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8 (토)

계엄쇼크에서 '탄핵정국'으로…노무현·박근혜때는 증시 어땠나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盧 14% 내리고, 朴 6% 오르고…"결국 펀더멘털·매크로가 좌우"

당국 총력에 '소버린 리스크' 전이 가능성↓…"내리면 저가매수"

뉴스1

5일 경기 오산시 오산역 환승센터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2024.12.5/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1) 박승희 기자 = 비상계엄령이 해제된 뒤 한국 증시엔 탄핵 정국 그림자가 드리웠다. 반나절 간의 혼란만으로 이틀간 코스피 지수가 2% 넘게 하락한 가운데, 탄핵 리스크로 높아진 정치 불확실성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인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비상계엄령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 발생 7시간 전 2500.10에 장을 마친 코스피는 계엄령 사태 발생 이후 2거래일 동안 2441.85로 58.25포인트(p)(2.33%) 떨어졌다.

최근 순매수로 반짝 전환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계엄령 소식에 빠르게 발걸음을 돌렸다.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에서만 7285억 원 순매도했다. 코스닥에서도 377억 원이 빠져나갔다.

비상계엄령 사태는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 사태로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전날 새벽 윤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했다. 7일 오후 7시에는 표결을 추진한다. 국민의힘은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채택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정치 불확실성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고 있다. 우선 과거 대통령 탄핵 사례가 있었던 2004년(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2016년(박근혜 전 대통령)이 거론된다.

노 전 대통령의 탄핵안 발의 전날인 2004년 3월 8일, 코스피 지수는 900.1로 장을 마쳤다. 이후 안건이 의결된 9일부터 가결된 12일까지 4거래일간 5.70% 하락했다. 탄핵 심판이 진행되는 동안 지수는 횡보하다가 결정 직후 768.46으로 내렸다. 탄핵안 발의 전후로 낙폭이 14.51%에 달했다.

박 전 대통령 탄핵안 발의 전날인 2016년 12월 2일엔 코스피가 1970.61을 기록했다. 탄핵안이 의결된 같은 달 9일엔 54.08(2.74%) 오른 2024.69를 기록했고,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한 이듬해 3월 10일 코스피는 2097.35로 올랐다. 탄핵안 발의 전과 비교해 6.43% 올랐다.

두 사례는 시장의 변동성을 키웠단 공통점이 있었지만, 그 정도와 방향은 달랐다. 정치적 이슈 외에도 여러 대외 여건이 영향을 줬기 때문이다. 금융시장 가격 변화를 만들어낸 본질적인 요인들은 증시 펀더멘털, 매크로에 좌우되는 편이란 것이 증권가 설명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영향이 직전과 다른 양상을 보인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 당선으로 미국 달러 강세와 대외적인 여건이 더 크게 작용했고, 정치적 혼란이 장기간 지속된 상태에서 이뤄져 금융시장도 일부 예측해 충격이 제한적이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탄핵 사태도 시장 변동성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탄핵 정국이 길어질수록 정치 불확실성뿐만 아니라 정책 공백도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적인 주가, 외국인 수급 변동성이 유발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2400선'을 하회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지영 연구원은 "시장 안정에 총력을 기울이는 당국의 의지를 고려하면 탄핵 정국이 신용등급 하락 등 소버린 리스크(채무불이행, 국가신용도 하락 등을 야기하는 것)로 전이되진 않을 것"이라며 "그렇다면 국내 증시의 주가 및 밸류에이션 레벨 다운 압력이 높지 않을 것이며, 2450포인트 내외에서는 저가 매수에 나서는 전략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말했다.

하장권 LS증권 연구원은 "결국 시장 펀더멘털이 주요인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며 "과거와 지금이 가장 다른 점은 증시 펀더멘털이 부진하다는 것으로 과거 두 차례 탄핵 정국 당시엔 수출 증가율이 확장 추이였지만, 현재는 지난 1월 고점 이후 둔화 추이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융위기 당시에도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 0.8배 레벨에서는 지지를 보였다"며 "지수의 상승 모멘텀이 부진한 것도 사실이나, 팬데믹 시기와 지금을 비교하는 것도 무리가 있어 PBR 0.8배를 하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이다. 펀더멘털 2400포인트 지지를 예상한다"고 했다.

seunghee@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