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우크라 단체 영상 공개…유창한 한국말로 "김정은의 노예되지 말라" 촉구
실제 한국인인지는 확인 안돼…"투항하면 망명기회 준다" 주장도
남한 출신 우크라이나 의용군으로 소개한 남성이 북한군에 항복을 촉구하는 영상 화 |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자신을 우크라이나군을 위해 싸우고 있는 한국인이라고 밝힌 남성이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을 향해 '자유'를 위해 항복하라고 촉구하는 영상이 등장했다.
러시아군 활동을 감시하는 친(親)우크라이나 국제시민단체 '인폼네이팜'은 3일(현지시간) 한국말을 유창하게 쓰는 아시아계 남성이 등장하는 영상을 텔레그램 채널에 공개했다.
남성은 1분 40초 분량의 영상에서 자신이 '남한에서 온 한국인'이며, 자발적으로 우크라이나군에 입대했고 3년째 러시아를 상대로 참전 중이라고 소개했다.
영상 속 남성의 이름 등 신상에 대한 내용은 공개되지 않아 이 남성이 실제로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용병'인지 확인되지는 않았다.
그는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그의 일가 그리고 일부 부유층 일가들은 지금도 사치스러운 삶을 살고 있다. 하지만 보통의 북한 인민들은 추위와 굶주림에 고통받고 있다"며 "여러분(파병된 북한군)은 그들에 의해 일방적으로 희생되고 있을 뿐이다. 여러분은 두려움과 추위, 굶주림 속에 살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러분은 여러분의 삶을 스스로 만들어낼 자유와 권리가 있다"며 "우크라이나군을 보면 무기를 버리고 손을 들어 항복 의사를 표하라. 우리는 여러분을 해치지 않는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러분께 음식과 집, 돈, 그리고 직업을 드릴 것이다. 여러분의 희망에 따라 다른 나라로 망명의 기회를 드릴 수도 있다"며 "스스로 김정은의 노예가 되지 말라. 스스로 여러분의 자유를 위해 해방의 길을 선택하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카메라를 정면으로 주시한 남성은 황토색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 일부를 가렸고, 입고 있는 점퍼에도 신분을 확인할만한 표시가 없었다.
다만, 우크라이나 일간 키이우포스트는 4일 보도에서 이 남성이 한국, 아마도 서울 지역 토박이의 말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남성은 군용차량인 험비(HMMWV) 앞에 서서 말을 했는데, 이 험비에는 우크라이나군이 운용하는 포탑이 장착되어 있었다고 키이우포스트는 덧붙였다.
올해 3월 러시아 국방부는 지난 2년간 한국인 15명이 우크라이나 측에서 전투에 참여했고 이 가운데 5명 사망했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우리 당국이 이 사실을 확인해주거나 한국인 용병 규모를 공개한 적은 없다.
다만, 우크라이나에 체류하며 의용군으로 활동했다가 처벌받은 일은 있다.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 출신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후인 2022년 3월 출국해 우크라이나의 외국인 부대 '국토방위군 국제여단'에 합류했다가 부상을 입고 돌아온 유튜버 이근 씨는 여권법 위반으로 기소돼 작년 8월 1심 재판에서 유죄 선고를 받았다.
withwi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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