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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트럼프도 벅찬데 우리 대통령은 왜 이럽니까" 수출 中企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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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계 "정치불안, 기업활동에 악영향…악재 쏟아진다"

수출 증가율 8월 10.9%→11월 1.4%

뉴스1

경기도 한 공장에서 근로자가 작업하는 모습 ⓒ News1 이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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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계약 해지가 없었다고 영향이 없는 게 아닙니다. 다음 계약이 어떻게 될 줄 알고요."
(서울=뉴스1) 이민주 기자 = 비상계엄 사태가 대통령 탄핵정국으로 이어지면서 정치 리크스가 경제 전반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환율과 대외 신인도 등에 영향을 주면서 대내외 리스크에 민감한 수출 중소기업들이 불안한 마음을 숨기지 못하는 분위기다.

기업인들은 비상계엄 소동 이후 납품처로부터 '문제가 없냐'는 문의가 쏟아지고 있다며 정치·경제 전반에 번진 불확실성이 수출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 우려했다. 외국인 자본 이탈과 사업 여건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심야 긴급계엄 선포로 시작된 논란은 이날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야당은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국회 본회의에 보고하고 7일 표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비상계엄령 포고로 일대 혼란에 빠진 정국이 탄핵으로 이어지면서 시장 역시 '시계제로'의 불확실성에 빠진 셈이다.

상황이 이렇자 국내 중소 수출기업은 한국 내 정치 상황에 따른 거래 차질 여부를 묻는 고객사 및 협력사 문의가 쏟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경기 소재 중소기업 대표는 "(거래처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상황을 묻는데 '문제없다'고 답하면서도 속으로는 불안하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이라며 "당장은 (거래처에서) 단순 상황 파악을 하는 내용이었고 (거래) 계약이 취소되지는 않았지만 (자사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지 않을까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했다.

같은 지역에서 관련업을 하는 다른 사장 역시 "(고객사 측에서) 공식적으로 메일을 보낸 것은 아니고 실무 담당자가 연락을 해왔더라"라며 "이번 사태가 외신에도 쫙 보도가 됐다보니 놀라서 연락을 해온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는 이들은 더 많다. 잇단 정치불안 요소로 환율과 금리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수출기업의 다수는 원자재나 중간재를 수입해 최종 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환율이 높아질 경우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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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간밤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국회에 막혀 계엄을 해제한 4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와 코스닥 원·달러 환율 개장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 News1 이동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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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긴급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 밤 달러·원 환율은 한때 15년 8개월 만의 최고치인 1446원까지 치솟았다. 계엄 해제 후 환율은 1410원대(4일 종가 1410.1원)로 내려왔지만 이마저도 25개월 내 최고 수준이다.

전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정치 불안이 고조되면서 전날보다 3.4원 오른 1413.5원으로 출발했으며, 오후 1415.1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상방 압력이 커지면서 '심리적 마지노선'인 1410원대를 뚫었다.

금융권은 당분간 환율 불안이 지속하리라 내다보고 있다. 이민혁 국민은행 연구원은 "한국의 정치 불안이 고조됐다는 점에서 원화 약세는 불가피하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중간재를) 수입해다 쓰는 기업들의 입장에서는 환율 상승이 수익성에 직격탄이 된다"며 "환율이 오르면 자재 수입가가 높아져서 채산성이 줄어든다"고 전했다.

무엇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대외 불확실성이 커지며 이에 대한 대응도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비상계엄이라는 상상조차 못했던 정치 리스크가 터지자 수출 중소기업들은 "악재가 쏟아진다"고 토로한다.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는 보호무역주의 정책 추진을 시사하면서 강도높은 관세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은 수출 감소를 우려하고 있던 상황이다. 김정현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보편관세 시행 때 한국 중소기업의 대미 수출이 최대 21%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당선 전에도 이미 국내 기업의 수출동력은 큰 폭으로 하락한 터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1월 수출은 563억 5000만 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4% 증가했다. 8월 10.9%였던 수출 증가율은 9월 7.1%, 10월 4.6%로 감소세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 리스크로 불확실성마저 커지니 '첩첩산중'이라는 비명이 나오는 것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충격에 따라 수출과 수입 전반에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된다"며 "당장 계약이 끊기는 것과 같은 단기적인 영향보다는 수익성 악화, 국가나 기업에 대한 신뢰도 하락 등 장기적인 측면에서 피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최근에 가뜩이나 상황이 좋지 않았다. 글로벌 통상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수출 증가율도 1%로 떨어졌다"라며 "기업들은 빚으로 하루하루를 버텼다. 여기에 정치권까지 티격태격하면서 피해를 주고 있다"고 전했다.

minju@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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