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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정치 자폭' 왜? 명태균 폭로·여사 특검 두려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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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

윤석열 대통령은 왜 한밤중에 갑자기 비상계엄을 선포했을까요?

그 배경을 구승은 기자가 따져봤습니다.

◀ 리포트 ▶

윤석열 대통령은 불리한 국면마다 '반국가 세력'을 자주 꺼내 들었습니다.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으로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검찰에 소환된 날, "종북 주사파, 반국가 세력과는 협치가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홍범도 장군 흉상 이전' 사태로 '친일' 역사관 논란이 불거진 뒤에도 "반국가 세력이 반일 감정을 선동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국가는 사실상 반윤석열을 의미했습니다.

프랑스의 절대 왕정 시절 루이 14세가 말했던 '짐이 곧 국가다'라는 표현을 떠올리게 합니다.

윤 대통령은 자신이 곧 국가고 자신을 반대하는 세력은 반국가세력으로 인식하고 있었습니다.

기습적인 비상 계엄 선포에서도 윤 대통령은 이 반국가세력이란 말을 또 꺼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그젯밤, 긴급 담화)]
"우리 국민의 자유와 행복을 약탈하고 있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신은 국가고 항상 옳은데, 발목을 잡는 야당과 국민들에 대한 불만이 극에 달해 있었던 겁니다.

야당에 대패했던 지난 4월 총선에, 채 상병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이진숙 방통위원장 등에 대한 탄핵 추진까지.

민심은 10%대로 폭락한 역대 최저 지지율로 국정기조의 변화를 요구했지만 윤 대통령은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개입 의혹 사건이 터지면서 윤 대통령은 더욱 궁지에 몰렸습니다.

"김영선이 좀 해주라"는 자신의 육성이 공개되면서 의혹은 더욱 커졌고 시한폭탄 같은 명태균 씨의 입은 불안감을 증폭시켰습니다.

명 씨의 폭로가 계속되면 결국 사태 해결이 불가능할 거라는 우려도 있었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준석/개혁신당 의원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그런 첩보를 혹시 윤석열 대통령이 입수하고, '아 이건 도저히 여기서 이제 정상적인 방법으로 버티지 못하겠구나' 이런 판단을 한 게 아닌가‥"

더구나 장기화된 '윤-한 갈등'으로 여권마저 마음 놓고 기댈 수가 없게 되자 결국, 비상 계엄 선포라는 자멸의 길을 선택하게 된 걸로 보입니다.

벼랑 끝에 몰린 계엄령 도박은 그 성공 확률이 지극히 낮았고, 실제 6시간 만에 초라하게 막을 내렸습니다.

MBC뉴스 구승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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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승은 기자(gugiza@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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