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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09 (목)

이슈 미술의 세계

초기회화부터 대형 설치까지…'한지작가' 전광영 6년만에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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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전광영, Aggregation001-MY057, 2001, 110x300(높이)cm, 6개[가나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삼각 스티로폼을 고서 내용이 담긴 한지로 감싸고 종이를 꼬아 만든 끈으로 묶는다. 여러 크기와 색깔의 삼각 오브제를 수천, 수만개 캔버스에 촘촘하게 쌓아 올려 다양한 형태와 그림자, 깊이를 만들어내면 '집합'(Aggregation) 작업이 완성된다.

작가는 1970년대 미국 유학 시절 자기 경쟁력을 한국의 고유한 문화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1982년 귀국해 전국의 절과 박물관, 민속촌 등을 찾아다녔다. 그러다 어린 시절 한약방에서 봤던 천장에 약재 봉투가 빼곡히 매달린 풍경과 물건을 보자기로 감싸는 문화를 떠올렸다. '집합' 작업에서 한약방에 매달린 약재 봉투는 삼각형으로, 한지로 감싸는 것은 보자기 문화와 연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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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영 전시 전경[가나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한지를 이용한 '집합' 작업으로 유명한 전광영 작가의 개인전이 서울 평창동 가나아트센터에서 시작했다.

6년 만의 국내 개인전은 높이 3m 크기의 대형 작품과 2022년 베네치아비엔날레 공식 병행 전시로 선보였던 작품, 2001년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전에 나왔던 작품 등 다양하게 변주된 '집합' 연작을 한데 모았다.

2001년 국립현대미술관 전시에서 높이 3m, 지름 1.1m 크기의 원기둥 12개 형태로 선보였던 작품은 2022년 베네치아비엔날레 병행전시 때는 다섯 개 원기둥으로 재구성됐고 이번 전시에서는 6개의 원기둥으로 소개된다. 베네치아에서 전시된 병든 심장 모양의 대형 작업도 심장 소리와 함께 다시 선보인다.

전시에서는 1980년대 회화 '빛' 연작도 3점 출품됐다. '집합' 작업에서 보이는 다양한 색 사용의 단초가 되는 작품들이다. 작가는 어린 시절 계절에 따라 변하는 자연의 색을 보며 받은 영감을 '빛' 연작에 표현했다. 캔버스에 마스킹 테이프나 길쭉한 띠 모양의 작은 종이를 흩뿌리고 그 위에 날염 안료나 화공약품을 혼합한 유성 물감을 떨어뜨린 뒤 종이를 떼어내는 과정을 반복해 안료와 종이의 흔적을 중첩한 작품이다.

전시는 내년 2월 2일까지. 유료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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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영, ONT-016, 1986, 캔버스에 유화, 168 x 228cm[가나아트센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zitron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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