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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계엄 사태에 한동훈株, 이재명株만 급등, 역설의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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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서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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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슈에 휘말려 하락세를 기록했다.[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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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도 비상계엄 선포의 여진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한국거래소는 비상계엄 사태가 터진 이후인 지난 4일 오전 7시 30분까지 증시를 정상 개장할지를 두고 고민했다. 국내 증시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는데, 원‧달러 환율이 안정세로 돌아서면서 주식시장을 개장했다.

하지만 정치적 불확실성은 증시를 흔들기에 충분했다. 지난 4일 2453.30포인트로 시작했던 코스피지수는 장 시작과 함께 전 거래일 대비 2.3% 하락한 2442.46포인트까지 떨어졌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2464.0포인트로 전 거래일 대비 1.44%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3일 690.80포인트에서 677.15포인트로 1.98% 떨어졌다.

4일 국내 증시에 상장된 2884개 종목 중 70.9%에 해당하는 2046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상승세를 기록한 종목은 699개(24.2%)에 불과했다. 나머지 139개 종목은 보합세를 기록했다. 계엄 선포 논란을 뚫고 상승한 종목도 긍정적으로 보긴 어렵다. 가파른 오름세를 기록한 종목은 대부분 정치테마주였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전략이 수포로 돌아가자 차기 대권주자로 지목되는 인물들의 테마주가 상승세에 올라탔다는 거다.

이날 상한가를 기록한 오파스넷‧태양금속‧대상홀딩스‧덕성 우 등은 한동훈 테마주로 불리는 종목이다. 또 다른 상한가 종목인 동신건설‧에이텍‧오리엔트정공‧코이즈‧CS‧일성건설‧이스타코는 대표적인 이재명 테마주다.

정치적 불확실성에 테마주만 불을 뿜었다는 얘기인데, 좋은 징조가 아니다. 국내 증시가 기업의 펀데멘털이 아닌 정치 이슈와 같은 단발성 뉴스에 좌우되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4일 국내 증시 대장주 삼성전자의 주가는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5만3100원으로 떨어졌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1.88%(종가 16만8000원) 상승한 게 그나마 위안거리다.

국내 증시의 하락세를 이끈 건 외국인 투자자였다. 지난 3일 국내 증시에서 7968억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 투자자는 4일 4233억원의 순매도세로 돌아섰다. 그 결과, 11월 22일 이후 7거래일 만에 기록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수세는 하루 만에 끝났다.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가 각각 328억원, 3392억원의 순매수세를 기록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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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는 코스닥 시장보다 코스피 시장에서 더 거셌다. 외국인 투자자는 순매도 규모(4233억원)의 96.3%에 달하는 4079억원을 코스피 시장에서 팔아치웠다. 대형주가 포진해 있는 코스피 시장에서의 매도세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는 건 달가운 소식이 아니다. 국내 증시를 향한 외국인 투자자의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의미일 수 있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안 그래도 높아진 경기침체 우려 탓에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불확실성까지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의 매력도가 더 낮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달러 환율 급등의 영향으로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세는 더 강해질 수 있다"며 "지금은 보수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강서구 더스쿠프 기자

ksg@thesco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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