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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5 (토)

"주식도 불안, 이 돈으로 뭐하지"…요구불예금 하루 8조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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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5대은행, '계엄 사태' 후 요구불예금 증감 현/그래픽=이지혜


'12·3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정국으로 금융시장이 흔들리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은행에 대기자금으로 쌓였다. 비상계엄 선포 후 3일 동안 5대은행의 요구불예금이 12조원 이상 늘었다. 외화예금은 달러와 엔화 예금 모두 큰 변동성을 보이며 요동치고 있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5대은행의 지난 6일 기준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612조4100억원으로 비상계엄이 선포된 지난 3일과 비교해 12조1485억원 증가했다. 지난 4일 하루에만 8조535억원 증가했고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요구불예금은 금리가 약 0.1% 수준으로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이다. MMDA(수시입출식 예금)도 넓은 의미에서 요구불예금에 포함된다. 예·적금보다 이자율이 낮지만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분류된다.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이어지는 탄핵정국 등에 뱅크런(예금인출 사태)은 없었지만 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요구불예금 계정으로 몰렸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360.58로 연중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 3일 장마감과 비교하면 139.52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기업들이 많이 사용하는 MMDA에서 3일간 잔액이 9조4944억원 증가했다.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안전자산을 늘리려는 수요와 연말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잔액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원화약세로 인한 환차익 잔액도 요구불예금 증가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선포 직후 환율이 요동치자 지난 4일 하루에만 5대은행에서 달러예금 잔액이 6억5500만달러(약 9400억원) 줄었다.

이후 달러예금은 지난 5일 3억6900만달러, 6일 2억4700만달러 늘어났다. 일부에서는 달러 강세가 더 심화할 것이란 예상에 달러 잔액이 늘어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437원에 주간거래를 마감했고 시장에서는 1500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엔화예금도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엔화가 오르면서 환차익을 노린 매도가 이어진다. 지난 6일 엔화예금 잔액은 1조358억5000만엔으로 지난 3일과 비교해 190억4900만엔(약 1820억원) 줄었다. 지난 3일보다 20원 이상 올랐다. 증시와 외환시장 등이 출렁이면서 금융권도 바빠졌다. 매일 유동성 등을 점검한다. 해외 투자자의 현 상황을 묻는 개별 콘퍼런스콜 요청도 쇄도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계엄선포 이후 현 정치상황과 금융시장 안정 등을 묻는 해외 투자자가 많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어 5대 금융그룹 회장에게 유동성·건전성 점검을 당부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금융지주회사는 대외신인도 측면에서도 최전방에 있다"며 "외국계 금융사·투자자 등 해외 네트워크를 활용해 각 지주사의 안정성은 물론 우리 금융시스템의 회복력을 적극 소통해 주시기를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김도엽 기자 usone@mt.co.kr 이병권 기자 bk223@mt.co.kr 권화순 기자 fires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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