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범죄 기준선 140만원 이상에서 42만 원으로…전임자 흔적 지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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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카고=뉴스1) 박영주 통신원 = 미 전역에서 소매 절도(retail theft) 사건이 급증한 가운데, 최근 새로 취임한 쿡카운티 검사장이 처벌 기준을 크게 강화했다. 소매업 종사자들이 이를 적극 환영하고 있다.
지난 2일 킴 폭스 전임자 뒤를 이어 쿡 카운티 검사장에 새로 취임한 에일린 오닐 버크는 소매 절도 사건의 기소 기준을 대폭 강화한다고 밝혔다.
버크 검사장은 소매 절도 사건을 중범죄로 기소하기 위한 기준을 기존 1,000달러 이상에서 300달러로 즉시 낮췄다.
전임 검사장 킴 폭스는 대다수 소매업체들 반대를 무릅쓰고 지난해 중범죄 절도 혐의 기준을 300달러(약 42만 원)에서 1000달러(약 141만 원)로 인상했다. 당시 소매 자영업자들은 "기준 금액을 높이면 추가 절도를 부추길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버크 검사장은 성명에서 "폭스가 변경했던 기소 기준을 원래대로 돌려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임 검사장은 "주검사실은 주법에 따라 소매 절도 사건을 중범죄로 기소하기 위한 기준을 300달러로 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범죄 기소는 경범죄(misdemeanor)와 달리 유죄 판결 시 더 강한 처벌이 뒤따른다.
CBS시카고는 이러한 변화가 특히 소규모 비즈니스 운영자들에게 희소식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절도 피해가 사업에 미치는 영향이 크며, 새로운 기준이 소매 절도 억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시카고를 포함해 일리노이에서도 최근 몇 년간 조직적 소매 절도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매장이 손해를 입고 장기적으로는 폐업으로 이어지면서 빈 점포가 늘어나는 부작용을 초래한다.
특히 시카고 전역에서 소매 절도 사건이 201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판론자들은 킴 폭스 재임 시절 특히 관련 절도가 증가했다고 강조하고 있다.
비영리 공공정책 연구소인 일리노이 폴리시(Illinois Policy)는 일리노이 소매 절도 중범죄 기소 기준이 300달러 이상임에도 폭스가 이를 1000달러 이상으로 높였다며 "폭스 취임 전 해 소매 절도의 29%가 중범죄로 기소됐지만, 1년 후 이 비율은 10%로 급감했다"고 전했다.
일리노이 폴리시는 "형사사법위원회(CCJ)의 2024년 6월 보고서에 따르면 폭스 재임 기간 상점 도난이 크게 증가했다"며 "경미한 상점 절도 및 마약 범죄 기소를 거부하고 더 많은 사건을 대체 치료 프로그램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CBS도 폭스 재임 시절 쿡 카운티 전체에서 절도 관련 체포율은 단 7%였다고 보도했다. 중범죄 기준인 1000달러를 충족한 사건 중 기소 승인이 난 비율은 전체적으로 44%, 시카고는 35%에 불과했다며, 기소된 사건 중 유죄 판결로 이어진 경우는 8년 동안 카운티 전체에서 3704건에 그쳤다고 CBS는 덧붙였다.
오래전부터 소매 절도 문제에 시달려 왔다는 가필드 음료 창고의 데이브 가필드는 이 변화가 소매업계 전반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CBS에 말했다.
일리노이 소매상 협회(IRMA) 대표 롭 카 역시 "희망적"이라며 "범죄에 대한 더 엄격한 접근 방식이 조직적 소매 절도를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이번 조치를 반겼다.
한편 미국에서는 소매 절도 관련, 처벌 형태와 강도를 결정하는 기소 기준이 주마다 다르다.
캘리포니아주는 950달러(약 134만 원) 이하 절도는 경범죄로 간주한다. 실질적으로 벌금 부과나 체포 같은 강제 조치가 없고, 감옥형도 부과되지 않는다.
텍사스주는 100달러(약 14만 원)에서 750달러 사이 절도를 클래스B 경범죄로 처리해 최고 2000달러(약 283만 원) 벌금과 6개월 징역형이 부과될 수 있다. 피해 금액이 750~2500달러(약 106만~354만 원) 경우 클래스A 경범죄로, 최고 4000달러(약 566만 원) 벌금 및 징역 1년 형에 처할 수 있다.
yjpark@kaka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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