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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금)

'의대 안 간다'는 수능 만점자...역대 만점자 어록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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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수능 만점자 11명 중 재학생 4명

광남고 재학생 서장협군 "컴퓨터공학부 지원할 것"

[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2025학년도 수능은 의대증원 여파로 N수생이 폭증해 재학생들에 불리했던 해였다. 수능 만점자는 총 11명이 나왔는데, 재학생 만점자는 4명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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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학년도 수학능력시험에서 만점을 받은 서장협 군.(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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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수생 열풍’을 뚫고 당당히 수능 만점을 획득한 주인공 중 한 명은 서울 광남고 재학 중인 서장협군(18). 서군은 5일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올해 수시에서 서울대, 연세대 컴퓨터공학부에 지원했으며 떨어지더라도 같은 학과에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수능에서 수학 미적분과 지구과학1, 물리학2를 응시해 의대 진학이 가능하지만 컴퓨터공학 전공을 선택하겠다는 포부를 밝힌 것이다.

서군은 “부모님도 의대 진학을 권유하셨지만 나는 운 좋게 어릴 때부터 좋아하는 걸 찾은 만큼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나 컴퓨터 분야 연구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어릴 적부터 게임을 좋아했던 서군은 게임 팬카페에서 개인이 만든 게임을 공유하고 평가하는 것을 보며 컴퓨터 공학으로 진로를 정했다고 한다. 그가 자주 했던 게임은 ‘마인크래프트’다. 마인크래프트는 ‘블록’이라 부르는 정육면체 물체를 마음껏 배치하며 노는 게임으로, 플레이어가 모든 것을 설계하고 구상하며 노는 일종의 샌드박스 게임이다. 게임에는 ‘레드스톤’이라는 특수 물질이 있는데, 이를 통해 논리 회로를 포함해 자신이 원하는 전자회로를 만들며 놀 수도 있다. 게임 속에서 또다른 게임을 만드는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이다.

서 군은 수능 만점 비결로 “일단 문제를 많이 풀어보면서 감을 잡거나 직관을 기르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기본은 기출 문제와 EBS 문제”라고 말했다.

“HOT가 뭐죠?” 최초 만점자 오승은씨 이후 만점자들

역대 수능 만점자들의 소감과 어록은 매년 회자된다. 그 중 최초로 수능 만점을 받은 오승은씨는 가장 유명한 어록을 남겼다. 한성과학고에 재학 중이던 그는 지난 1999학년도 수능에서 사상 최초로 400점 만점을 받아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오씨는 수능 후 인터뷰에서 “가수 HOT를 좋아하느냐”는 질문에 “HOT가 뭐죠?”라고 답해 화제가 됐다. 요즘으로 따지면 BTS를 모르는 10대인 셈이다. 오씨는 서울대 자연과학부 물리학과에 진학했고, 미 MIT로 유학길에 올라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하버드대 의대에서 시스템 생물학을 연구하고 유명 학술지인 ‘네이처’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다음 해 수능에는 대원외고의 박혜진씨가 만점을 받았다. 약 87만명이 응시한 수험생 중 만점자는 박씨가 유일했다. 박씨는 “학교 공부에 충실하고 시험을 앞두고는 어려운 문제를 집중 공략한 것이 좋은 결과를 낳았다”며 “특별한 공부방법은 없다”고 했다. 학업 스트레스는 집에 있는 게임기 DDR(리듬게임기)을 하며 풀었다고 한다. 박씨는 서울대 법학과에 진학했다.

2001학년도 수능의 경우 만점자가 무려 66명이 배출되는 ‘물수능’이었다. 이후 2002학년도~2007학년도 수능에서는 만점자가 한 명도 배출되지 않았다. 등급제가 시행된 2008년 수능에서는 만점자 확인이 불가능했다.

2009학년도 수능에서는 환일고의 박창희씨가 수능 만점을 받았다. 그 역시 특별한 공부 방법 없이 “평범하게 공부했다”며 “EBS 문제집이 많은 도움이 됐다”고 한다.

2012학년도에는 수능 만점자가 30명 배출됐고, 이후부터는 매년 수 명에서 수십명의 만점자들이 나왔다.

문이과 통합 수능을 치른 2022학년도에는 고려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김선우씨가 유일하게 만점을 받았다. 김씨는 메가스터디에 밝힌 조언 글에서 “입시 생활에서 스트레스를 해소하기 위해 목표 달성에 크게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의 탈출구가 필요하다”며 “저는 공부와 전혀 상관없는 인문학책을 읽거나, 일기를 쓰거나, 또는 음악을 듣는 식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했다. 김씨는 서울대 경영학과로 진학했다. 2023년도 수능에서는 만점자가 3명 나왔다.

역대급 ‘불수능’이었던 지난해는 용인 한국외국어대학교 부설 고등학교(용인외대부고) 졸업생이자 재수생인 유리아(19)양이 만점을 받았다. 유리아양은 “수능에 최대한 생활 패턴을 맞추려고 했고 잠이 많아서 주말을 비롯해 쉴 때는 주로 잠을 자거나 아빠와 영화를 많이 봤다”고 말해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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