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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6 (목)

이슈 만화와 웹툰

국내에 日 만화 바람, 왜…OTT 애니메이션·'쿨 저팬'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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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의 연금술사'부터 '주술회전'까지…올해 만가 전시회·작가 사인회 줄이어

연합뉴스

이토 준지, 첫 한국 팬미팅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일본 공포만화 대표 작가인 이토 준지가 27일 서울 마포구 LC타워에서 열린 팬미팅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4.9.27 ryousanta@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최근 세계 시장이 K-웹툰의 약진에 주목하지만 오히려 국내에서는 만가, 즉 일본 만화의 인기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5일 만화계에 따르면 올 한해 국내에서 일본 만화 전시가 쉴 새 없이 이어졌다.

지난해 문을 연 '진격의 거인' 전시가 올해 3월까지 관객을 맞았고, 5∼7월에는 '카드캡터 사쿠라' 전시, 6∼11월 일본 공포만화의 거장 이토 준지의 작품 여러 편을 소재로 한 체험형 전시 '이토 준지 호러하우스', 7∼9월에는 '명탐정 코난' 연재 30주년을 기념한 원화 전시가 열렸다.

2000년대를 대표하는 3대 일본 만화 '원·나·블'(원피스·나루토·블리치)도 앞다퉈 한국을 찾았다.

6월에는 '원피스' TV 애니메이션 25주년을 기념한 전시가 열렸고, 9월부터 전 세계에서 2억5천만부 이상 팔린 '나루토'를 소재로 한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블리치' 전시는 내년 초에 개막한다.

여기에 더해 10월부터 '베르세르크', 지난달부터 '강철의 연금술사' 전시가 진행 중이다.

나온 지 10년은 훌쩍 지난 예전 만화 전시만 이뤄지는 것도 아니다. 2018년 첫 연재를 시작해 최근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는 '주술회전'도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전시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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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정 코난'이 걸어온 발자취
(서울=연합뉴스) 진연수 기자 =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 AK플라자 홍대에서 열린 연재 30주년 기념 명탐정 코난전을 찾은 관람객들이 전시를 둘러보고 있다. 2024.7.30 jin90@yna.co.kr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던 일본 만화가들도 이례적으로 내한 사인회에 나섰다.

지난 9월 이토 준지 작가가 10년 만에 한국을 찾아 첫 팬 미팅과 라이브드로잉 쇼를 연 것이 대표적이다.

'신부 이야기'를 그린 모리 가오루 작가는 올해 6월 처음으로 내한해 한국 팬들을 만났다.

이외에도 '던전밥'의 구이 료코, '스파이 패밀리'를 그린 엔도 다쓰야, '아름다운 초저녁달'의 야마모리 미카, '위국일기'의 야마시타 도모코, '가라오케 가자!'의 와야마 야마 작가 등이 올해 한국을 찾았다.

일본 만화가들이 한국행에 나선 것은 그만큼 이들의 만화가 인기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로 이토 준지 작가 팬 미팅의 경우 티켓 판매 단 17초 만에 전석이 매진됐고, 와야마 야마 작가의 신작 만화 '패밀리 레스토랑 가자.'는 내한 소식에 힘입어 3월 마지막 주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2위에 오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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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만화가 모리 가오루(森薰)의 '신부이야기' 속 캐릭터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 설치된 모리 가오루 작가 특별 전시. 2024.6.28 heeva@yna.co.kr


일본 만화가 갑자기 큰 인기를 끌게 된 가장 큰 이유로는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을 보기 쉬워졌다는 점이 꼽힌다.

일본 애니메이션을 손쉽게 보고, 이를 통해 원작 만화에도 관심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일본 만화의 인기는 특정 세대에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 '슬램덩크' 열풍 당시 중년층에 더해 10~20대의 관심이 쏟아졌던 것처럼, 이미 10년 넘게 연재된 만화라고 해도 젊은 층이 OTT를 통해 새롭게 팬으로 유입되고 있다.

최근에는 '최애의 아이', '귀멸의 칼날' 등이 연예인도 보는 이른바 '인싸 애니'로 지목되면서 10대를 중심으로 인기가 높아졌다는 것이 만화계의 설명이다.

한 전시기획사 대표는 "만화 전시의 관객 연령층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젊은 층이 눈에 띄고, 20대와 30대가 가장 많다"며 "일본 만화를 대하는 전반적인 기류가 바뀌었다. 넷플릭스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에 힘입은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지난 6월 '쿨 재팬 전략'을 개정하고 만화와 게임 등 자국 콘텐츠 수출을 2033년까지 현재 4배 이상인 20조엔(약 177조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전략의 골자는 만화 등 콘텐츠 산업을 '일본 기간산업'으로 평가하고, 해외 수요 조사와 프로모션 지원, 디지털화 추진, 젊은 아티스트 등의 해외 진출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재민 한국만화가협회 부설 만화문화연구소장은 "일본 정부가 최근 만화와 애니메이션 등 콘텐츠 수출에 정부 차원의 드라이브를 거는 '쿨 저팬' 전략을 강화했다"며 "일본 애니메이션 전시가 늘어난 것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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