정"이라면서 "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으며 국내가 될 수도, 해외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각국마다 법과 규제가 다른 만큼 여러 곳이 검토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해외 공장 신설 가능성 제기
이미 증권업계에선 삼양식품의 해외 공장 증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양식품이 해외 생산 공장 설립 가능성을 열어두고 밀양2공장 이후 추가적 증설을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삼양식품은 급증한 불닭볶음면 수요에 발맞춰 지난해 8월 밀양2공장 신설을 발표했고, 내년 상반기 준공을 앞둔 상태다. 신공장을 통해 삼양식품의 연간 생산능력은 기존 18억개에서 25억개로 40% 증가하는데, 이마저도 부족해 새로운 생산 부지를 찾는다는 것이다.

위치는 미정이나 밀양2공장 이후 신공장 신설은 기정사실인 셈이다. 불닭볶음면은 여전히 해외에서 수요 대비 공급이 지극히 부족하다. 최대 수출국 중 하나인 미국을 예로 들면, 매출 비중이 가장 큰 월마트 전 매장에 입점했으나 매대 물량을 온전히 채우지 못한 상황이다. 두 번째로 많은 불닭볶음면이 공급되는 코스트코의 경우 아직 입점률이 50%밖에 안 된다. 지난 9월 타겟에까지 신규 입점한 만큼 불닭볶음면의 매출 성장 잠재력은 여전히 큰 셈이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소말리아, 모로코, 레바논, 타지키스탄까지 진출
게다가 신시장으로 급부상한 유럽 내 수요도 네덜란드, 독일, 폴란드 등 메인 채널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최대 시장인 중국도 아직 2선 도시로의 판로 확장이 온전히 이뤄지지 않아 불닭볶음면 추가 성장 여력이 높다"고 전망했다.

아시아경제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현재 불닭볶음면은 전 세계 100여개 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미국, 중국, 일본 같은 K-푸드 주요 수출국 외에 위치도 잘 알지 못하는 벨라루스, 브루나이 같은 국가들도 포함돼있다. 올해는 소말리아, 모로코, 레바논과 함께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 유럽의 헝가리까지 진출하는 데 성공했다. 불닭볶음면의 유명세를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최근에는 분식 같은 K-푸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면서 불닭볶음면뿐 아니라 불닭떡볶이 역시 각광받고 있다. 2018년 국내에서 처음 출시된 불닭떡볶이는 현재 60여개국에 수출되며 불닭볶음면을 뒷받침하고 있다. 이에 생산 기지 추가 확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신공장 위치에 따라 삼양식품이 누릴 수 있는 효과는 다르다. 삼양식품은 지금까지 강원도 원주, 경남 밀양, 전북 익산 등 국내에서만 공장을 운영했다. 이에 해외에 수출하는 물량 전량이 국경을 넘어야 했다. 달러 강세가 이어진 덕에 삼양식품은 매출이 확대되는 반사 이익을 얻었는데, 국내 생산은 환율 하락 시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물류 운임에 따른 실적 변동성도 높다. 해외 공장이 들어서면 수출 규제에서 자유로워지는 장점이 있다. 이를 통해 인근 시장 수요나 소비자 요구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게 되고 물류비를 절감하고 탄탄한 유통망 구축도 가능해진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